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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게임즈, '송재경 사단'에 753억 웃돈 엑스엘게임즈 2.4배 비싸게 인수…MMORPG 개발역량 대가

원충희 기자공개 2020-05-21 07:45:16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0일 08: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게임즈는 지난 2월 엑스엘게임즈를 인수하면서 753억원의 웃돈(영업권)을 얹어줬다. 완전자본잠식 회사였음에도 불구하고 '리니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송재경 대표를 비롯한 개발자들의 역량을 높이 평가했다. 웃돈은 사실상 '송재경 사단'의 가치인 셈이다.

20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게임즈는 1분기 중 엑스엘게임즈를 신규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이 회사는 지난 2월 1180억원을 들여 신주발행과 구주 취득을 통해 지분 52.97%를 인수한 곳이다. 앞서 2018년 8월 전략적 제휴 차원으로 투자한 100억원을 합치면 출자총액은 1280억원에 이른다.

과반의 지분 확보로 지배력을 획득한 만큼 자산재평가를 거쳐 1분기부터 연결재무제표에 반영됐다. 자산가치는 1148억원, 부채가치는 413억원으로 평가됐으며 이에 따른 순자산 공정가치(자산-부채)는 735억원이다. 여기에 카카오게임즈의 보유지분율을 대입하면 에쿼티밸류(Equity Value)는 527억원으로 계산된다.

에쿼티밸류는 기업인수에 지급한 대가(1280억원)보다 훨씬 적은 수준이다. 공정가치 대비 2.4배 비싸게 주고 샀다는 의미다. 총 인수대가와 에쿼티밸류의 차액인 753억원은 '영업권'으로 인식됐다.

영업권은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피인수기업이 보유한 초과이익창출력의 가치를 회계상으로 기재한 것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영업 노하우, 브랜드 인지도 등 장부상으로는 잡히지 않는 일종의 권리금 성격을 가진 무형자산이다. 기업인수로 지급한 대가가 피인수사의 순자산가치보다 많을 때 발생한다.

사실 엑스엘게임즈는 재무적 관점에서 보면 건전한 회사는 아니다. 지난해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247억원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다. 보통주자본금과 주식발행초과금을 합친 순자본은 455억원인 반면 결손금이 719억원에 이른다.

그럼에도 카카오게임즈가 기업가치를 2400억원 이상으로 평가하고 자회사로 품은 이유는 송재경 대표를 비롯한 엑스엘게임즈 개발자들의 역량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엑스엘게임즈는 대형 다중접속 온라인 롤플레잉게임(MMORPG)을 개발할 수 있는 국내 몇 안 되는 개발사로 꼽힌다.

일명 송재경 사단이라 불리는 엑스엘게임즈 개발팀은 '아키에이지'와 '달빛조각사' 등 대형 MMORPG를 잇달아 만든 경험을 갖고 있다. 송 대표 자신도 엔씨소프트의 대표 게임인 '리니지'의 초기개발을 전담해 '리니지의 아버지'로 불리는 스타개발자다. 그는 앞서 넥슨의 '바람의 나라' 개발에도 참여한 바 있다.

그동안 퍼블리싱(배급) 사업 등에 주력해왔던 카카오게임즈는 M&A를 통해 대형 MMORPG 개발력을 단번에 확보한 것이다. 기업공개(IPO)를 준비하던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선 새로운 돌파구이기도 하다. 753억원의 웃돈은 결국 송재경 사단으로 대변되는 엑스엘게임즈의 개발역량을 보고 지불한 대가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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