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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그룹 지주사 전환]예견된 물적분할, '1석 3조' 효과 노린다①한국제지 분리, 지주비율 충족…지배력·사업 독립성 강화

박창현 기자공개 2020-08-24 08:06:41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9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성그룹이 시장의 예상 그대로 지주회사 전환 수순을 밟는다. 한 달 전 합병한 해성산업을 그대로 분리해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성립 요건을 충족시킬 예정이다. 지주사 전환시 제지와 산업용품, 반도체 등 각 사업 부문별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지주사의 자회사 지분 확보 과정에서 단재완 회장 등 지배주주의 지배력 또한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해성산업은 최근 제지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법인 '한국제지'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했다. 주주총회 예정일은 다음달 29일이며, 분할기일은 11월 1일이다. 분할 목적은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로 전환해 경영 효율성과 투명성을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시장에서는 올 초 그룹 핵심 계열사인 '해성산업'과 '한국제지'가 합병에 나섰을 때부터 다음 수순으로 물적분할을 예견했다. 당시 해성그룹은 두 기업을 한 몸으로 합쳐 흩어져 있던 계열사 지분을 한 곳으로 모았다.

합병 절차가 완료된 지 한 달만에 해성그룹은 다시 해성산업에서 제지 사업만 따로 떼어내 별도법인 '한국제지'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원점으로 돌아온 것처럼 보이지만, 이 모든 것이 지주사 전환을 위한 과정이었다.


당장 한국제지가 갖고 있던 핵심 계열사 지분들이 해성산업으로 모이면서, 그룹 컨트롤타워 토대가 구축했다. 대표적으로 한국팩키지와 계양전기, 해성디에스, 세하, 해성팩키지, HK특수지상사 지분이 결집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여기에 이번 물적분할로 해성산업은 지주사 전환 첫 관문인 지주비율(자산총액 대비 자회사 주식가액 합계액의 비율) 요건을 충족시킬 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지주사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주비율이 50%를 넘어야 한다.

분할 후 해성산업의 자산 총액은 7717억원 수준이다. 분할 신설법인 한국제지는 비상장사인 만큼 주식 가액이 순자산과 연동될 가능성이 높다. 현재 신설법인의 순자산은 3964억원으로 책정돼 있다. 다른 계열사 지분 가치를 굳이 적용하지 않더라도 해성산업은 이미 한국제지만으로 지주비율 요건이 충족된다.

한국제지 물적분할로 해성그룹의 사업 부문별 독립 경영 의지도 엿볼 수 있다. 해성그룹은 지주사 전환을 통해 산업별 전문화를 제고하고, 특화된 의사 결정 체제를 확립해 책임 경영 시스템을 확립할 방침이다.

실제 해성그룹은 제지(한국제지, 세하, 원창포장공업)와 산업용품(계양전기), 반도체(해성디에스) 등 전혀 다른 사업군이 모여 있다. 컨트롤타워가 구축되면 산업별로 특화된 전략 수립이 가능하고, 더 나아가 중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M&A를 포함한 신규 사업 검토와 투자가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지주사 전환 절차가 진행됨에 따라 지배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자회사 지분 확보가 필수적이다. 상장 자회사는 최소 20%, 비상장 자회사는 40%의 지분을 확보해야만 한다.

해성산업은 주요 계열사 가운데 계양전기(18%)와 해성디에스(8%) 지배력이 약하다. 공교롭게 두 계열사 모두 단재완 회장과 장남 단우영 부회장, 차남 단우준 사장 등 오너 일가 지분율이 높다. 따라서 향후 이들 계열사 지분을 공개매수한 후 그 대가로 해성산업 주식을 지급하는 '주식 맞교환' 절차가 진행되면, 오너일가의 지배력이 극대화될 수밖에 없다. 지주사 신주를 지배주주 측이 독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해성그룹이 지주사로 전환하는 데 있어 한국제지 흡수합병과 물적분할이 첫 단추가 되고 있다"며 "물적분할이 완료되면 다시 추가로 자회사 지분율 규제와 계열사 주식 소유 제한 등 행위제한 요건 충족을 위해 후속 절차가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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