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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벤펀드 포트폴리오 긴급점검]'출자전환' 에코마이스터, 엑시트 '미궁 속으로'9개 금융회사, 5회차 CB중 140억 출자전환 '확약'

김진현 기자공개 2020-03-18 13:17:50

[편집자주]

코스닥벤처펀드 ‘4월 위기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올해 4월은 코스닥벤처펀드 출시 2년이 경과하며 풋옵션 행사가능일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시기다. 코스닥벤처펀드는 공모주 우선배정 혜택을 받기 위해 도입 직후 제로 쿠폰금리 등 불리한 조건에 메자닌을 쓸어담았다. 이는 발행사 상환여력 악화와 코스닥벤처펀드 부실 가능성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오고 있다. 더벨이 운용사별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한 메자닌 편입 현황과 엑시트 가능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1일 15: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도장비사업을 주력하고 있는 에코마이스터 전환사채(CB)는 8개 자산운용사와 1개 투자회사(시너지파트너스)와 엮여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가 하락으로 차익을 거두는 건 물 건너갔지만 투자한 운용사들이 재투자하겠다고 나선 점이다. 그 말은 코스닥벤처 투자자들의 투자기간이 연장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에코마이스터는 최근 코스닥벤처펀드 등을 설정해 투자한 자산운용사들과 5회차 CB에 대한 출자전환 확약을 했다. 전체 발행된 200억원 가운데 전환권이 행사된 57억원을 제외한 142억원에 대해 출자전환을 진행할 계획이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출자전환에 동의한 것으로 파악됐다. 출자전환 방식은 기존 발행 전환사채를 소각하고 상응하는 금액만큼 제3자 배정 증자로 이뤄질 전망이다.

에코마이스터 5회차 CB에 투자한 곳은 총 9곳이다. 투자전문회사인 시너지파트너스를 제외한 나머지 8곳이 자산운용사다. △수성자산운용 △블루텍자산운용 △에이원자산운용 △유리자산운용 △아이온자산운용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 △오라이언자산운용 등 8곳이 참여했다. 이 중 플랫폼파트너스자산운용을 제외한 나머지 자산운용사들은 1개 이상의 코스닥벤처펀드를 통해 투자했다.


자산운용사들은 2018년 5월 에코마이스터 CB에 투자했다. 앞서 4월 코스닥벤처펀드가 출범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편입 자산을 찾던 시기다. 당시 에코마이스터가 친환경 관련 특허 등을 보유하고 있는 점을 높게 평가해 복수의 자산운용사가 사모 발행에 참여했다.

에코마이스터는 30년 이상의 업력을 지닌 철도장비 사업을 주력으로 하는 제조기업이다. 1982년 설립돼 2018년 3월 코스닥에 상장됐다. 환경설비 장비 사업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사업성을 인정받았다. 철도장비를 제조하기 위해 광물을 제련할 때 금속을 제외한 찌꺼기 등을 친환경적으로 처리해 활용할 수 있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특허 등록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에코마이스터는 차입금 규모가 늘면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지난 2월 4일 기준 에코마이스터는 KDB산업은행에서 빌린 차입금 3억원을 연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네시아 광물체광 회사인 PT베일(PT Vale)에게 받기로 한 중도금 12억원가량(약 104만 달러) 회수가 지연되면서 연체가 발생했다. 에코마이스터는 이달 해당 금액을 받아 산업은행에 빌린 차입금을 상환했다.

다만 여전히 현금 상황이 좋지 못해 한번에 풋옵션이 도래하는 5회차 CB는 출자전환을 하기로 결정했다. 자산운용사들도 이에 동의한 상태다. 당장 풋 옵션을 행사해 자금 상환 일정을 꼬이게 하기보다 출자전환에 합의해 장기적으로 펀드에 손실을 초래하지 않게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에코마이스터에 투자한 A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에코마이스터와 출자전환에 합의한 사실 외에 더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말했다.

에코마이스터는 현재 5회차 CB를 포함해 약 32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조달한 상태다. 6회차 CB 25억원을 포함해 CB로만 175억원을 차입 중이며 2회차 신주인수권부사채(BW) 58억원, 3회차 BW 70억원, 회사채 20억원 등 148억원가량을 조달했다. 현재 에코마이스터는 나머지 전환사채 분에 대해서도 출자전환을 통해 유동성 위기를 해결한다는 입장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차입 규모가 크지만 에코마이스터 영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향후 주가가 실적을 따라간다면 출자전환에 동의하더라도 펀드에 초래할 손실은 적다고 판단하고 있다. 2019년말 기준 에코마이스터는 187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146억원보다 28% 상승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38억원이지만 직전 사업연도 수치인 -84억원에 비하면 46억원(+54.7%)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48억원으로 직전 사업연도 실적인 -433억원 대비 88% 상승을 보였다.

B자산운용사 관계자는 "현재 에코마이스터 주가가 많이 내려와 있는 상황이라 전환을 통한 차익을 실현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며 "유상증자 방식으로 출자전환을 하게 되면 주가가 낮아져 있어 향후 업사이드를 감안하면 펀드 성과에는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투자자들의 투자 기간은 다소 길어질 것으로 보인다. 10일 종가 기준 에코마이스터 1주당 가격은 2295원이다. 이는 5회차 CB를 발행하기로 결정한 2018년 5월 4일 종가인 1만650원에 비하면 1/5 수준으로 주가가 급감한 상황이다. 지난해 5월 조정된 전환가액인 7561억원에 비해서도 한참 낮아진 상황이다.

오는 5월로 예정된 1차 풋 옵션 행사 기간까지의 조기상환 수익률이 약 102%였기 때문에 자산운용사는 풋 옵션을 행사해 문제를 야기하기보다 보다 높은 수익률을 노리면서 회사와 협의를 통해 출자전환에 합의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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