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5월 25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0년대 말, 학교 앞 PC방은 학창시절 단골 모임장소였다. 집에선 경험할 수 없는 '초고속 ADSL'과 시선을 가득 채우는 넓은 모니터 등은 놀이터이자 문화공간이었다. 특히 1998년 출시된 스타크래프트는 프로게이머와 프로게임단 등 신조어를 양산하며 한국 'E스포츠' 시장의 태동을 알렸다.스타크래프트를 개발한 미국 블리자드도 한국 게임산업 종사자와 게이머들의 기대와 존경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최근 블리자드에서 예전의 모습을 찾기는 쉽지 않다. 무엇보다 게임의 문제다. 2018년 중국 게임사와 협업해 개발한 '디아블로 이모탈'은 전세계 혹평을 받으며 출시가 불확실해졌다.
외적인 논란도 일었다. 지난해 홍콩 시위를 지지한 프로게이머를 징계하면서 중국 자본에 영향을 받는다는 의혹도 받았다. 블리자드의 모회사 액티비전 블리자드 주요 주주에는 텐센트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텐센트가 블리자드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없지만 시선이 곱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특히 전세계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을 거느린 중국은 막대한 자본을 앞세웠다. 중국 내 게임을 출시할 수 있는 권한인 '판호'를 무기로 자본 앞에 무릎을 꿇렸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1세대 게임사 액토즈소프트다. 액토즈소프트는 1996년 설립돼 한국과 중국 등에서 다양한 게임으로 인기를 모았다. 코스닥 시장에도 진출해 자본시장의 지원도 받았다. 하지만 2004년 중국 게임사에 인수되면서 논란의 대상이 됐다. 특히 위메이드와 10년 넘게 '미르의 전쟁 2' IP를 둘러싼 분쟁을 지속해 반감도 샀다.
최근에는 홍콩 자회사에 3년간 650억원을 지원하면서 자본 유출 논란까지 일었다. 액토즈소프트는 2017년 100% 자회사 액토즈소프트홍콩을 설립한 이래 네 차례 유상증자에 모두 참여했다. 해외 시장 개척 등이 목적이지만 카카오게임즈 등 2개사 투자 외에는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액토즈소프트홍콩은 매출 없이 순손실만 33억원을 기록했다. 또 2011년 1135억원에 인수한 아이덴티티게임즈는 지난달 302억원 팔아 '헐값 매각' 논란도 야기했다.
액토즈소프트는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3분의 1로 줄었다. 코로나19 등 대외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아쉬운 성적표다. 2018년 진출한 E스포츠 등 사업다각화가 큰 성과를 내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상황에서 홍콩 자회사 출자와 아이덴티티게임즈 매각 등은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왔다. 액토즈소프트는 구조조정과 해외 비즈니스 확대 목적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투자자들과 유저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액토즈소프트의 행보가 일각의 논란처럼 자본 유출이 아닌 경쟁력을 키우는 투자의 성과로 이어질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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