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현대ENG·GS건설, 해외 건축·인프라 힘싣는다 공종 다변화 사활…변방서 고도화 단계 진입

신민규 기자공개 2020-04-22 08:28:0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1일 13: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건설사의 해외사업 체질 개선에도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해외부문 매출에서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던 화공 플랜트 영역이 설 자리가 없어지자 건축·인프라 사업으로 저변을 넓혀나가는 추세다. 해외건축이나 인프라사업은 과거 변방의 영역으로 주목도가 낮았지만 첫 진출 이후 점차 고도화된 수주를 따내고 있어 기대가 커지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이달 캄보디아에서 대형 쇼핑센터와 주차시설을 신축하는 이온몰(AEON Mall) 3호점 공사를 수주했다. 수주규모는 2000억원으로 일본 최대 유통사가 2호점에 이어 추가 발주를 했다.

코로나19 이후 해외사업이 위축된 환경에서 건축사업본부가 일감을 따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플랜트사업본부가 해외 매출을 대부분 견인해왔다. 전체 사업부문 가운데 화공·전력·인프라사업의 해외 매출은 지난해 2조8659억원으로 전체의 42%를 웃돌았다. 건축·주택 부문에서 3000억원을 넘겼던 해외 매출은 비중으로 따지면 5%를 밑돌았다.


저유가 상황이 수년째 지속된 데 이어 최근 마이너스 유가까지 진입한 탓에 플랜트 사업은 입지가 크게 줄었다. 그간 발주처 재원 부족으로 인해 시공사가 금융조달을 제공하면서까지 수주를 따내왔지만 이제는 일감 자체가 없어진 환경에 처했다. 상대적으로 변방의 영역으로 평가받던 건축·주택·인프라 부문은 공종 다변화 차원에서 주목도가 상승하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캄보디아 진출은 10여년부터 시작했지만 2009년만 해도 관심권 밖이었다. 프놈펜타워 신축공사 이후 각종 도로정비, 개량공사 등으로 터를 잡은 끝에 발주처들의 신뢰를 얻어낼 수 있었다. 이번 수주 역시 중장기적인 현지화 전략이 통한 결과로 평가된다.

현대엔지니어링 관계자는 "이번 수주를 통해 동남아지역에서 화공, 발전 등 플랜트 시장뿐만 아니라 건축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공종 다변화로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대형 건설사 중에선 GS건설도 최근 대규모 해외수주를 따내 주목을 받았다. 이 역시 플랜트 부문이 아닌 변방의 영역으로 여겨지는 인프라 부문에서 나왔다.

GS건설은 이달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5500억원 규모의 철도종합시험선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기존 골프장 부지에 총 3개의 테스트 트랙을 설치해 차량, 신호, 통신 및 철도 용품을 사용 전 테스트할 수 있는 철도종합시험센터를 짓는 공사다.

GS건설의 전체 매출에서 해외 인프라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4%에 불과했다. 10조원의 매출 가운데 4000억원대 실적을 올렸다. 이번 싱가포르 수주금액이 인프라 부문의 한해 매출을 상회하는 셈이다. 플랜트 부문의 매출이 여전히 20%에 육박하긴 하지만 사업 다각화 측면에선 고무적인 부분이다.

특히 국내 선진기술을 이식했다는 점에서 단순 도급공사와는 질적으로 다른 우위를 점하고 있다. GS건설은 국내 처음으로 오송 철도종합시험선로 시공 경험을 보유했다. 당시 운용기관인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은 GS건설과 업무협약을 맺고 싱가포르 수주전에서도 도움을 보탰다.

인프라사업부문은 수년간 싱가포르에서 입지를 다져나가는 데에 공을 들였다. 싱가포르 지하철 다운타운라인 2호선 공사를 2009년 시작해 그동안 6건의 지하철 사업과 2건의 차량기지 사업, 1건의 지하차도 사업을 수주했다. 2016년에 수주한 빌딩형 차량기지 프로젝트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로 공사비가 2조원에 달했다.

시장에선 해외 플랜트 부문의 대안으로 건축, 인프라 등 다양한 부문의 수주를 찾는 노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플랜트 사업의 경우 미착공 현장을 감안해도 수주금액이 많을수록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건축, 인프라 부문의 경우 현지화 전략이 통할 때까지 공이 많이 들지만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위해 수주 확보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신민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