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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세아베스틸, '철강업 침체기' 차입 전략 바꿨다저금리 맞아 장기차입금 위주 편성…'재무 레버리지' 효과는 낮을 전망

구태우 기자공개 2020-03-03 09:45:26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2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 경영진의 '미션'은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있다. 경영진은 영업 체계를 효율적으로 운영해 수익성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투자기회를 발굴해 회사를 성장시켜야 한다. 이를 위한 전제 조건은 자본 조달을 효율적으로 하는 것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자금조달비용이 가장 낮은 자금부터 사용하려고 한다. 내부유보금과 금융부채, 주주로부터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데, 이중 어떤 방식이 가장 저렴한 지를 판단하는게 CFO의 역할이다.

기업들은 저금리가 고착화되면서 차입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단기차입금을 '롤오버'하지 않고 대거 상환해 회사채로 갈아타는 식이다. 이자비용이 줄어드는 효과도 있지만 재무구조가 악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제조업체들은 영업환경이 악화되면서 영업 현금흐름이 이전보다 취약해졌다. 그런데 자금조달 환경이 개선되면서 타인자본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효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세아베스틸이 저금리 시대를 맞아 차입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달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주주총회 소집공고'를 통해 지난해 재무상태표를 공개했다. 별도 기준 재무상태표에 따르면 지난해 세아베스틸의 단기차입금은 2378억원으로 전년(3864억원)보다 1486억원 감소했다. 단기차입금은 2년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단기차입금이 줄어든 만큼 장기차입금 규모는 커졌다. 지난해 장기차입금 규모는 3864억원으로 같은 기간 동안 1258억원 증가했다. 항목별로는 사채가 금융기관 차입보다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기준 사채는 총 2093억원으로 54.4%를 차지했다. 전년보다 596억원 증가했다. 세아베스틸은 지난해 7월31일 1700억원의 회사채를 신규 발행했다. 지난해 말 장기차입금은 1747억원으로 전년보다 661억원 증가했다. 1157억원의 장기차입금을 한국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에서 빌렸다.

세아베스틸이 차입 전략을 단기 위주에서 장기로 바꾼 건 금리 때문이다. 단기차입금의 금리는 2%대 후반인 반면 장기차입금의 금리는 1%대 후반부터 2%대 초반이다. 세아베스틸은 연간 180억원을 이자비용으로 지출한다. 장기차입금 위주로 차입전략을 운용할 경우 이자비용을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차입 상환에 대한 부담을 낮출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세아베스틸의 부채비율은 50%로 재무구조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차입금 비율은 35.3%로 재무건전성이 우수하다. 이 때문에 금융부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경우 재무 레버리지의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럼에도 철강업이 침체기에 진입한 점은 부정적이다. 세아베스틸의 전방산업은 자동차 산업이다. 세아베스틸은 탄소합금 특수강 및 자동차용 부품을 제조 판매하는 철강사다. 매출의 90% 이상이 자동차 및 조선용, 산업기계 부품에서 나온다.

완성차 판매 부진과 선박 발주가 줄어들면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은 1조7617억원, 영업이익은 1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보다 2806억원, 영업이익은 135억원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0.07%를 기록했다.


영업환경이 악화됐을 때 금융부채를 활용하면 순자산수익률(ROE)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순자산수익률은 순자산을 경영활동에 투입해 얼마만큼의 수익성을 창출했는지 나타내는 지표다. 세아베스틸의 순자산수익률은 2017년 7% 안팎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1% 미만으로 낮아졌다.

이 때문에 철강회사의 달라진 영업환경을 고려하면 금융부채 사용을 줄이는 '보수적 재무전략'을 짜는게 긍정적이라는게 시장의 분위기다.


세아베스틸의 재무전략을 짜는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윤찬식 재경본부장(이사)이다. 1968년생인 윤 이사는 원광대 회계학과를 졸업해 1994년 기아특수강(현 세아베스틸) 자금부에 입사했다. 기아특수강은 2003년 세아그룹에 인수됐다.

이후 윤 이사는 세아베스틸의 재무부서에서 근무했다. 2018년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의 재경본부장으로 선임, 재무전략을 짜고 있다. 자금조달 환경을 고려해 차입 전략을 짜는 것도 그의 몫이다.

세아베스틸은 영업환경이 악화된 만큼 현금 창출과 차입 규모를 줄이는데 주력한다. 금융시장 상황을 예의 주시해 차입금 만기에 대응하기로 했다. 세아베스틸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차입금 장기화가 지속돼 내부 현금을 활용해 차입금을 줄여나갈 것"이라며 "금융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운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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