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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 '바이오 우등생' 김요한 DSC인베스트 상무 [매니저 프로파일]83년생 VC업계 최연소 초고속 승진, 집중력 발휘 심층 투자

이종혜 기자공개 2020-02-06 07:59:07

이 기사는 2020년 01월 31일 16: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의 속성은 근거와 원리, 원칙을 따지고 숫자를 우선시한다. 본디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 그런데 벤처캐피탈(VC)은 묘하다. 양면성이 존재한다. 금융의 본질을 품고 있는데 사람 냄새가 난다.

VC는 변혁을 일으킬 벤처기업을 발굴하고 키우고 함께 ‘모험’하는 금융회사다. 약학 전문성을 갖춘 김요한 DSC인베스트먼트 상무(사진·투자본부)는 바이오 기업 투자 모험에 가속도를 올리고 있다. 공격적인 그의 투자 스타일은 그를 7년 만에 바이오 대표 심사역으로 떠오르게 했다.

◇ 금융에 관심 많던 약학도, 바이오 대표 심사역으로

김 상무는 벤처업계에서 최연소, 초고속 승진의 트랙레코드를 쌓고 있다. 1983년생인 그의 삶의 점을 연결해보면 전형적인 이과 수재다. 서울대학교 약학과를 졸업한 후 약제학으로 석사까지 수료했다. 수순대로 한미약품 제제 연구팀에 입사해 원료 연구를 담당했다. 대학 시절은 물론 금융에 관심이 많았던 한미약품 시절에도 그는 회계, 투자관련 많은 서적을 읽으며 독학했다. 그는 전공을 살리면서 금융과 연결할 진로를 고민하다 ‘바이오 애널리스트’를 목표로 했다.

그때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 VC업계를 알았다. 황만순 한국투자파트너스 상무(투자2본부장)와의 만남으로 변곡점이 생겼다. 황 상무는 국내 바이오 벤처 투자를 대표하는 벤처캐피탈리스트다. 황 상무는 2000년대 초반 비전공 출신 심사역이 흔치 않았던 때, 안정적인 ‘약사 가운’을 내던지고 VC업계에 입문한 ‘개척자’다. “대학 선배이자 실험실 선배인 황만순 상무님과의 대화를 통해 뭔가 동적인 일을 하고 싶던 제가 VC로서 투자하는 것이 더 가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업계로 들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IMM인베스트먼트로 입사했다. 투자심사역으로서 인생 2막이 올랐다. 입사 6개월 만에 첫 투자를 경험했다. 2015년에는 DSC인베스트먼트 ‘책임심사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옮기자마자 10개 기업에 투자했다. 2019년 수석팀장에서 이사로 승진한 지 1년 만에 또다시 상무로 승진했다.

그의 핵심 투자분야는 물론 바이오다. 김 상무는 “2013년 업계 입문 당시에도 바이오는 유망 섹터이긴 했지만 바이오헬스케어는 사람, 인류의 수명과 관련된 분야라 관심이 더 커질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그의 투자기업 선정 과정에서도 ‘우등생’ 면모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바이오 분야는 신약 기술은 물론이고 의료기기나 화장품까지 광범위하게 포함된다. 그는 “신약 기술에도 줄기세포나 항체 의약품처럼 다양한 카테고리가 많다 보니 공부를 끊임없이 한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국·이스라엘 등 해외 바이오 기업에는 더 깐깐하게 잣대를 세워 투자한다. 2015년부터 총 9개 해외 기업에 투자하며 또 다른 배움을 많이 얻었다. “해외 시장 분석을 해야 하는 이유는 면역 항암제 같은 경우 해외에서 4년 전부터 시작됐는데 지금 전반적인 트렌드가 되었듯 먼저 투자 유망 부분을 예측, 분석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투자 결정은 빠른 편이다. 처음 기업과 미팅을 갖고 사업계획서 검토는 일주일, Q&A, 레퍼런스 체크, IR(기업설명회)을 하는 데까지 한 달, 투자심의위원회를 거쳐 투자까지는 평균 2~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 해외 기업은 4~5일 동안 현장 실사를 꼼꼼히 한다. 이들은 벤처 기업 지분 대다수를 VC가 갖고 있고 이사회의 입김이 세다. 이렇듯 각국마다 다른 투자환경을 숙지해야 한다.

황 상무는 “김요한 상무는 밀도 있게 투자한다”며 “투자건이 생기면 순간적인 집중력을 발휘해 결과를 만들어 낸다”고 말했다. 또 “심사역들은 공격적이면서 예의 바른 태도도 중요한데 두가지 모두 갖춘 드문 경우”라며 초고속 승진 배경에 관해 설명했다.

