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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보안SW 돋보기]지니언스, '자사주 전략' 악수 되나②특관자 스톡옵션 교부에 활용, 투자 재원 상충 '우려'

방글아 기자공개 2020-09-04 08:13:42

[편집자주]

'한국형 뉴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디지털 뉴딜 정책이 윤곽을 드러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2025년까지 58조원을 투자해 디지털 대전환에 나선다. 금융권도 정부 정책에 호응하면서 속도감 있는 산업 간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할 기술에 주목하면서 그 중추가 될 보안 문제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코스닥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보안 소프트웨어(SW) 업체의 사업전략과 재무 현황, 지배구조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1일 10: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트워크 접근제어(NAC) 전문기업 '지니언스'가 코스닥 상장 이후 경영권 안정화를 위한 셈법으로 자기주식을 활용하고 있다. 상장에 앞서 두고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자 지분이 될 임원에게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대거 부여하고, 행사 시 신주 발행 대신 자사주로 교부하고 있다.

상장 첫해부터 시작된 이 같은 전략은 지니언스의 경영권리스크를 낮추고 성장 자신감의 시그널로 분석됐다. 그간 견조한 성장세 덕에 긍정적 요소로 부각됐지만 근래 들어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투자·재무활동과 맞물려 유동성이 소진된 데다 올해 실적이 적자로 전환되면서 자원 배분의 적절성을 놓고 우려가 제기된다.


지니언스는 성균관대 정보공학과 출신 이동범 대표가 2005년 설립해 2017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기업이다. NAC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유지하며 꾸준히 성장했고, 최근 신시장인 EDR(Endpoint Detection and Response) 분야에서 국내외 입지를 쌓기 위한 연구개발(R&D), 투자활동 등을 강화하고 있다.

이 같은 투자 여파로 지니언스는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적자 성적표를 제출했다. 6%대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원가와 판매관리비 증가로 9억원가량의 영업적자를 냈다. 지니언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EDR 시장 선점을 위해 일시적으로 수익성 악화를 수반한 투자를 감수한다는 입장이지만, 이는 자사주 대량 매입 정책과 맞물려 유동성을 악화시키고 있다.

지니언스는 2017~2019년 임직원들의 스톡옵션 행사 시 교부 목적으로 59억원가량을 들여 자사주 60만주를 취득했다. 이어 지난 3월 주가관리 목적으로 20억원 규모의 추가 자사주 취득 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이달 말까지 순차적인 매입에 나서고 있다.

초기에 매입한 자사주 대부분은 스톡옵션 교부에 쓰였다. 상장 직전 연도인 2016년 3월 강한서·김준형·정순녀·이민상 이사 등 4명 등기이사에 부여한 스톡옵션 행사에 대비해 60만주를 취득한 뒤 2차례 걸쳐 총 12만5092주를 교부했다. 하지만 여전히 41만여주가 미행사 스톡옵션으로 남아 있는 상태다.

이에 대비한 자사주는 넉넉히 보유하고 있다. 현재 발행주식 총수의 8.8%에 해당하는 83만4995주를 자사주로 확보했다. 올해 36만여주를 추가로 사들이고 일부를 쓴 결과다. 교부할 분량 외 자사주는 창업주 이 대표의 경영권 안전판 역할을 할 전망이다. 자사주 매입을 예고하면서 소각 계획을 밝히지 않았고 이 대표의 보유 지분율이 30% 수준에 머물고 있는 탓이다. 특히 이 대표의 지분 중 34만여주가 대출 담보로 잡혀 있다.

이 대표는 상장 과정 공모로 희석된 지분율을 회복하기 위해 꾸준히 주식을 매입했다. 이로 인해 상장 직후 28.95%였던 지분율은 현재 30.32%로 올랐다. 상장 전 이 대표의 지분율이 34.91%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 부분 회복한 셈이다.

문제는 최근 수익성 악화와 맞물려 자사주 전략을 재조정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자사주 매입은 직접적인 회사 수익과 연결되지 않은 만큼 투자 재원과 상충관계에 놓여 있다. 올해 신탁 계약금까지 전액 소진될 경우 지니언스는 4년 동안 총 79억원을 자사주 취득에 쓴 셈이다. 이는 같은 기간 누적된 이익잉여금(89억원)의 90%에 육박한다.

흑자 경영을 유지할 경우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근래 들어 수익성 악화 속 재무상 부정적 시그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지니언스는 설립 이래 15년 연속 흑자와 상장에 따른 자금 유입에도 상장을 전후해 보합 수준의 재무구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말 유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들이 일제히 상장 전 수준으로 회귀했다.

지니언스는 올해 상반기 말 기준 부채 80억원, 자산총계 40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무차입경영이 비교적 흔한 소프트웨어업계의 특성을 고려하면 뛰어난 수준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핵심성과지표(KPI)별로 살펴보면 성장성과 안정성이 우수하지만 수익성과 유동성은 다소 악화된 모습이다.

특히 상장 전 452.2%에서 상장 직후 664.3%까지 치솟았던 유동비율은 지난해 말 433.6%로 하락했다. 유동부채비율도 같은 기간 24.8%에서 12.6%로 하락했으나 다시 19.0% 수준으로 상승했다.

수익성 악화도 지속되고 있다. 2015년 20%를 넘어섰던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9.2%로 집계됐다. 올해 상반기 적자로 전환하면서 마이너스(-)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영업과 직결되는 활동을 통한 현금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EBITDA마진율도 같은 기간 24.3%에서 12.0%로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지니언스 측은 최근 집중적인 투자로 인한 일시적인 수익성 악화로 볼 수 있는 만큼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올해 말까지 매출 성장으로 지난해 수준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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