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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폰금리 제로' CB 사라진다..매수자 우위 전환 수요 감소 영향, 투자자 우위 시장 형성…전체 발행규모 축소 전망

이효범 기자공개 2020-03-11 07:58:50

이 기사는 2020년 03월 09일 13: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전환사채(CB) 발행조건이 점차 달라지고 있다. 발행사가 만기시 지급하는 보장수익률을 '0%'로 책정하는 사례가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시장 관계자들은 2018년 출시된 코스닥벤처펀드의 CB 투자가 다소 시들해지면서 수요가 감소한 영향으로 보고 있다. 올해 CB 발행시장이 투자자 우위 시장으로 완연하게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2019년 4분기 국내에서 발행된 CB 88건 중 보장수익률이 0%인 발행건수는 22건으로 나타났다. 단순 비율로 따지면 25%에 해당한다. 2019년 1~3분기까지 발행된 CB 230건 중 보장수익률 0%로 발행된 건수는 74건으로 매분기 비중은 30%를 웃돌았다.

금액으로 살펴보면 2019년 4분기 전체 발행액 1조4066억원 중에서 보장수익률을 0%로 책정한 CB 발행액은 1613억원으로 11.47%이다. 해당 비중은 앞서 2019년 1분기 33.24%, 2분기 25.78%, 3분기 31.8%로 나타났다. 이를 감안하면 작년 4분기부터 보장수익률을 0%로 책정한 CB 발행건수나 발행액이 전반적으로 줄고 있는 셈이다.


헤지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이후 발행사가 CB 발행조건으로 표면금리 0%, 보장수익률 0%를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작년 4분기부터 분위기가 점차 바뀌고 있다"며 "표면금리는 여전히 0%를 제시하고 있지만 보장수익률을 1~3%로 제시하는 발행사들이 점차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표면금리와 달리 보장수익률은 발행사가 전환사채 만기시 투자자에게 원금과 함께 지급하는 이자율이다. 가령 3년 만기에 100억원 규모로 발행된 CB 발행조건을 표면이자율 0%, 보장수익률이 3%로 책정할 경우, 발행사는 발행일 이후 3년이 지난 만기시점에 CB투자자에게 총 103억원을 내줘야 한다.

보장수익률은 CB를 채권의 개념으로 봤을때 발행사가 투자자로부터 빌린 자금에 대한 최소한의 비용으로 인식돼 왔다. 그런데 2018년 4월 코스닥벤처펀드로 3조원 이상의 자금이 유입되면서 시장에서 이같은 공식이 깨지기 시작했다. CB를 구하기 어려운 코스닥벤처펀드가 보장수익률 0%의 CB에도 투자하면서 발행사 우위 시장이 형성됐다.

실제로 2018년 2분기부터 같은해 연말까지 3개 분기 동안 발행된 CB 총 226건 중에서 보장수익률 0%로 발행된 건수는 86건에 달했다. 전체 발행건수 중 38%에 달하는 비중이다. 금액으로 보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같은기간 발행액 2조6609억원 중에서 보장수익률 0%인 전환사채의 발행액은 1조4392억원이었다. 이는 전체 발행액의 절반을 웃도는 비중이다.

그러나 코스닥벤처펀드 인기가 시들해져 CB 투자 수요가 줄면서 반대로 투자자에게 유리한 조건을 가진 CB가 점차 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더불어 올해 CB 발행시장이 2019년에 비해서 줄어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CB 발행액은 2018년 3조1254억원, 2019년 4조5725억원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CB 투자자가 전환을 하지 못할 경우 발행사는 차환발행을 실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올해부터 함량 미달의 발행사는 차환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차환을 하지 못한 발행사들의 유상증자가 늘어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메자닌 시장 관계자는 "CB 발행 후 전환이 안되면 발행사는 보통 차환발행을 실시하는데 올해는 재무구조가 취약한 발행사 중에서 차환에 어려움을 겪어 유상증자에 나서는 사례가 늘어날 것"이라며 "이미 일부 증권사 IB들은 이같은 발행사들을 대상으로 유상증자 영업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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