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케미칼, 공모채 1조 수요…AA+ 발행사 저력 [Deal Story]3·5년물 마이너스 가산금리…수익성 악화, 그룹 신용도 하락 리스크 극복
강철 기자공개 2020-07-23 13:24:07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2일 07시1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년 3개월만에 공모채 발행을 재개한 롯데케미칼이 1조원이 넘는 수요를 모았다. 수익성 저하와 그룹 신용도 하락 가능성이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모집액의 5배가 넘는 주문을 모으며 AA+ 발행사의 위엄을 과시했다.3년물과 5년물 모두 개별 민평 수익률 대비 언더(under)에서 모집액 목표를 채웠다. 올해 2분기 들어 공모채를 발행한 AA+ 기업 중에 마이너스 가산금리를 확정한 곳은 롯데케미칼이 유일하다.
◇2000억 모집에 1조 몰려
롯데케미칼은 21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56회차 공모채의 수요예측을 실시했다. 모집액 2000억원을 3년물 1500억원, 5년물 500억원으로 나눠 수요를 조사했다. KB증권,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가 대표 주관을 맡았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번 공모채의 신용등급과 전망을 'AA+, 안정적'으로 평가했다. 수익성 저하, 롯데그룹 크레딧 하락 가능성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AA+를 유지하면서 목표액 모집은 문제없이 달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요예측은 예상대로 흥행했다. 모집액의 5배가 넘는 1조100억원의 매수 주문이 들어왔다. 트랜치별로 3년물에 6600억원, 5년물에 3500억원의 수요가 몰렸다. 국민연금, 우정사업본부, 중앙회, 은행, 보험사, 자산운용사 등 다수의 기관이 앞다퉈 인수 의사를 나타내며 경쟁률을 높였다. 최종 경쟁률은 5.05대 1을 기록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유가 하락, 마진 감소, 대산공장 화재, 그룹 계열사 유동성 경색 등의 리스크가 불거진 상황에서 1조원이 넘는 수요를 모은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라며 "회사채 발행이 뜸한 비수기에 전략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것이 대규모 오버부킹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AA+ 발행사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가산금리
롯데케미칼은 이번 공모채의 희망 가산금리 밴드를 3년물 '-0.40~+0.40%', 5년물 '-0.40~+0.50%'로 넉넉하게 제시했다. 호의적이지 않은 시장 분위기를 감안해 투자자에게 이자율 메리트를 제공했다. 지난해 4월 55회차 3·5·10년물 발행 당시 제시한 가산금리 밴드는 '-0.15~+015%'였다.
이 같은 금리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우량 크레딧물인 AA+ 회사채를 담고자하는 몇몇 기관은 마이너스 가산금리 구간에서 대거 주문을 냈다. 그 결과 3년물은 -0.01% 구간에서 목표액 1500억원을 모았다. 5년물도 -0.02%에서 500억원을 채웠다.
롯데케미칼과 주관사단은 모집액을 초과하는 주문이 들어올 경우 발행액을 최대 3000억원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대규모 오버부킹이 이뤄진 점을 감안할 때 증액을 단행해도 3·5년물 모두 한 자릿수 플러스 가산금리를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15일 기준 롯데케미칼의 민평 수익률은 3년물 1.413%, 5년물 1.636%다. 이를 감안할 때 확정 이자율은 3년물 1.4~1.44%, 5년물 1.61~1.64%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관계자는 "3년물 -1bp와 5년물 -2bp는 최근 시장에서 유통되는 AA+ 회사채의 국고채 스프레드와 비교해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다"며 "업종과 그룹 디스카운트를 감안하면 나름 선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 2분기 이후 수요예측을 실시한 AA+ 발행사 가운데 마이너스 가산금리 구간에서 모집액을 충족한 곳은 롯데케미칼이 유일하다. SK에너지, ㈜SK,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 삼천리는 모두 플러스 가산금리로 발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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