김 상무는 투자 경험을 통해 행사도 만들었다. 바로 ‘바이오 포트폴리오데이’다. VC업계도 전형적인 평판 비즈니스다. 바이오 포트폴리오데이는 DSC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받은 바이오 투자사 대표들의 모임이다. 초기 투자를 받은 바이오 업체들이 정보 공유는 물론 커뮤니티 조성과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김 상무는 “초기 스타트업들 투자 성공은 결국 ‘데스밸리(죽음의 계곡)’를 얼마나 잘 버티느냐인데, 창업 선배들이 초기 스타트업에 투자 단계에 따른 조언도 해주고 ABL바이오, 지놈앤컴퍼니처럼 같이 연구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되기도 한다”며 “상반기에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초기 투자에 특화, 42곳에 1051억 투자 ‘훈장’

주로 초기 바이오 기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김 상무의 투자 기준은 꼼꼼하고 명확하다. “모든 것을 다 본다. 기술은 물론 초기기업일수록 경영진이 중요하다. 경영진이 이미 글로벌 제약사에서의 경력을 바탕으로 기술력을 보유한 경우라면 창업 전이라도 초기투자가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사람을 강조했다. 경영진이 끈질기고 책임감 있게 연구를 계속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본다. 그래야만 짧게는 3년에서 10년 이상까지 이어지는 긴 투자를 이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다.

한국 바이오는 요즘 성장통을 겪기도 했다. 최근 코오롱티슈진, 신라젠 등 임상 과정, 결과를 둘러싼 악재가 있다. 그는 “산업이 성장하다보니 바이오 기업 중에 교수님이 대표이사(CEO)가 돼 창업한다거나 CEO가 연구소장을 겸임하는 등 사례가 있는 데 전공을 살려서 초기부터 사전에 꼼꼼히 체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VC의 특징은 성적표를 바로 받아본다는 점이다. 심사역의 가설과 행동에 대한 결과가 무조건 나온다. 투자한 건이 성공하든, 망하든 가설에 대한 피드백이 명확하다. 결국 심사역은 가설을 정교화하는 작업 빈도와 강도를 높여야한다. 실력있는 심사역은 외생변수가 발생했을 때 대처 과정까지 추가된다. 김 상무와 DSC인베스트먼트는 투자포트폴리오를 되돌아보는 작업도 하고 있다. “모든 것이 성공할 순 없으니, 실패 사례 분석도 철저히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그의 투자포트폴리오는 화려하다. 총 42개 기업(국내 33개, 해외 9개)에 1051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지난해는 2015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340억원을 투자했고 회수금액은 5배 정도다. 2018년 이후 초기 투자기업이 상장하면서 회수금액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2015년 대비 55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유니콘으로 성장한 ABL바이오를 비롯해 올릭스, 아이큐어 등이 있다. 코스닥 IPO(기업공개) 11개, 나스닥 IPO 1개, 코넥스 상장 4개다. 현재 SCM생명과학, 지놈앤컴퍼니, 카이노스메드 등 상장을 진행 중인 기업도 다수다.

업계는 기본적으로 장기투자를 전제로 하는 것이 정설이다. 그런데 그의 투자 이후 단기간에 성과가 가시화된 기업이 많다. 초기단계부터 업체들에 필요한 부분은 먼저 챙기는 방식 덕분이다.

그는 “바이오의 경우 초기에 펀딩전략도 중요하고 사업개발을 정하는 것 등도 챙겨야 한다”며 “ABL바이오, SCM생명과학의 경우 시리즈A 단계부터 투자했다. 특히 지놈앤컴퍼니의 경우 프리시리즈 A단계부터 시작해 시리즈B까지 총 35억원을 투자했는데, 초기투자에 강한 하우스 성향도 있고 슈미트와 협력도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의 패러다임이 치료에서 ‘예방’으로 이동 중이라고 예측한다. 현재 다양한 진단 업체들이 있다지만 정확도와 개선은 필요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진출과 산업화 성공이 가능한 업체들을 발굴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스라엘 기업인 뉴클레익스(Nucleix)는 암 조기진단 기술 보유하고 있고, 초기 간암 진단 기술을 가진 레피다인 같은 기업들 말이다.

올해 목표도 명확했다. 지난해 김 상무는 150억원 규모 ‘DSC Tech 밸류업 펀드 1호’의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았다. 신규 블라인드 펀드 결성에서 윤건수 대표 외 인물이 대표 펀드매니저를 맡는 첫 번째가 사례다. 레피다인, 프로메디젠 등에 투자한 밸류업 펀드 1호는 올해 상반기에 투자가 끝난다. 그는 올해안에 새로운 펀드 1개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 상무는 “바이오 벤처기업에 자금과 인력 모두 풍부한 상황이라 작년에도 100개 넘는 초기 기업들과 접촉했다”며 “좋은 인연은 물론 새로운 기술도 공부하면서 인사이트도 따라오니 VC업계는 들어와보니 더 매력적”이라며 “올해도 좋은 벤처기업들에 도움을 많이 줄 수 있는 심사역이 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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