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장기물 일변도에도 흔들리지 않는 투심 [Deal Story]모집액 3배 넘게 수요 몰려…대표주관사에 후한 예우
이지혜 기자공개 2020-02-19 14:23:22
이 기사는 2020년 02월 18일 13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공모채 수요예측에서 무사히 ‘오버부킹’을 달성했다. 7년물부터 15년물까지 장기물로만 조달을 개시했는데도 모집금액의 세 배가 넘는 수요가 모였다. LG전자의 딜은 투자은행업계에서도 쉽지 않은 딜로 꼽힌다. 매년 공모채를 발행하는 데다 장기물을 선호해 투자자층이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LG전자도 대표주관사를 후하게 대접한다는 후문이다.◇‘믿고 담는 LG전자’…수익성 떨어져도 투심 견조
LG전자가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17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수요예측 결과는 이변없이 성공적이었다. 7년물(모집금액 400억원)에 3500억원, 10년물(1200억원)에 2100억원, 15년물(400억원)에 800억원 등 모두 64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모집금액보다 세 배 넘게 많다. 조달금리도 모두 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냈다. 그러나 휴대폰사업부의 적자는 한층 깊어졌다. 현금창출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TV 등 HE사업부 역시 수익성이 떨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심리는 견조하게 유지됐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세탁기 등 H&A사업부 실적이 훨씬 좋아졌다”며 “기관투자자와 만나 휴대폰사업부의 비중을 줄여 놓은 데다 비용구조를 개선하면서 향후 적자폭이 줄어들 것이라고 적극 설득한 덕분”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H&A부문에서 매출 21조5155억원, 영업이익 1조9962억원을 냈다. H&A부문 매출은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었고 영업이익은 2018년보다 30%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HE부문 영업이익은 9801억원으로 2018년보다 35%가량 줄었고 MC부문 영업손실은 1조99억원으로 2000억원 넘게 적자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LG전자는 베트남 등에서 ODM(제조자개발생산)을 확대해 MC부문의 원가경쟁력을 높이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쉽지 않은 딜’…대표주관사 수수료 두둑
LG전자의 공모채 발행은 쉽지 않은 딜로 꼽힌다. 투자자층이 한정적인 장기물을 중심으로 공모채를 발행하기 때문이다. 금리 메리트를 누리기보다 만기를 최대한 장기화하고 고르게 분포시켜 안정성을 높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둔 데 따른 것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LG전자는 금리가 조금 높아지더라도 리스크를 최대한 원천봉쇄하는 것을 우선시한다”고 말했다.
이번 공모채의 만기구조도 금리 메리트가 적어 상대적으로 인기가 덜한 7년물과 장기물인 10년물, 15년물로 구성됐다. 올 들어 현재까지 15년물을 발행한 기업은 LG전자와 LG유플러스뿐이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장기물 투자자는 대부분 보험사로 많지 않다”며 “LG전자는 해마다 공모채를 발행해 투자여력이 크지 않기에 각 증권사들이 투자자를 ‘모셔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LG전자도 이런 어려움을 이해해 대표주관사를 후하게 대접한다는 후문이다. 인수단 없이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한화투자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하이투자증권, IBK투자증권 등 8곳을 모두 대표주관사로 삼았다.
이들에게 지급하는 인수수수료도 업계 평균을 웃돈다. LG전자는 인수수수료로 인수가액의 24bp, 대표주관수수료로 발행가액의 6bp를 책정했다. 더벨플러스에 따르면 올 들어 현재까지 일반 회사채 인수수수료 평균은 21bp, 대표주관수수료 평균은 2.6bp정도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LG전자가 수수료를 회사채 만기까지 분산해서 회계에 반영하면 연간 부담을 훨씬 줄일 수 있다”며 “회계적 부담은 줄이고 주관사는 후하게 대접하는 좋은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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