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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펀드운용, 미르철강펀드 상환지연 '소송전 비화' [인사이드 헤지펀드]사모채권2호 42억 회수 못해, 장기화 가능성…3호 전액 회수 그나마 '안도'

이효범 기자공개 2020-03-24 08:06:48

이 기사는 2020년 03월 20일 07:5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보고펀드자산운용이 철근 유통업체인 미르철강 매출채권을 담보로 한 사모사채에 투자했다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2019년 설정한 2개 헤지펀드로 총 100억원 가량을 투자했는데, 신용보강을 한 미르철강이 올해 초 법정관리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트리거가 발동하자 운용사는 투자금 회수를 위해 매출채권 발행사들을 대상으로 직접 소송을 제기했다.

그나마 한 펀드에서는 원금과 수익금까지 되돌려 받는 소기의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나머지 1개 펀드의 원금 일부를 여전히 회수하지 못한 상태다. 사실상 매출채권 발행사와 장기간 법정다툼을 거쳐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이번 사태가 트랙레코드로 남게 되면서 사모사채펀드 추가 출시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미르철강 매출채권 유동화 투자…법정관리 신청 '도화선'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보고펀드자산운용은 지난해 1월 설정한 '보고사모채권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2호'를 통해 미르철강 매출채권에 73억원 투자했다. 펀드 만기는 1년으로 지난 1월 원금 중 31억원을 회수했지만, 나머지 42억원을 회수하지 못하고 있다.

이 펀드는 미르철강이 ㈜한화에 자재를 납품하고 대신 받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 미르철강이 보유한 매출채권을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기고 SPC가 발행하는 수익증권을 펀드가 인수하는 구조다. 역으로 펀드 투자금은 SPC를 통해 다시 미르철강으로 유입됐다.

보고펀드자산운용은 올해 1월 보고사모채권펀드2호의 만기 1년을 채우면 매출채권을 근거로 ㈜한화로부터 원금과 함께 9% 안팎의 수익금을 회수할 것으로 기대했다. 실제로 작년말까지 이 펀드 수익률은 9%를 웃돌았다. 특히 대기업인 ㈜한화가 대금결제를 한다는 점에서 원금 회수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문제는 미르철강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불거졌다. 보고사모채권펀드2호의 만기를 얼마 앞두고 일어난 일이다. 미르철강은 펀드에 투자금을 상환해야 할 SPC에 자금보충약정을 제공했다. 법정관리를 신청한게 트리거가 됐고, 보고펀드자산운용은 직접 자금을 회수해야 할 처지에 직면했다.

2019년 6월 설정된 보고사모채권펀드3호도 같은 구조였다. 원래 올해 6월 만기였으나, 트리거 발동으로 조기 상환에 나섰다. 이 펀드 초기 설정액은 61억원이다. 미르철강이 신세계건설에 자재를 납품하고 받은 매출채권을 통해 원금을 꾸준히 회수해오다, 남은 35억원 가량을 돌려받지 못한 상태였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르철강 법정관리 신청 이후 각 매출채권을 발행한 ㈜한화(펀드2호 편입), 신세계건설(펀드3호 편입)이 납품받은 자재의 질을 문제삼는 등 대금결제를 차일피일 미뤘다. 결국 보고펀드자산운용은 각 사를 대상으로 대금을 결제해 달라는 내용을 골자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후 신세계건설은 보고사모채권펀드3호의 투자원금과 수익금까지 모두 지급했다.

이와 달리 보고사모채권펀드2호는 여전히 원금 42억원을 회수하지 못했고, 펀드 수익률은 마이너스(-) 40% 수준까지 곤두박질쳤다. 원금 상환이 불가피하게 지연되자 보고펀드자산운용은 펀드의 편입자산을 상각했기 때문이다. ㈜한화도 소송을 피하지 않고 있는 상태라 투자금 회수를 위한 소송전은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모채 투자로 헤지펀드 설정액 확대…상환 지연 트렉레코드 우려

보고펀드자산운용은 지난 2018년부터 사모사채 투자로 눈을 돌렸다. 앞서 외환(FX) 거래를 통해 수익을 내거나 공모주를 편입하는 헤지펀드를 주로 운용해왔는데, 픽스드인컴 투자 수요가 늘어나면서 사모사채 투자를 시도했다. 지난 2018년 8월 보고사모채권펀드1호를 출시했다. 설정액은 99억원, 1년 만기로 설정됐다.

비슷한 구조의 헤지펀드는 4호까지 출시됐다. 보고펀드자산운용이 직접 딜을 소싱하는 형태로 지난해까지 4개 펀드를 통해 총 300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끌어모았다. 주로 중소 중견기업의 사모사채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연 6% 안팎의 수익률을 제공해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중 일부 펀드를 만기 청산해 트랙레코드도 쌓았다.

2018년말까지만 해도 보고펀드자산운용의 헤지펀드 설정액은 250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사모사채펀드를 비롯해 다양한 펀드를 출시하면서 834억원까지 불렸다. 여기에는 사모사채펀드 출시 효과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번 상환지연 사태로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 하던 사모사채 펀드 설정에 제동이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보고사모채권펀드2호의 만기상환이 지연되고 있는 상태라 이같은 트랙레코드가 향후 판매사나 투자자들의 인식에 어떻게 작용할지가 관건이다. 또 향후 원금 회수 여부도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보고펀드자산운용 관계자는 "소송을 통해 원금과 수익금을 최대한 상환할 수 있도록 노력 할 것"이라며 "향후 사모채권펀드를 추가로 출시할지에 대해서는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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