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대한항공 유증 예고, '정평 칼바람' 시간 번다 1분기 결산 후 강등 위기 탈피 여지…조달 효과 떠나 레이팅 액션 유보 무게

양정우 기자공개 2020-04-23 13:21:12

이 기사는 2020년 04월 22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한항공(BBB+↓)이 조 단위 유상증자를 검토하면서 신용평가사의 정기 평정 '칼바람'을 비껴갈 여지를 갖게 됐다. 그간 하향검토 와치리스트에 오른 터라 올해 1분기 실적 결산 이후 등급 강등 쪽으로 무게가 실려왔다.

유상증자 등 대형 조달 이벤트가 공식화되면 신용평가사는 등급 평정을 유보하는 방향으로 입장을 선회한다. 신용등급의 안정성을 감안해 딜이 종결될 때까지 레이팅 액션이 아닌 모니터링 모드에 들어간다. 대한항공이 유상증자의 공식 절차를 개시하면 정평 도마 위에서 등급이 떨어지는 급한 불을 끌 것으로 관측된다.

대한항공은 최근 대규모 유상증자를 내부 검토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공시했다. IB업계에선 1조원 수준의 유증을 앞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 1분기 직격탄 불가피…유증 발표시 정평 시즌 통과 '무게'

올들어 항공업계는 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았다. 글로벌 팬데믹(pandemic)으로 치달으면서 국제 여객 운송이 심각하게 차단되고 있다. 국내 1위 사업자 대한항공 역시 실적의 급격한 저하가 불가피하다. 전례없는 전염병 사태인 탓에 회복 시점과 반등 수준을 예단하기도 어렵다.

국내 항공 산업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부터 사업 여건이 악화 일로를 걸었다. 지난해부터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항공 화물 수요가 부진했고 해외 여객 수요도 성장세가 둔화됐다. 이 가운데 저비용항공사(LCC)가 론칭 릴레이를 벌이면서 경쟁 강도가 높아졌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라는 대형 악재가 터진 셈이다. 국내 신용평가사 3사는 올들어 모두 대한항공 등급을 하향검토 와치리스트에 올렸다. '부정적' 아웃룩보다 빠르게 등급을 낮출 수 있다는 경계 신호다.

문제는 현재 하향검토 와치리스트가 올해 1분기 실적을 반영한 조치가 아니라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1분기 수천억원 대의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평가업계는 1분기 결산 실적을 반영하는 정평 시즌에 맞춰 레이팅 액션에 나설 채비를 해왔다. 펀더멘털 훼손의 현실화를 확인하면 즉각 신용등급을 떨어뜨릴 기세였다.

하지만 때마침 조 단위 유상증자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대한항공은 신용도 방어의 최상책인 자본 확충을 단행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물론 1조원 수준으로 거론되는 유증 대금이 향후 대한항공의 크레딧 리스크를 얼마나 잠재울지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유상증자의 공식화는 눈앞에 닥친 정평 시즌을 무사통과하는 열쇠로 여겨진다. 신용평가사는 대규모 유증이나 인수합병(M&A) 등 사업과 재무 여력에 변화를 줄 이벤트가 발생하면 일단 관망 모드로 돌아선다. 대형 이벤트를 섣불리 속단하면 신용등급의 안정성이 훼손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유증 대금 납입과 M&A 본계약 체결 등 딜이 현실화 단계에 들어섰을 때 레이팅 액션에 나서고 있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은 1분기 결산 실적을 반영하는 정기 평정에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았다"며 "향후 유상증자를 공식 발표할 경우 일단 평정 유보 상태로 정평의 고비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크레딧 리스크 핵심, 퍼포먼스 트리거…1조 유증, 안정 궤도 '미지수'

신용평가업계에선 대한항공의 크레딧 리스크로 퍼포먼스 트리거(Performance Trigger)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간 항공운임채권을 토대로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이 기초자산의 회수에 난항을 겪을 위기에 처했기 때문이다.

ABS의 기초자산인 항공운임채권은 장래매출채권이다. 물론 담보성을 강화하고자 ABS 발행액은 기초자산으로 잡은 채권 규모보다 훨씬 적게 설정됐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대한항공의 충격이 워낙 크다. 매출액이 큰 폭으로 줄어들어 ABS의 원리금 상환 재원(기초자산 현금흐름)도 확보하기 녹록치 않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ABS의 잔액은 1조7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퍼포먼스 트리거가 현실화되면 조기 지급 사태까지 발생할 우려가 있다.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현금창출력이 위축된 만큼 기존 차입금에 대응한 것도 쉽지 않다. 여기에 현금흐름의 상당액을 ABS 차환에 투입하는 부담까지 짊어질 수 있는 셈이다.


대한항공의 ABS는 투자자 보호를 위한 통제 장치가 단계별로 마련돼 있다. 퍼포먼스 트리거에 근접할 경우 먼저 추가 신탁이나 신탁 계약 변경 등 보강 작업이 선행될 가능성이 있다. 퍼포먼스 트리거는 일반 회사채의 크로스 디폴트(Cross Default)와 다르게 개별 ABS로 리스크가 국한돼 있는 것도 위안거리다.

과거 대한항공의 크레딧 리스크는 주로 부채비율 관리에서 촉발돼 왔다. 매분기 부채비율이 1000%를 초과하면 기한이익상실 사유를 충족하는 회사채를 찍어왔기 때문이다. 그간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등으로 자본을 확충한 덕에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871.5%를 유지하고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