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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 '졸라맨 허리띠' 보수한도 대폭 삭감 보수한도 85억→45억으로 축소…비상경영 감안조치

김슬기 기자공개 2020-03-06 08:03:1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5일 10: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디스플레이가 이사의 보수한도를 절반 가까이 줄였다. 보수한도는 일종의 상한선이기 때문에 실제 한도를 채워서 쓰는 경우는 없다. 상징적인 의미를 가지는 보수한도를 줄인 데에는 LG디스플레이의 경영환경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이사회 때 보수한도를 줄여 경영정상화의 의지를 다지겠다는 표현으로 보인다.

이달 20일 LG디스플레이는 주주총회를 열어 이사의 보수한도를 45억원으로 낮출 예정이다. 원래 이사의 보수한도는 85억원으로 이번에 47% 가량 한도를 줄인 것이다. 현재 LG디스플레이에는 사외이사(감사위원회 포함) 4명을 포함해 총 7명의 등기이사가 있다. 보수한도는 이들에 대한 보수 상한선을 말한다.


LG디스플레이가 이사의 보수한도를 조정한 것은 2009년 주주총회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10여년 넘게 보수한도 조정이 없었다. 2004년 7월 상장이후 자료를 보면 2004년부터 2008년까지 보수한도는 134억원이었다. 이때 사명은 LG필립스엘시디로 LG전자와 필립스 전자가 각각 50%의 지분을 가진 합작사였다. 이사수도 당시 9명이었다.

2004년부터 2006년까지 구본준 당시 부회장과 론 위라하디락사(Ron H. Wirahadiraksa)가 공동대표로 있었다. 2007년부터는 권영수 대표(현 부회장)이 LG디스플레이를 이끌었다. 여전히 공동대표 체제였다. 하지만 2008년 3월 LG디스플레이로 사명을 바꿨다. 같은 기간 필립스 전자가 가지고 있는 지분을 축소했고 2009년 3월 주식 전량을 털어내면서 LG 독립체제로 탈바꿈했다. LG전자와 필립스 전자와의 관계를 털어내면서 이사 수가 줄었고 이에 맞게 보수한도 역시 134억원에서 85억원으로 바뀌었다.

사실상 보수한도는 상징적인 의미다. 실제 이사 총보수가 확인되는 2009년 자료부터 보면 실제 지급액은 최소 11억8600만원에서 최대 37억9400만원이었다. 보수한도인 85억은 커녕 올해 이사회에 상정한 45억원에는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현 수준으로 보수한도를 둬도 보수를 집행하는데 문제가 없다.



10년 넘게 바뀌지 않던 보수한도 조정은 어려운 경영환경이 한 몫했다.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위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기 위해 대규모 설비투자를 진행한데다가 LCD 판가경쟁까지 겹치면서 대규모의 적자를 봤다. 지난해 매출액은 23조4756억원이었으나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규모는 각각 1조3594억원, 2조8721억원이었다.

올해 역시 경영상황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달 신용등급이 떨어지면서 자금조달 비용에도 적신호가 들어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장기 신용등급을 A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2008년 이후 처음으로 A+ 등급으로 회귀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올해 본격적으로 가동하기로 한 중국 광저우 대형 OLED 생산라인 양산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지난해 긴급투입된 정호영 대표는 전사적인 구조조정을 진행 중이다. 재무통인 그가 제일 먼저 꺼내든 카드는 인력 감축 등 비용 감축이었다. 전반적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는 상황에서 85억원이라는 보수한도 역시 조정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간 보수한도에 대해서 지적한 기관은 없었지만 선제적으로 나서 경영정상화의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이사 보수 한도에 관해서는 어떤 기관도 반대하지 않았다. 지난해 주주총회 당시 의결권 행사를 했던 기관은 총 7곳으로 국민연금을 비롯, CalSTRS(캘스터스·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 BCI(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투자공사), CPPIB(캐나다연금), SBAFlorida(플로리다연금), OTPP(온타리오주 교원연금), CalPERS(캘퍼스·캘리포니아주 직원 퇴직연금기금) 등이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보수한도는 실제 지급과는 차이가 있는 개념이지만 비상경영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 한도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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