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속 외화환산이익 덕 본 화천기공 [Company Watch]영업익 감소 불구 순익 전년 수준 유지, 1분기 환율 급등 영향
김성진 기자공개 2020-06-18 09:10:54
이 기사는 2020년 06월 17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작기계를 주로 만드는 화천기공의 올해 1분기 실적 악화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었다. 마더머신(Mother Machine)이라 불리는 공작기계는 각종 '기계를 만드는 기계'로 제조업황에 따라 수요가 변화하기 때문이다. 지난 몇 년 간 미중 무역분쟁에 따라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는 실적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기에 충분했다.그러나 화천기공은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전년 동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기타이익 부분에서 큰 이익이 발생한 덕분이다. 특히 외화환산손에서 24억원가량의 이익이 난 것이 주효했다.
화천기공은 최근 올해 1분기 매출액 440억원, 영업이익 13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13.3% 줄어드는 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61.8%나 감소했다. 1분기 보고서 제출 기한은 규정상 5월 15일까지지만 화천기공은 코로나19로 회계결산을 마무리하지 못해 6월 15일까지 분기보고서 제출 기한을 연장했다.
실적 감소는 당초 화천기공이 분기보고서 제출 기한 연장을 신청했을 당시부터 예상됐다. 코로나19로 인도 및 싱가포르에 '봉쇄조치(락다운·Lockdown)'가 내려져 화천기공의 현지 공장 가동이 중단됐었기 때문이었다. 외부로부터 출입이 완전히 차단돼 회계 감사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공작기계 산업 불황은 국내 각종 통계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설비투자지수는 2019년 12월 전월 대비 7.9% 증가한 114.8을 기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과 함께 1월에는 107로 떨어졌고 이로 인한 공포가 극에 달했던 2월에는 102.3으로 하락했다.
국내 기계수주금액도 2019년 12월에는 4조3500억원을 기록했으나 올 2월에는 2조8900억원으로 감소했다. 3월 들어 3조6600억원으로 회복했지만 4월 3조900억원으로 재차 줄어들었다.
다만 화천기공은 불황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순손익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기록했다. 기타이익 부분에서 큰 규모의 이익을 거뒀기 때문이다. 화천기공은 올해 1분기 33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는데 기타손익에서만 29억원의 이익이 발생했다.
구체적인 기타손익은 연결재무제표 주석 내 '30. 기타수익과 기타비용'에서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기타수익의 세부내역을 보면 외화환산 항목에서 대규모 이익이 발생한 것이 눈에 띈다. 올해 1분기 화천기공이 외화환산을 통해 거둔 이익은 23억9000만원으로 전분기 3억8000만원과 비교해 6배나 넘게 늘어났다.
물론 외화환산이익이 늘어났다고 해서 현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외화환산손익은 아직 원화로 회수하지 않은 화폐성 외화자산과 부채를 평가해 놓은 장부상 평가손익이다. 원화가 강세를 보이면 외화를 환산했을때 장부상 부채 및 자산의 가치가 커지지만 원화가 약세를 보일 경우 부채 및 자산의 가치가 작아진다.
화천기공의 경우 달러화(USD), 유로화(EUR), 싱가포르달러화(SGD), 엔화(JPY)를 주로 취급한다. 해당 외화들의 환율이 10% 상승할 경우 40억원의 이익이 발생하며 반대로 10%가 떨어진다면 40억원의 손실이 발생하는 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조업 경기가 2015년 이후부터 계속 악화함에 따라 업체들이 신규 설비투자에 보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올 초 코로나 사태까지 터지며 공작기계 업체들의 수주가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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