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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주택금융 ‘전공’ 살린 미얀마 맞춤형 전략 [미얀마 은행업 3차 개방] ⑤현지 MFI법인 전기대출 호평, 정부·주택은행 돈독한 관계… 삼고초려 끝 입성할까

진현우 기자공개 2020-02-13 11:18:17

[편집자주]

국내 시중은행들의 마지막 신남방 격전지로 미얀마가 부상하고 있다. 미얀마는 2014년과 2016년에 이어 이번에 세 번째 은행업 문호를 개방한다. 특히 법인 설립과 리테일 금융이 예외적으로 허용되면서 국가별 경쟁양상이 치열할 전망이다. 저금리·저수익·저성장 ‘3低’ 시대에 봉착한 국내 시중은행들의 신남방 진출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1일 08:1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의 글로벌 투자시계 속도가 연초부터 분주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올해 1월 캄보디아 소액금융업 1위 업체 프라삭 인수계약을 체결한 국민은행은 미얀마 은행업 경쟁 입찰에도 법인 신청서를 제출했다. 국민은행은 주택금융 선진기법과 소매금융 경험을 전파해 태동하는 미얀마 경제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명확한 진출목표와 실행의지를 내비쳐 왔다.

국민은행이 핵심역량인 서민·주택금융 서비스를 디지털로 구현하겠다는 계획은 오래 전부터 미얀마 정부와 공감대를 이뤄온 내용이다. 높은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미얀마는 주택·전기보급률 향상과 SOC 인프라가 절실히 필요한 경제 발전단계에 있다. 80~90년대 한국 주택금융 노하우를 지닌 국민은행의 풍부한 경험이 빛을 발할 수 있는 시기와 맞물린 셈이다.

국민은행은 2017년 미얀마 건설부, 주택건설개발은행(CHDB)과 상호협력을 전제로 양해각서를 맺었다. 3자간 이뤄진 연결고리는 하루아침에 성사된 결과물이 아니다. 국민은행은 2014년 미얀마 주택건설개발은행과 업무제휴를 맺었고, 협업모델 발굴을 위한 공감대 형성을 꾸준히 진행했다. 특히 은행업·IT 부문 역량강화를 위한 워크숍과 업무지원 등 다방면에서 소통했다.

KB국민은행은 2017년 미얀마 행정수도인 네피도에서 미얀마 건설부 및 주택건설개발은행(CHDB)과 협력체계 구축을 위한 3자간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출처=KB금융)

2014년과 2016년 은행업 진출 문턱을 넘지 못했지만 국민은행은 소액금융업(MFI)을 통해 서민들을 상대로 한 생활금융과 전기관련 대출 상품을 취급해 왔다. 현지 MFI 1위 업체인 팩트(PACT) 경영진들은 은행이 아닌 MFI가 주택금융 상품을 설계해 운용하는 KB MFI의 사업모델을 벤치마킹 사례로 참고할 정도로 높은 인지도를 갖고 있다.

◇주택금융·소매금융, ‘전공 주특기’ 어필… 근로자·학생 등 잠재고객 선점 중요성↑

미얀마 정부는 올해 서민주택 100만가구 공급을 정책목표로 공언한 만큼 이번 3차 은행업 개방에 거는 기대감도 큰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2차 개방과 달리 지점뿐만 아니라 법인 형태로 진출 옵션을 넓혀준 것도 같은 맥락에서 생각해 볼 수 있다. 미얀마 외에도 신남방국 대부분이 외국계 자본의 진입 부담감을 덜어주는 방향으로 중·장기 경제성장을 계획하고 있다.

이에 발맞춰 국민은행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할 생각이다. 한국에서 영위해 온 주택금융과 소매금융 부문에서 지닌 강점을 미얀마 금융업 발전에 십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을 꾸준히 어필해 왔다. 주택청약 프로세스부터 도로·항만·산업단지 등 사회간접자본(SOC) 인프라구축을 위한 금융 전반에 걸쳐 노하우를 전수하고 동반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과거 주택은행이 전신인 국민은행 입장에선 주특기를 살릴 수 있는 시기적절한 진출 타이밍인 셈이다. 특히 KB마이크로파이낸스는 후발주자임에도 불구하고 현지인들을 대상으로 주택 개량과 건설자금을 위한 대출 상품을 통해 높은 성장세를 이어왔다. 평균 대출액이 50만원에 불과한 소액대출에 비해 주택금융 대출규모는 약 200만원 이상인 것이 특징이다.

또 국민은행이 지점이 아닌 법인으로 신청한 배경엔 외국계은행으로서 초기 소매금융 시장에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셈법도 작용했다. 한국에 일하러 온 미얀마 근로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때엔 보통 중소기업(SME)·소호(SOHO) 등으로 고객군이 달라진다. 국내에서 받은 월급을 미얀마로 송금하는 고객들이 본국으로 돌아가서는 SME·소호 사업자가 돼 새로운 리테일 비즈니스 영업력의 근간이 될 수 있다.

한국행을 위한 여권 개설비용이 만만찮은 부담이지만 1년에 약 3만 여명이 매년 한국어 시험을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은 올해 1월엔 미얀마 양곤에 한국어 CBT(Computer Based Test) 시험장을 지어 미얀마 응시자들의 불편함을 개선했다. 또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미얀마 근로자들이 한국어 시험을 보기 위한 원서접수부터 수수료 납부, 합격자 발표 등을 원스톱 서비스로 제공할 계획이다.

국민은행은 1차·2차 때 지점 허가를 받아 진출해 있는 외국계 은행들도 대다수가 올해 법인 전환 신청을 할 것으로 판단하면서 지난해부터 법인 신청으로 가닥을 잡고 준비했다. 더욱이 두 차례 인허가 입찰경쟁을 경험했던 터라 어느 정도 미얀마에 대한 사전 스터디와 계획이 내재돼 있다는 자신감도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캄보디아 프라삭 인수, 탄탄했던 ‘신뢰관계’ 주목… 미얀마 입성에 쏠리는 눈

국민은행이 올 상반기 자회사로 편입할 것으로 관측되는 캄보디아 프라삭 인수는 사실 국내보단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빈번하게 회자되고 있다. 캄보디아 프라삭은 예금 수취가 가능한 MDI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현지 로컬은행보다 유의미한 시장지위와 경쟁력을 지닌 톱티어에 속하는 금융기관이다.

MDI·MFI 등 소액금융업체 1위인 프라삭은 현지 로컬은행과 대출 기준으로 직접적인 비교를 해봐도 결코 뒤지지 않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캄보디아엔 △상업은행(43개) △특수은행(14개) △MDI(7개) △MFI(80개) 등 144개의 은행업 색채가 짙은 금융기관이 있는데 이중 프라삭은 3위에 해당한다. 이는 시장점유율 약 7.6%(대출자산기준)에 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은행업 수위권에 해당하는 프라삭을 KB금융그룹이 인수할 수 있었던 배경엔 단연 현지 감독당국과의 오랜 협업을 통해 쌓아올린 신뢰관계가 바탕이 됐다. KB금융그룹은 10여년 넘게 비즈니스를 하면서 성장욕심에 연연하기보다 캄보디아 금융업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가겠다는 믿음을 행동으로 보였다. 실제 감독당국에서도 KB금융의 꾸준함을 높게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금융업 관계자는 “탄탄한 신뢰관계를 쌓아올리며 캄보디아 시장진출을 위해 기반을 마련해 놓은 국민은행이 진입장벽이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얀마 은행업 진출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관심”이라며 “이르면 오는 2월 말 나올 수 있는 예비인가 명단에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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