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5월 21일 07시3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가 한진칼 주식을 전량 매각해 지분관계를 끊었다. 대한항공과 사업제휴를 맺고 확보한 지분으로 인해 경영권 분쟁에 엮인 게 부담스러웠던 탓으로 보인다. 제휴 차원에서 지분 교환으로 얻은 SK텔레콤 주식은 여전히 보유하고 있지만 주가 하락으로 평가손실을 면치 못했다.카카오는 1분기 중 보유하고 있던 1.7% 가량의 한진칼 지분(약 100만주)을 전량 매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주식은 지난해 12월 대한항공과 체결한 업무협약(MOU)을 확고히 하는 차원에서 모회사(한진칼) 지분을 순차적으로 매수한 것이다.
양 사는 항공권 결제부터 콘텐츠, 엔터테인먼트, 커머스,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전 방위적인 상호협력 방안을 구체적으로 협의하려 했다.

하지만 한진그룹 경영권을 둘러싼 '남매의 난'이 불거지자 카카오가 보유한 한진칼 지분이 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당시 조원태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간의 지분 차이가 박빙이라 카카오 보유주식이 캐스팅보트로 부각됐다.
카카오는 조 회장의 백기사 역할은 물론 경영권 분쟁 자체에 개입할 의사가 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시장에선 카카오가 지난 3월 중 한진칼 주식을 모두 처분한 것도 괜한 구설수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조치로 보고 있다.
카카오의 2019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한진칼 지분의 공정가치는 245억원으로 측정됐다. 매각 시점은 경영권 분쟁으로 한진칼 주가가 한창 뜨고 있던 시절이라 처분이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매각이익은 이익잉여금으로 분류돼 손익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한편 전략적 제휴를 통해 확보한 SK텔레콤 지분 1.6%(126만6620주)의 경우 한진칼과 달리 여전히 보유 중이다. 카카오와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파트너십을 맺고 지분교환을 실시했다. 카카오는 SK텔레콤의 구주를 취득하고 SK텔레콤은 카카오의 발행신주 2.5%(217만7401주)를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인수했다.
SK텔레콤이 취득한 카카오 신주는 한국예탁결제원과 예탁계약(예탁일로부터 1년간 증권 인출 및 매각 금지)이 체결돼 있어 올 10월 이후에나 풀린다.
당시 카카오의 SK텔레콤 주식 매입가격은 주당 23만6851원, 공정가치로 측정한 장부가는 3014억원이었다. 그러나 작년 12월부터 하락세를 보이던 SK텔레콤의 주가가 올 3월 20일 최저점(16만4000원)을 찍으면서 카카오의 보유지분 가치도 떨어졌다. 1분기 보고서를 보면 SK텔레콤 주식의 장부가는 2242억원으로 측정됐다. 772억원 상당의 평가손실을 입은 셈이다.
다만 3월 이후부터 SK텔레콤 주가가 회복세를 보이며 21만원대로 상승한 터라 현재는 평가손실이 크게 줄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회계업계 관계자는 "통상 제휴를 통해 확보한 주식은 '기타포괄손익-공정가치 측정자산(FV-OCI)'으로 분류해 평소에는 기타포괄손익누계액으로 처리하다 팔면 이익잉여금으로 재분류된다"며 "둘 다 자본항목이라 당기손익에 끼치는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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