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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한진칼 지분 10%P 희석? 3자연합 대한항공 예의주시연쇄 유증시 지분 대결 판도 변화

유수진 기자공개 2020-04-20 19:51:35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0일 19: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이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할 경우 반(反)조원태 연합군의 한진칼 지분율이 기존보다 10%포인트(P) 가까이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진칼이 대한항공 지원을 위해 '최대치'로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실제 이뤄질 수 있는 시나리오다. 물론 여기에는 조건이 붙는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재무력이 탄탄한 우호세력을 확보한 상태여야만 현실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은 대한항공의 유상증자와 관련해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아직 유상증자 여부와 방식 등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일단 상황을 지켜본 뒤 윤곽이 나오면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주주연합은 지분 42.74%를 보유한 한진칼 최대주주다.

20일 금융투자업계와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5000억~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기 위해 주요 증권사들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아직 유상증자 규모와 방식, 실시 시점 등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대한항공 정관상 이사회 결의가 있는 경우 주주배정 외에도 발행주식총수의 30% 범위 내에서 일반공모와 제3자배정 유상증자도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대한항공이 일반공모가 아닌 주주배정이나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경우 한진칼 최대주주인 주주연합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대한항공 최대주주가 보통주 29.96%를 보유하고 있는 한진칼이기 때문이다. 한진칼은 최소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대한항공 살리기에 투입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주가하락이나 재무상태 훼손 등이 동반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한진칼에 여유자금이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현금성자산(별도 기준) 1892억원으로 혼자 힘으로 유상증자 참여가 어려운 수준이다. 최근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어 외부 차입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진칼이 대한항공 지원 자금을 마련하고자 유상증자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을 내놓는다.

이 경우 한진칼의 지배구조에 변화가 생기게 될 수 있다. 특히 ‘누구’를 상대로 '어떤 방식'의 유상증자를 실시하느냐에 따라 조 회장과 주주연합간 지분 대결 판도를 바꿔놓을 수 있다. 조 회장에게 기회가 되는 건 '우호세력'을 상대로 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다. 기본적으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면 기존 주주들의 지분율이 동등 비율로 감소하게 된다. 그 자리를 탄탄한 재무력을 갖춘 조 회장의 우호세력이 메운다면 단숨에 주주연합의 지분율을 뛰어넘게 될 수 있다.

한진칼 정관은 이사회 통과시 발행주식총수의 30%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현재 한진칼 이사회는 사실상 조 회장 측 인사들로 채워져 있어 별다른 장애물이 없을 전망이다. 현재 발행주식총수는 보통주 기준 5918만458주로 최대치의 유상증자를 결의하면 1775만1137주의 신주를 추가발행할 수 있다. 이 경우 전체 발행주식총수는 7693만1595주로 늘어난다.

이를 반영해 계산해보면 유상증자에 참여한 '우호세력'이 23.07%의 지분을 가져가게 된다. 동시에 현재 2529만1227주(42.74%)를 보유하고 있는 주주연합의 지분율은 32.87%로 10%포인트 가까이 낮아지게 된다. 주주연합 입장에서는 멀쩡히 눈뜨고 코 베이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셈이다.

이날 주주연합은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주주연합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유증을 하는지 안하는지, 하더라도 일반공모인지 대주주 3자배정 방식인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걸로 안다"며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무슨 대응이 있겠느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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