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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 리포트]S&T중공업, 'K2 쇼크' 여파 벗어났나2013년 기점 실적 악화…향후 매출 확대 여부 관건

김성진 기자공개 2020-02-10 10:23:23

[편집자주]

1970년대 자주국방 정책 아래 꾸준히 성장해온 국내 방산업체들이 최근 고비를 맞고 있다. 방위사업 예산은 매년 늘어나지만 덩치 큰 업체간 경쟁이 심화됐고, 뒤늦게 눈 돌린 해외 시장에서는 경쟁력 부족으로 수주에 실패하기 일쑤다. 각양각색의 생존법을 구사하면서도 미래 성장동력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 직면해 있다. 기업 규모와 분야를 막론하고 국내 방산업체들의 현 주소를 다양한 관점에서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07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60년대부터 산탄공기총을 제작하며 총기류 사업을 시작한 S&T중공업은 국내 주요 방산업체 중 한 곳으로 성장했다. IMF 외환위기 당시 법정관리에 들어가기도 했으나 S&T그룹에 편입되며 2000년대 부활에 성공했다. 2010년대 초반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대폭 늘어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그러나 2016년 K2전차 변속기 결함은 치명적이었다. S&T중공업이 개발한 K2전차 변속기가 결함 탓에 성능시험에서 탈락하자 정부는 사업자를 독일 기업으로 교체했다. 이에 따라 K2전차 변속기 제작에 투자했던 비용은 모두 영구 매몰비용이 됐고, 2017년에는 4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2018년 흑자 전환에는 성공했지만 여전히 K2전차 사업자 탈락에 따른 여파는 현재 진행형이다. 무엇보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지 못하며 매출규모가 매해 감소하는 것이 문제로 지적된다.

◇2003년 S&T그룹 편입 후 지속 성장

S&T중공업의 모태는 1959년 설립된 예화산탄공기총 제작소다. 당시 국내에는 수렵 붐이 일었고, 덕분에 산탄공기총 수요가 크게 늘어나 단기간에 빠른 성장을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S&T중공업의 총기류 사업은 이때부터 시작됐으며 1973년 방위산업체로 지정되며 대공용 기관포와 발칸포를 본격 생산했다.

이후 국내 주요 방산업체로 성장을 이어가다 1995년 중형항공기 개발사업에 참여하며 통일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당시 S&T중공업은 총기류뿐 아니라 공작기계사업과 함께 차량의 변속기와 차축을 만드는 사업도 함께 영위하고 있었다.

그러다 2000년대 들어 S&T그룹에 편입되며 변곡점을 맞았다. 통일중공업은 1998년 IMF 외환위기 여파로 법정관리에 들어갔는데, 삼영이 2003년 인수를 결정하며 법정관리에서 벗어났다. 현재 S&T그룹의 사명은 삼영과 통일중공업의 영문 이니셜 앞 글자를 따 만든 것이고, 통일중공업은 2005년 현재의 S&T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S&T그룹에 편입된 이후 S&T중공업은 지속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법정관리를 막 졸업한 2003년에는 50억원 수준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이듬해인 2004년 곧바로 8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 2000년대 말까지 매해 매출과 영업이익 규모가 증가했으며, 자산규모도 함께 빠르게 불어났다.

S&T중공업은 2010년대 초반 전성기를 달렸다. S&T중공업은 운수장비 부문에서 미국, 일본, 중국 등 거래선을 다변화하는 동시에 만트럭, 볼보트럭 등 완성차 부품기업들의 주요 파트너로 성장했다. 기계부문에서는 고수익성 공작기계를 중심으로 해외 신규 고객사들을 개발하며 매출을 늘렸다. 그 결과 2010년대 초반 매출액은 6000억~8000억원, 영업이익은 500억~700억원 수준으로 성장했다.

◇K2 변속기 결함 치명적…영업손익보다 매출 감소가 문제

S&T중공업의 실적이 급격히 악화하기 시작한 건 2013년부터다. 먼저 기계사업 부문에서 부진이 시작됐다. 당시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전방산업이 부진했고, 이에 따라 CNC선반과 머시닝센타 등 공작기계에 대한 수요도 급격히 감소했다. 2012년에는 적자를 내기도 했다.

진짜 문제는 2016년 K2 변속기 결함으로 촉발됐다. K2전차는 순수 국내 기술로 만든 전차로 체계종합 업체인 현대로템이 2016년 106대의 2차 양산분을 만들어 납품하기로 돼 있었다. 전차의 심장과도 같은 파워팩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엔진을, S&T중공업이 변속기를 만들어 제작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S&T중공업이 제작한 변속기가 말썽을 일으켰다. 2016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여섯 차례의 내구도 시험 평가에서 부품 결함이 발견되며 납품 계획이 틀어졌고, 방사청은 결국 S&T중공업의 변속기 대신 독일 업체의 변속기를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실적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2017년 S&T중공업은 3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15억원 수준이던 손실 규모가 20배 넘게 불어났다. 원래 영업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대형 악재까지 겹친 셈이었다. 2018년에는 160억원의 이익을 내며 흑자로 돌아섰고 2019년에도 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예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매출이 꾸준히 감소하고 있는 점은 문제로 지적된다. 수익성은 둘째 치더라도 매출 규모가 한 번의 반등 없이 7년째 줄어들고 있다. 기계 사업 부문의 매출 비중은 4%대로 존재감이 사라졌고, 차축과 변속기 등 차량용 제품들의 매출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2016년만 해도 65%를 유지했던 운수장비 공장의 가동률은 2019년 3분기 기준 57.1%로 떨어졌다. S&T중공업에게는 K2전차 변속기 사업이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S&T중공업 관계자는 “2017년에는 일회성 비용손실이 반영돼 적자가 났었으며 이후에는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방산업뿐 아니라 민수 시장에서도 매출 확대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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