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국민은행, 외부전문가와 '소비자보호' 새판짠다 '소비자보호권익강화 자문위원회' 설치…금소법 제정 선제적 대응

이효범 기자공개 2020-06-10 08:12:05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9일 10: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금융 소비자 보호 정책을 강화하기 위해 은행권 최초로 공식적인 외부 자문단을 꾸렸다. 우선 과제 중 하나는 자문을 토대로 신상품 출시 과정에서 거쳐야 할 소비자 영향성 분석 프로세스를 한층 더 체계화하는 일이다. 자체적으로 만든 프로세스를 소비자 관점으로 개선해 객관성을 담보한다는 취지다.

외부자문단은 앞으로 은행 내 소비자 보호 정책 전반에 의견을 개진한다. 특히 자문단이 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안건을 자체적으로 선정해 논의함에 따라 은행 관점에서 짜여진 소비자 보호 정책의 개선도 요구할 수 있다. 외부 전문가들이 소비자 정책의 감시견제 기능도 일부 수행 가능한 셈이다.

◇신상품 출시, 소비자 영향성 분석 프로세스 개선

국민은행은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소비자보호권익강화 자문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한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자문위원회는 금융소비자의 권익 강화를 위한 행내 기구로, 외부전문위원 4명과 내부위원 1명으로 운영된다. 위원회는 매분기마다 정기적으로 개최된다.

내부위원은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인 명현식 상무다. 그는 은행 내 소비자보호본부를 이끈다. 이 본부는 소비자브랜드전략그룹 내 소비자보호부가 독립본부로 분리돼 만들어진 조직이다. 본부 내에는 소비자보호부와 금융사기대응 유닛(부서급) 등 2개 부서가 있다.

신설된 자문위원회의 핵심과제 중 하나는 신상품 출시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를 한층 더 강화하는 일이다. 소비자 영향성 분석 프로세스를 재검토해 이를 실현할 계획이다. 신상품에 대한 리스크 검토가 판매사 관점이라면, 소비자 영향성 분석은 신상품에 가입하는 소비자에게 미치는 리스크를 집중적으로 분석 및 전망하는 작업이다. 예컨데 해당상품이 소비자에게 판매되는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는 문구 살피는 것도 분석 범위에 포함된다.

소비자 영향성 분석은 올해부터 개정 시행된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에 포함됐다. 금융당국이 향후 모범규준의 주요 내용을 금융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안(금소법) 시행령 등 하위 규정으로 제정한다는 방침이라 소비자 영향 분석 등의 모범규준이 법제화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은행은 금융소비자보호 모범규준 개정 전에도 소비자보호부의 소비자 영향성 분석을 신상품 개발 및 출시 과정에 한 단계로 갖추고 있었다. 특히 소비자보호부의 검토 결과 소비자에게 악영향을 미친다고 판단할 경우, 극단적으로 신상품 출시를 할 수 없도록 했다.

다만 기존 소비자 영향성 분석 프로세스는 국민은행이 자체적으로 만들었다. 이번 모범규준 개정안에 소비자 영향성 분석이 포함되면서 국민은행은 은행 관점에서 만들어진 프로세스를 소비자 보호 관점 아래 한층 더 체계화 할 필요성을 인지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외부자문단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프로세스를 연내 새로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가령 기존에 소비자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분석하기 위해 체크해야 할 요소들을 은행 자체적으로 정했다면, 자문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해 체크할 요소들을 새로 구성한다. 이밖에 영향성을 분석하는 방법론에 대한 자문도 적극적으로 수용해 프로세스를 개선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신상품 출시 과정에서 소비자 보호가 시스템적으로 이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 5일 KB국민은행 여의도본점에서 열린 제1차 「소비자보호권익강화 자문위원회」에서 (왼쪽부터) 명현식 소비자보호본부 상무, 유현정 충북대학교 교수, 권대우 한양대학교 교수, 전경근 아주대학교 교수, 허인 KB국민은행장, 윤정식 소비자보호부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자문위, 논의 안건 직접 선정…'한발 빠른' 소비자보호 정책 구축

소비자보호권익강화 자문위원회가 국민은행의 소비자보호 정책을 좌우할 실질적인 권한을 쥔 건 아니다. 대신 자문위원회 소속 전문가들이 은행 입김과 무관하게 자율적으로 논의 안건을 선정한다. 국민은행도 자문위원회의 논의 결과를 소비자 보호 정책에 적극적으로 수용키로 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사실 국민은행 입장에서 외부 전문가들의 가감없는 의견개진은 부담일 수 있다. 때에 따라 감시와 견제 기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신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영향 검토 뿐만 아니라 소비자보호 제도 및 프로세스 전반에 대해 개선 의견 등 금융소비자 권익 강화를 위한 전반적인 부분에 대해 자문한다.

국민은행은 그러나 라임사태, 해외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등에서도 한발 비켜날 수 있었던 것도 그동안 강조해온 소비자 보호 정책 덕분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보호부에 신상품 출시를 거부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했고, 이를 통해 소비자 권익에 부합하지 않는 상품을 판매하지 않도록 거름망을 만들었다.

외부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회를 만든 것도 소비자 보호 정책을 기존보다 진화시켜야 한다는 판단이 깔렸다. 궁극적으로 금소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금소법을 내년부터 시행키로 하면서 앞으로 은행의 소비자 보호는 한층 더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금소법은 지난 3월 국회를 통과했고, 같은 달 국무회의에서 공포안을 의결했다. 공포 시점으로부터 1년 뒤인 내년 3월 시행된다.

외부자문단의 전문위원을 다방면의 학계인사로 꾸린 것도 이 때문이다. 국민은행은 소비자보호권익강화 자문위원회 초대 위원장으로 한국소비자학회 회장을 역임한 권대우 한양대학교 교수를 위촉했다. 또 한국소비문화학회 회장인 유현정 충북대학교 교수, 금융법 전문가인 전경근 아주대학교 교수, 노동법 전문가인 도재형 이화여자대학교 교수를 각각 위원으로 발탁했다. 이들은 금소법에 부합하는 내부 소비자 보호 정책을 마련하는데 조력자 역할을 할 전망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권 소비자 보호 영역에서 외부위원의 도움을 받는 사례는 있었지만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위원회를 구성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외부 전문가들이 내부 정책에 관여한다는 점 때문에 시행하기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내년 금소법이 시행되는 등 금융환경이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법 제정에 앞서 소비자 권익을 강화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