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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파구 찾는 화학사]동성화학, '나홀로 성장'의 명암원자재 가격 하락 덕 영업익 273% 증가

이아경 기자공개 2020-03-19 09:2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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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한 초호황기를 뒤로 하고 국내 화학사들은 너나 할것 없이 수익성 정체기를 맞이하고 있다. 일관적인 수익성 창출이 가능한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의 진출 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지만 화학사들은 선뜻 답안지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시황을 한 번에 뒤흔드는 중국 업체들의 등장도 위협이다. 더벨은 가지각색의 고민거리를 가지고 있는 국내 화학사들의 현주소와 그들이 직면한 과제 등을 다각도로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3월 18일 16: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터널을 지나고 있는 석유화학업계에서 동성화학은 반대로 실적 반등에 성공해 눈길을 끈다. 화학공정에서 업스트림 회사들이 제품 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하락한 것과 달리 동성화학은 다운스트림 끝에 위치해 원재료 가격 하락의 수혜를 본 덕이다.

동성화학은 동성그룹의 화학계열사로, 신발 밑창으로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을 제조한다. 1980년부터 나이키, 아디다스 등과 협력하고 있다. 중국과 베트남, 인도네시아에 해외공장을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중동 등 신규시장을 발굴해 수출을 늘리고 있다.

신발 제조용 폴리우레탄 제조사라는 특성상 매출 증가폭은 크진 않지만, 판가 변동이 별로 없어 수익성은 주로 원재료 가격 변동에 연동된다. 실제 동성화학의 매출은 최근 5년간 1700억~2000억원 사이를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적게는 68억원에서 많게는 205억원까지 등락이 컸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0억원, 253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5.1%, 273% 늘었다.

작년 영업이익이 급증한 이유도 역시 원자재 가격 하락에 기인했다. 폴리우레탄은 포리올(PPG와 MDI 배합)과 이소시아네이트(AA·MDI·TDI 혼합) 등을 혼합해 만든다. MDI와 TDI는 벤젠 계열이며, PPG는 원재료인 PO 가격에 연동된다. 이들 재료는 모두 2018년 말부터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수요 감소와 증설에 따른 공급 증가로 가격이 하락했다. 지난해 4분기 PO 가격은 SKC에 이어 에쓰오일도 생산에 나서면서 전년 대비 16.6% 떨어졌고, TDI도 같은 기간 37.6% 하락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국제유가 하락세는 동성화학의 실적 개선에 더 기여할 전망이다. 원유 가격 자체가 떨어지면 석유화학제품 단가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둔화는 석유화학제품의 가격을 더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

동성화학 관계자는 "경기하락과 유가하락이 동반되면서 원가 상황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올해는 유가가 작년보다 더 내려가고 있어 레깅효과에 따라 다음 분기나 하반기께 더 수혜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동성화학은 실적 자신감에 따라 지난해 결산배당도 2018년 보통주 1주당 500원에서 600원으로 높였다. 배당 총액도 26억원에서 32억원으로 늘었다. 당기순이익이 늘면서 배당성향은 같은 기간 45.3%에서 23%로 낮아졌다.

다만 원자재 가격은 양날의 검이기도 하다.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 그대로 실적이 악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동성화학은 이 같은 사이클 영향을 줄이고 외형 성장을 위해 신규 아이템을 개발, 신발 산업 외 자동차 부품소재 산업, 의료 및 생활용품 산업소재 군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건축, 자동차, 생활소재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는 멜라민 폼이 대표적이다. 동성화학은 멜라민폼을 신규 주력제품으로 선정해 빅썸(VIXUM)이라는 브랜드를 출시했다. 해외시장의 건축용 흡음단열재, 수송용 및 생활용품 시장에 진출한다는 게 목표다. 빅썸은 열차내 벽면이나 항공기 내장재, 자동차 내부의 흡음재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된다.

동성화학 관계자는 "기반은 신발소재 폴리우레탄이지만 그 외에 여러 벨류체인을 가져가려고 한다"며 "사이클이 있어서 좋았다가도 나빠질 수 있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멜라민 폼 등 신규 사업들의 매출 비중은 아직 미미한 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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