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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열어준 아세아그룹의 3세 경영 장남 이훈범 사장 지주사 최대주주로…하락장에 증여세 절감 의식 관측

박기수 기자공개 2020-04-14 09:26:54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3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병무 아세아그룹 회장이 두 아들에게 지주사 지분을 증여하면서 3세 경영의 서막을 알렸다. 다만 이병무 회장이 여전히 지주사 경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고, 두 아들은 계열사 관리에만 집중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뤄진 증여라 그 배경에 업계 관계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주가가 하락한 것을 십분 활용해 증여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던지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병무 회장은 이달 10일 장남 이훈범 아세아시멘트 사장과 차남 이인범 아세아제지 사장에게 각각 ㈜아세아의 주식을 5만 주씩 증여했다. 증여 후 이병무 회장의 지분율은 16.01%에서 11.44%로 낮아졌다. 이훈범 사장은 11.46%에서 13.74%로, 이인범 사장은 5.28%에서 7.56%로 지분율이 높아졌다.

업계는 이번 증여로 아세아그룹의 3세 승계가 시작됐다고 보고 있다. 증여 후에 지주사의 최대주주가 이병무 회장에서 이훈범 사장으로 변경됐기 때문이다. 지분 구조상 아세아그룹은 ㈜아세아의 경영권을 쥐어야 그룹 전체를 장악할 수 있는 구조다. 지분율로만 보면 이번 증여로 이훈범 사장의 그룹 경영권이 크게 커진 셈이다.

다만 이훈범 사장을 비롯해 두 아들은 아직 ㈜아세아에서 별 다른 직책을 맡지 않고 있다. 현재 ㈜아세아는 이병무 회장이 상근 미등기임원으로 여전히 임원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등기임원이자 대표이사인 고규환 사장이 지주사를 총괄하고 이병무 회장 역시 그룹 경영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두 아들은 지주사 경영에는 전혀 참여하고 있지 않았다. 대신 아세아그룹의 굵직한 계열사들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현재 이훈범·인범 형제는 각각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아세아시멘트와 아세아제지의 대표이사다. 두 회사 모두 ㈜아세아가 각각 53.94%, 47.1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핵심 종속기업이다. 작년 말 기준 양 사의 연결 기준 자산총계는 각각 1조9160억원, 8482억원이다.


통상 오너 기업집단에서의 부자간 승계와 비교했을 때 아세아그룹의 지분 증여는 그 속도가 다른 그룹에 비해 빠른 편으로 평가된다. 이훈범 사장은 계열사 외 그룹을 총괄하는 지주사 경영 경험 없이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 셈이다. 이에 지분 증여의 배경으로 특별한 사유가 있는 게 아니냐는 업계의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 유력한 설은 ㈜아세아의 낮아진 주가다. 코로나19 파장으로 국내 증시가 침체한 시기에 ㈜아세아 역시 이례적인 주가 하락을 맛봤다. 종가 기준 2019년 3월 말일(12만7000원)대비 올해 3월 말일(7만4800원)의 주가는 무려 41% 낮아졌다. 주가가 낮아지면 증여 시 최대주주가 내야 할 증여세도 그만큼 낮아진다.

상속세 및 증여세법에 따르면, 증여세는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평가기준일 이전과 이후 각 2개월 동안의 최종 시세가액의 평균 가액을 산출해 적용한다. 즉 증여 기준일 전부터 주가가 낮았을 경우 증여세를 확 줄일 수 있는 셈이다. 코로나19 파장으로 주식 시장이 영향을 받았던 시기를 고려했을 때 현재 시점에 증여를 하는 게 이병무 회장 입장에서는 세금을 덜 낼 수 있는 방안이었던 셈이다.

아세아그룹 관계자는 "(오너 일가의) 지분 증여에 대한 배경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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