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해성산업 한국제지 합병]'합병비율 1.66'의 함의…오너家, 최적 타이밍 잡았다⑤'2.2→1.8→1.6' 비율 하락, 해성산업 상대적 가치 높아 '희석' 상쇄

박창현 기자공개 2020-04-20 08:16:51

이 기사는 2020년 04월 16일 14: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성산업과 한국제지 합병 과정에서 산출된 합병비율은 '1.666146'이다. 해성산업이 한국제지를 흡수합병하는 구조인 탓에, 합병비율은 곧 한국제지 1주당 해성산업 신주 1.666146주를 지급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합병 해성산업은 향후 해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맡는다. 합병비율은 지주사의 지배구조 재편 구도를 결정짓는 핵심 '키'가 될 전망이다. 합병비율에 따라 지분 구도가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합병비율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는 이유다.

해성산업과 한국제지 모두 단재완 회장과 장남 단우영 부회장, 차남 단우준 사장 등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자들이 최대주주 자리를 꿰차고 있다. 다만 회사별로 지배력 차이는 존재한다.


해성산업의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63%에 육박한다. 단 회장이 30%가 넘는 지분을 갖고 있고, 두 아들도 각각 15%씩의 지배력을 확보하고 있다. 이에 반해 한국제지는 특수관계자 지분율이 32%에 불과하다. 계열사 보유분과 자기주식까지 합쳐야 40%가 조금 넘는다.

지배주주 입장에서 지분율이 더 높은 기업을 합병 존속법인으로 두고, 다른 계열사를 합치는 편이 더 유리하다. 지분율 방어가 보다 용이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배력 우위 계열사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높을 때 합병을 단행하는 것이 필요하다. 합병에 대한 대가로 지급해야 할 주식 수가 그만큼 적어지고, 이는 결과적으로 지배주주의 지배력 희석을 막는 최고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어서다.

공교롭게 해성그룹은 이 두 가지 조건에 모두 맞춰 계열사 합병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먼저 단 회장 측 지분율이 더 높은 해성산업을 합병 후 존속법인으로 남고, 한국제지는 합병 후 사라지는 소멸법인으로 낙점됐다.

합병 시점도 시의적절하다. 3년 전만 해도 해성산업과 한국제지 간 주가 차이는 2배 이상 벌어졌다. 당시 한국제지는 주당 가치가 3만원을 넘어선 반면 해성산업 주가는 1만3000원 안팎을 오갔다. 이때 주가를 적용해보면 합병비율은 '2.278'에 이른다. 합병 대가로 지급해야 할 신주 수도 그만큼 많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후 제지 수요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국제지 주가는 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에 반해 해성산업은 안정적인 부동산 임대업을 영위하고 있는 덕분에 큰 변동 폭 없이 일정 주가 수준을 유지했다. 그 결과, 1년 전 드디어 합병 비율이 '1.6' 대로 떨어졌다.

통상 상장사 합병 거래는 최소 3개월 전부터 기본 골격을 만들고 실무 절차를 진행한다. 3개월 전 주가를 기준으로 산출된 합병비율도 딱 '1.666'이었다. 이후 코로나19 사태로 코스닥 시장이 폭락했지만 상대적 가치 비교 지표인 합병비율은 목표 수준을 유지했다. 이렇게 불확실한 장세 속에서도 합병 거래를 추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셈이다.

최적의 합병 구조와 타이밍을 잡으면서 실제 지분율 희석 리스크 또한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전망된다. 단 회장 등 특수관계자들은 합병 후 해성산업 지분율을 최소 52% 이상 확보할 수 있는 구도를 만들었다. 여기에 합병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주식까지 자기주식으로 편입할 계획이어서 의결권 기준의 실질 지배력은 60%를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해성산업 관계자는 "합병 시점을 특정한 것이 아니라 계획에 맞춰 일정을 진행하다 보니 이달 들어 거래를 단행하게 됐다"며 "합병 후 해성산업은 투자 컨트롤타워로서 큰 그림을 그리는 역할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