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pany Watch]삼영이엔씨, '오너 2세' 승계 둘러싼 소송전 돌입창업주 황원 회장 지분 두고 '남매' 갈등, CB발행 콜옵션 조항 논란도
조영갑 기자공개 2020-06-04 08:33:59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2일 0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해통신장비업체 '삼영이엔씨'가 회사 승계를 둘러싸고 소송 국면에 빠져들었다. 현 공동대표체계의 기반이 된 1년 전 주주총회 결정부터 신임 경영진의 전환사채(CB) 발행까지 무효소송이 잇따라 진행되면서 전선이 확장되고 있다.2일 업계에 따르면 삼영이엔씨는 지난달부터 두 건의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첫 번째는 5월 18일 주주인 황송무 씨가 제기한 소송이다. 황 씨는 황혜경·이선기 대표이사를 선임한 주총의 결의에 대해 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황혜경·이선기 대표는 창업주 황원 회장의 둘째 딸과 첫째 사위다. 지난해 3월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후 공동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주주 김경수 씨 외 10명이 지난 1월 21일 삼영이엔씨가 발행한 CB에 대해 무효소송을 제기했다. 기발행한 CB의 콜옵션 조항이 경영권 향배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게 이번 소송의 배경으로 꼽힌다.
업계에선 이번 소송의 배경에 창업주 지분 승계를 둘러싼 갈등이 있다고 입을 모은다. 올해 77세(1943년생)인 창업주 황 회장은 지난해 4월 건강상의 문제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하지만 황 회장이 보유한 지분 30.95%에 대한 증여 문제가 명확하게 교통정리 되지 않으면서 그간 경영에 참여했던 남매간 갈등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호탄은 지난 3월 열린 정기주주총회다. 이때까지 황재우, 황혜경, 이선기 등 3인 공동대표이사 체제를 유지했던 삼영이엔씨는 주총에서 황재우 전 대표가 사실상 배제되면서 황혜경·이선기 대표가 경영권을 장악했다. 표면상으로 정족수 부족에 의한 부결이지만, 업계에서는 그동안 황 회장의 후계자로 거론되던 황재우 전 대표에 대한 견제로 보고 있다.
장남 황재우 전 대표는 2004년 회사에 입사해 16년 넘게 부친 밑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주주 소송단 측 역시 황재우 전 대표를 지지하고 있다. 반면 황혜경 대표와 이선기 대표는 회사에 들어온 지 각각 5년과 6년가량 됐다. 2019년 말 기준 세 사람은 회사 주식을 단 1주도 갖지 못했다. 그러다가 최근 황혜경 대표와 이선기 대표가 각각 1.05%, 1.17%의 지분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3~4월 황재우 전 대표가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의 서막이 올랐다"며 "그동안 황 회장의 후계자로 지목돼 온 황재우 전 대표에 맞서 황혜경·이선기 대표가 공동전선을 구축한 형국"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2015년 황 회장과 혼인을 맺은 노은아 씨가 지분 3.52%를 확보하면서 승계의 셈법이 한층 복잡해졌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황재우 전 대표가 '고립무원'의 상황에 빠진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1월 발행한 CB 역시 경영권 승계의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삼영이엔씨는 1월17일 100억원 규모의 3자배정 CB(160만6167주)를 발행했다. BK조선업투자조합(70억원), 나우에이스파트너십펀드(30억원)이 참여했다. 눈에 띄는 점은 콜옵션 조항이다.
삼영이엔씨는 CB를 발행하면서 12개월 뒤인 2021년 1월 21일부터 콜옵션을 행사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특이한 점은 콜옵션을 행사할 경우 CB 물량의 60%를 이사회가 지정하는 제3자에게 매도해야 한다는 점이다.
현재 이사회는 황혜경·이선기 대표가 장악하고 있다. 조항대로 콜옵션을 행사하면 제3자는 발행가액의 70% 리픽싱 기준으로, 삼영이엔씨 지분 9.26%에서 12.41%까지 보유할 수 있다. 단숨에 2대 주주로 올라서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대표가) 10% 이상의 우호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면 만약 황재우 전 대표에게 지분이 증여된다고 하더라도 경영상 강력한 견제세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CB 무효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주주 소송단 측은 "적정성이 의심되는 CB의 발행을 취소하라"는 입장이다.
이에 삼영이엔씨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이라 입장을 밝히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회사는) 생산라인 증설, 원자재 구매 등 경영상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절차에 맞춰 전환사채를 발행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이스트소프트는 지금]'알집' 신화로 세운 종합 ICT그룹 '경고등 켜졌다'
- '사랑의열매' OCIO, NH증권 수성 여부 촉각
- 다올운용 라인업 확대 '총력'…해외재간접 펀드 출시
-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브이아이운용, 현대엘리 표대결서 이사회측 손들었다
- [스튜어드십코드 모니터]다올운용, 삼성전자 이사 후보 '리스크 관리 미흡'
- [성과연동 펀드판매 확산]당국 눈치보며 쉬쉬…법령해석 재확인후 '본격화' 조짐
- [동구바이오제약 신사업 전략]캐시카우만으론 역부족, 벌크업 기반 '오너 보증 차입'
- [LK삼양 뉴비기닝]그룹 오너 구본욱의 변신, 경쟁력 강화만 본다
- [루키 바이오텍 in market]김권 셀비온 대표"경쟁약 넘는 효능, 품목허가 꿈 도전"
- [Policy Radar]바이오시밀러 문턱 낮춘 유럽, 비용·경쟁 판이 바뀐다
조영갑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제이스코홀딩스 "필리핀 다나가트 광산 니켈 채굴 임박"
- 시노펙스, 대형 스마트 FPCB 모듈 공장 준공
- [thebell desk]코스닥 2세와 부의 대물림
- [Company Watch]에프에스티, EUV 펠리클 양산경쟁 액셀 밟는다
- [코스닥 MZ 리더가 온다]새 DNA 장착한 세대교체 기수 '앙팡 테리블'이 온다
- 율호,정부 핵심광물 공급망 확대 지원 선정
- [thebell interview]"OLED 소재 밸류체인 확장, 기업가치 제고 나선다"
- 가온브로드밴드, 말레이 네트워크 시장 '영향력 확대'
- [Red & Blue]'최고점' 필옵틱스, 글라스기판 새 기대주 등극
- 시노펙스, 탄소배출 줄이는 고도 정수시스템 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