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루코, 중간지주사로 '2세 경영' 힘 싣나 박도봉 회장 장녀, 주력 계열사 대표 올라…승계 밑그림 관측
김형락 기자공개 2020-08-28 08:12:35
이 기사는 2020년 08월 26일 09시5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루미늄 압출 제품 생산기업 알루코가 '오너 2세'를 주축으로 중간지주사 체제를 정비했다. 박도봉 알루코 그룹 회장의 장녀가 주력 계열사를 거느린 중간지배기업 대표이사를 맡았다. 박 회장은 계열사 경영진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고 있다. 박 회장이 중간지주사 재편과 함께 그룹 차기 승계 구도 구상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제기된다.26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 알루코는 지난 18일 국내 법인 '알루아시아(중간지배기업)'가 베트남 현지법인과 유럽 현지법인을 통솔하도록 계열사를 재편했다. 알루코그룹은 홍콩소재 계열사 'Aluasia Limited(이하 Aluasia)'를 알루아시아 100% 자회사로 만들었다. 알루코와 알루텍(계열사) 등이 출자해 알루아시아 지분율을 각각 45.68%, 47.95%씩 나눠 가졌다.

박 회장은 주요 계열사 경영을 전문 경영인과 형제·자녀에게 고루 맡기고 있다. 박 회장은 2007년 10월 알루코 대표이사직을 내려놨다. 알루코를 총괄하는 회장직(등기임원)만 유지하고 있다.
이처럼 박 회장이 경영 분담에 나서면서 업계 안팎에선 그룹 경영권을 이어받을 차기 주자에 관심이 쏠린다. 다만 알루코그룹은 1960년생인 박 회장의 경영 승계를 논하기 이르다는 입장이다. 알루코 관계자는 "박 회장이 아직 젊기 때문에 현재 2세 경영수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업계에선 이번 중간지주사 개편에서 박 회장의 승계 구상을 엿볼 수 있다는 평가다. 중간지배기업 경영진 구성을 보면 '형제승계'보다 '자녀승계'에 무게가 실리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그룹 주력 생산거점인 베트남 현지법인들을 관리하는 중간지배기업 경영을 첫째 딸 박세라 알루코 상무에게 맡겼다. 박 상무는 올해부터 알루코 전체 매출 절반(2019년 손자회사 연결기준 Aluasia 매출액 2240억원)을 책임지는 핵심 계열사 '알루아시아'를 이끈다. 박 상무가 상대적으로 경영 성과를 입증하기 수월한 곳의 대표이사를 맡은 셈이다.
박 상무는 1987년생으로 올해, 만 33세다. 2019년 8월 알루코에 상무(비등기임원)로 입사해 미주사업본부장으로 일하고 있다.
알루코의 또 다른 중간지배기업인 현대알루미늄 대표이사는 박 회장의 남동생 박준영 케이피티유 대표이사가 겸임하고 있다. 현대알루미늄은 지난해 알루코 전체 매출액 27%(1219억원)를 담당했다. Aluasia보다 매출비중이 작다. 알루코 최대주주인 금속 표면처리 기업 케이피티유 매출액도 243억원 수준이다.
알루코 지분율도 박 상무(2.85%)가 앞선다. 박 회장의 남동생인 박석봉 전 알루코 대표이사와 박준영 대표이사 모두 알루코 지분율은 0.63%다. 승계 구도 결정권은 알루코 지분율 10.42%를 가진 박 회장이 쥐고 있는 셈이다.
박 회장은 알루코를 자산총계 7597억원 규모 그룹사로 일군 창업주다. 1988년 창업한 금형 열처리 기업 장안열처리(현 케이피티유)가 그룹 출발점이다. 이후 굵직한 인수·합병(M&A)으로 계열사를 늘려가며 사세를 키웠다.
2002년 정리절차를 진행 중이던 동양강철(현 알루코)를 인수해 도약 발판을 마련했다. 케이피티유와 박 회장이 각각 61억원, 54억원 투입해 경영권을 손에 넣었다.
박 회장을 정점으로 하는 그룹 지배구조도 완성했다. 박 회장이 최대주주(2019년 말 기준 우선주 포함 지분율 37.89%)로 있던 알루텍(비상장)을 활용해 지배력을 보강했다. 2009년 6월 알루텍은 160억원 규모 알루코 38회차 전환사채(CB)를 인수한 뒤, 2010년 12월 알루코 보통주 854만4576주(당시 지분율 15.21%)로 전환했다.
2015년에 케이피티유 최대주주 자리를 알루텍에 넘겼다. 알루텍은 박 회장이 보유 중인 케이피티유 주식 255만1920주(당시 지분율 50.43%)를 243억원(주당 9530원)에 매입했다.
박 회장이 가진 알루텍 지분도 향후 승계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남아있다. 알루텍은 지난해 감사보고서에서 박 회장이 보유한 지분만 공시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Market Watch]DN솔루션즈 이어 롯데글로벌까지, 대형 IPO '휘청'
- [롯데글로벌로지스 IPO]흥행 실패 우려, 결국 상장 철회로 귀결
- [AACR 2025]제이인츠 'JIN-001', 독성 최소화한 '저농도' 효능 입증
- [Financial Index/SK그룹]주가상승률 50% 상회, SK스퀘어 'TSR' 그룹내 최고
- 금호타이어, 분기 '최대 매출'…영업이익은 '주춤'
- 유지한 SKC CFO "트럼프 관세, 위기보다 기회"
- [i-point]신테카바이오, 'K-BioX 글로벌 SUMMIT 6' 참여
- 간추려진 대명소노그룹 선택지, '티웨이'에 집중
- [감액배당 리포트]제주항공, 신속한 885억 감액…배당은 못했다
- [중간지주 배당수익 분석]세아베스틸지주, 배당수익 3배 급증...분할회사도 첫 기여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자사주 리포트]두산, 3분의 1만 소각하는 이유는
- [자사주 리포트]크래프톤, 올해 최대 처분 물량은 0.2%
- [자사주 리포트]DB손해보험, 매각 계획 접었다…지속 보유도 염두
- 증권신고서 정정의 나비 효과
- [자사주 리포트]셀트리온, 네 가지 활용 방안 제시
- [자사주 리포트]롯데지주, 3000억 규모 매각…지배력 강화 포석
- [Board Change]현대백화점그룹, 사추위·보상위서 사내이사 제외
- [그레이존 이사회 점검]세방전지, 기타비상무이사 출석률 높일까
- [주총 안건 리뷰]우양, 오너가 이사 선임 부결 이유는
- [주총 안건 리뷰]크리스에프앤씨, 세무 전문가 셋으로 늘리지 못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