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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한라, 2019년 IR 특징은 '비건설' 다변화관련 챕터 추가 이례적…물류·레저사업 확대 및 M&A 지속 검토

고진영 기자공개 2020-02-14 09:19:45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3일 07: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라는 원래 한라건설로 출발했다. 하지만 2013년 ‘건설’을 떼어내고 이름을 바꿨다.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은 이를 두고 “건설산업의 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업계 먹거리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으니 변신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6년여가 지난 지금 한라는 여전히 이익 대부분을 건설로 벌어들이고 있다. 영업이익에서 비건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10~15% 수준이다. 그러나 2019년 IR보고서에서는 이례적으로 ‘미래먹거리; 비건설부문’ 항목을 추가해 2장을 할애하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 의지를 재차 다졌다.

한라의 IR보고서는 CFO인 김만영 부사장 산하에 있는 자금팀이 만든다. 이번에 내놓은 보고서는 총 길이 12장 가운데 2장을 비건설부문 사업전략을 설명하는 데 썼다. 그간 IR보고서에서는 주로 개발, 토목 등 건설부문을 중심으로 미래전략을 구성했는데 비건설에 대한 챕터를 따로 만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회사 측은 건설을 핵심에 두면서도 물류와 레저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입장이다. 경기변동에 대한 대응력을 키워 회사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특히 물류에 기대가 큰데 물류사업은 한라의 종속 연결사인 한라GLS가 도맡는다. 한라GLS는 2018년 준공된 동탄물류단지 D2블록을 운영하면서 수익을 내고 있으며 D2블록은 지원시설, 기숙사, 구내식당 등으로 구성됐다. 이 밖에도 C블록을 연내 준공하면 한라 GLS가 토지대 600억원을 회수하게 된다. 현재 이 자금을 재투자해 임대수익을 거두는 방안 등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탄물류센터 D1 블록의 경우 자체사업으로 진행해 2022년부터 운영수익을 거둘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한라가 2023년 즈음이면 물류사업을 통해 150억원 수준의 경상이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물류창고 임대료는 장기임차에 따르는 수익이기 때문에 실적 변동성이 미미해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창출하는 데 상당히 긍정적이다.

이밖에도 종속회사인 한라세라지오를 통해 레저사업을 하고 있다. 한라세라지오가 운영하는 세라지오CC는 회원제 골프장에서 최근 대중제로 전환했다. 회사 측은 이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 중이다.

한라는 포트폴리오를 넓히기 위해 인수합병(M&A)이나 스타트업 투자 역시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실제로 작년 사모펀드 운용사 캑터스PE가 한국자산평가를 인수하면서 여기에 활용된 펀드에 주요 출자자(LP)로 나서 192억원의 자금을 보탰다. 지분율은 87.5%다. 한라홀딩스와 함께 스타트업 '립하이' 투자에 참여하기도 했다.

과거에도 한라는 2012년 IR보고서에서 건설:비건설의 비율을 50:50까지 점진적으로 구축하겠다는 사업구조 안정화 계획을 간단히 밝힌 적이 있다. '한라'로 사명 변경을 검토하던 시기다. 간판을 바꿔단 뒤 나온 2013년 IR보고서에서는 IT 등 비건설사업 확대 및 자생력 확보, 유관 제조업 진출 등의 전략을 짧게 적었다.


이후로는 IR보고서에서 비건설에 대한 언급이 뜸했는데 수년 만에 구체적인 비전을 밝힌 셈이다. 회사 내부적으로 이제 비건설부문에서도 의미 있는 이익 창줄이 가능하다고 확신이 섰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현재 한라에서 비건설사업을 담당하는 종속 계열사는 물류업을 하는 한라GLS, 폐기물 소각설비의 제조 및 운영사업을 하는 한라OMS, 레저사업을 담당하는 한라세라지오, 항만시설을 위탁관리하는 목포신항만운영 등이다.

한라 관계자는 "비건설 확대는 장기적으로 계속 가져가려는 목표"라며 "M&A나 스타트업 투자의 경우 건설이나 비건설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계속 기회를 물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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