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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 차등형 펀드 명암]상품 디테일·구조 '후순위 투자자'가 가른다②손실 커버율, 편입 자산 등 각양각색…자기자본에 오너·계열사·증권사 등 차별화

김시목 기자공개 2020-06-08 13:19:29

[편집자주]

국내 자산관리(WM) 시장에서 투자자 보호가 화두다. 헤지펀드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한때 '절대수익'으로 WM 시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지만 라임 사태 이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생존을 위협받고 있다. 헤지펀드들은 이른바 '손실 차등형 펀드'를 대안으로 내놓고 있다. 더벨은 이같은 구조의 펀드가 각광받는 배경과 그 현황, 위험요인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3일 07: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는 손익 차등형 펀드의 구조는 각양각색이다. 리테일 고객의 선순위와 후순위가 손익을 달리하는 기본 골격은 같다. 하지만 트랜치별 비중과 규모, 손실 보전 비율, 편입 자산 등 디테일에서 모두 다르다. 최근 일정 손실률에 도달하면 바로 청산하는 펀드도 나왔다.

후순위 투자자 면면은 디테일을 가르는 결정적 요인이다. 든든한 버팀목없는 운용사는 자기자본만으로 후순위 투자자로 나선다. 반대로 금융그룹 오너, 계열사는 물론 순수하게 네트워크로 쌓은 증권사 등 든든한 지원군을 확보한 곳은 투자매력을 높이는 구조가 가능하다. 물론 후순위 참여자들의 궁극적 방점은 리스크만큼의 수익 극대화다.

◇ 기본 뼈대 동일, 디테일 구조 '제각각'

4월을 기점으로 굵직한 운용사들은 속속 손익 차등형 펀드를 내놓고 있다. 라임자산운용과 알펜루트자산운용 등에서 불거진 환매 리스크에 코로나19가 가뜩이나 냉랭한 투자 심리를 더욱 위축시키면서 침체가 이어지면서다. 올해 계속 나오고 있는 손익차등형 펀드는 급격히 침체된 시장 기류를 돌파하기 위한 일종의 운용사 자구책이다.

펀드 출시 배경과 상품 골격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모두 코로나19로 자산가치가 크게 하락한 데서 출발한다. 투자를 망설이는 개인투자자(선순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별도 손실 보전을 내건 트랜치(후순위)를 구성했다. 리테일로 모집한 고객은 선순위, 상품 설계부터 참여를 확정한 기관은 후순위로 참여한다. 선순위 비중은 최소 70% 이상이다.

하지만 디테일에선 차별적이다. 차등형 펀드의 편입 자산부터 제각각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유가, 금, 리츠 등 저점에 도달한 자산들을 담아 안정성과 수익성을 높인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스카이워크자산운용 등은 메자닌을 비롯 프리IPO(상장전 지분투자) 등을 노린다. 유경PSG자산운용은 상장 주식 등을 핵심 종목으로 편입한다.


특히 후순위 투자자는 펀드 성격을 결정한다. 펀드 외형과 내실 면에서 가장 파격적인 곳은 모그룹을 업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이다. 타 운용사 10배에 가까운 설정액을 꾸렸다. 후순위는 손실 시 선순위의 30%까지로 손익 차등형 펀드 운용사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크다. 700억원을 넣은 고객 입장에선 200억원 손실까지 일정 부분 커버가 가능한 구조다.

운용사 자체 여력만으로 펀드를 준비한 곳들은 상대적으로 안정적 구조로 설계됐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유경PSG자산운용은 각각 후순위가 선순위를 방어하는 규모는 15%, 7% 수준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과거 고객 투자 펀드에 자기자본을 태우는 범위를 넘었다. 유경PSG자산운용은 7% 시 펀드를 바로 청산하는 로스컷을 포함했다.

업계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지난해 가장 먼저 손익 차등형 펀드를 선보인 스카이워크자산운용은 성공 경험을 토대로 동일 상품(15% 손실 보전)을 내놨다. 스카이워크자산운용은 모회사(화승인더스트리)와 신뢰가 두둑한 증권사 등을 우군으로 두면서 작은 외형에도 동급에서 쉽게 내놓을 수 없는 손익 차등현 펀드를 선제적으로 꾸려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기본 외형은 거의 동일한 구조지만 세부적인 내용은 모두 운용사 여건이나 후광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진다”며 “각기 시장 전망과 예측을 토대로 저점을 찍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편입자산을 고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본적으로 업계에서 입지를 탄탄하게 다졌거나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견조한 곳들 중심”이라고 덧붙였다.

◇ 후순위 면면 '차별화' 핵심

후순위 투자자의 면면은 손실 보전 비중과 설정액 규모 등 펀드를 다양하게 변화시킨 동력이다. 펀드 손실 시 일종의 안전장치 역할을 할 후순위 투자자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손익차등형 펀드의 외연을 확장시켰다. 사실 후순위란 배경만 있으면 탄탄한 운용사뿐만 아니라 중소형사 입장에서도 펀드 결성에 적극 나설 가능성은 높아진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이 펀드 외형을 대규모로 설정한 맥락도 이와 무관치 않다. 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 회장이 후순위에 참여한데 이어 한국투자저축은행, 한국투자증권 등이 총 300억원 안팎의 자금을 투자했다. 후순위 규모만 대형 헤지펀드 운용사 설정액에 버금갈 정도였다. 오너와 그룹 계열사들이 대거 동참하면서 선순위 모집에도 힘이 실렸다.

스카이워크자산운용은 자기자본과 모회사(화승인더스트리)의 후순위 참여에 더해 키움증권이란 중형 증권사를 섭외했다. 손익 차등형 펀드 설정 당시 NH투자증권에 이어 다시 한번 새로운 투자자를 유인했다. 자기자본, 오너와 계열사 등 직간접적으로 얽힌 참여자를 제외하면 스카이워크자산운용의 투자 안목과 편입 자산에 대한 신뢰에 가까웠다.

물론 타임폴리오자산운용과 유경PSG자산운용 앞선 두 곳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지만 모두 자기자본을 태운 점은 유의미했다. 지금까지 자기자본을 후순위가 아닌 선순위 일반투자자와 동일한 자격에 들어가는 경우는 많았지만 이 같은 사례는 흔치 않았다. 전문사모 운용사의 특성상 펀드 손실이 타격을 주는 것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이들 운용사들이 노리는 것은 수익 극대화다. 동일한 트랜치로 가져갈 경우 위험 부담은 낮지만 수익 실현 여지는 크지 않다. 반대로 선순위와 후순위로 나눠 리스크를 떠안으면 주가나 자산 가격 상승 시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손익차등 펀드 마케팅과 세일즈 당시 운용사들은 예외없이 ‘기록적 저점’이란 표현을 사용했다.

다른 시장 관계자는 “’‘기록적 저점’ 이란 말 자체가 운용사 내부 분석이긴 하지만 손실을 떠안을 수 있는 운용사 입장에선 나름의 자신감이고 기대심리가 반영된 것”이라며 “펀드 시장이 외면받고 불신이 커진 상황에서 일종의 돌파구로서 선택지였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1~2개월 지난 시점이 섣부를 수 있지만 다행스러운 지표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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