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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경영분석]초격차 전략 SBI vs 속도 조절 OK, 벌어진 자산순위중금리·기업대출 팽창 차이, 리스크관리 방식 다른 영향

이장준 기자공개 2020-09-02 07:48:5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1일 09: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업계 1·2위인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의 격차가 더 벌어졌다. 지난해까지 바짝 뒤를 쫓던 OK저축은행은 올 들어 대출자산 증가 '속도 조절'에 들어간 것으로 분석된다. SBI저축은행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압도적 1위 입지를 굳혔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SBI저축은행의 6월 말 기준 총자산은 10조2112억원을 기록했다. 직전 분기 9조3246억원보다 9.5% 증가한 수준이다. OK저축은행의 총자산은 6월 말 기준 7조6100억원이었다. 3개월 새 4.2% 늘어났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두 저축은행 간 격차는 좁혀지는 추세였다. 지난해 6월 양사의 총자산 차이는 2조1701억원이었으나 12월에는 1조4699억원까지 줄어들었다.

올 들어서는 SBI저축은행의 성장세가 더 가팔라졌고 OK저축은행은 되레 주춤한 양상이다. SBI저축은행의 총자산이 1조5000억원 넘게 늘어나는 동안 OK저축은행은 4000억원이 채 증가하지 않았다.

*굵은 글씨는 결산 기준 순이익

대출금만 놓고 보면 격차가 더 뚜렷하다. SBI저축은행의 6월 말 대출금은 8조6581억원으로 1년 전 6조6414억원보다 2조원 넘게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OK저축은행의 대출금은 1조원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OK금융그룹이 대부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의외라는 평가가 나온다. OK금융은 앞서 2014년 대부업을 정리하는 조건으로 OK저축은행을 인수했다. 이에 따라 대부 자산을 저축은행으로 일부 대환하며 리테일 자산을 빠르게 키워왔다.

다만 코로나19 시국 속에서 대출 성장에 어느 정도 제동을 건 것으로 분석된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에는 리스크관리에 방점을 맞춘 경영 전략을 펼치고 있다"며 "대출자산 증가세가 크지 않은 것도 이 때문"이라고 밝혔다.

애초 SBI저축은행은 기업대출에, OK저축은행은 가계대출에 강점이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며 대출 포트폴리오는 균형을 이루게 됐다. 6월 말 기준 SBI저축은행의 기업대출과 가계대출금은 각각 4조1501억원, 4조5067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차지하는 비중이 52.05%로 기업대출보다 높다.

중금리 신용대출 위주 성장 정책이 주효했다. 작년 6월 모바일 앱 '사이다뱅크'를 선보인 이후 출시한 중금리 마이너스통장 상품이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이에 힘입어 거래자 수가 업계에서 처음으로 100만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OK저축은행은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이 각각 3조1344억원, 3조5742억원으로 구성됐다. SBI저축은행과 유사하게 가계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51.95%로 기업대출 보다 조금 많다. 최근에는 유가증권 투자를 새 먹거리로 삼아 늘리고 있다.


자산 격차는 벌어졌으나 양사의 수익성은 모두 상당하다. 2분기에만 SBI저축은행과 OK저축은행 각각 655억원, 569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양사가 각각 1336억원, 96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SBI저축은행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중금리대출을 늘린 효과가 본격화되고 중기대출을 확대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채권 매각, 충당금 환입 등 일회성 요인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OK저축은행의 경우 수신에 비해 여신이 크게 늘지 않아 당장의 수익성 개선이 두드러져 보인다. 대출 만기가 끝나며 과거 쌓아둔 충당금이 환입된 케이스가 그만큼 많기 때문이다.

건전성도 역대 최고 수준이다. SBI저축은행의 6월 말 고정이하여신(NPL)비율과 연체율은 2.37%, 1.75%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각각 1.11%포인트, 1.57%포인트씩 낮아졌다. 대출자산을 크게 확대하며 건전성 지표의 '모수'를 키운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OK저축은행의 NPL비율과 연체율은 같은 기간 0.41%포인트, 0.62%포인트 떨어지며 6.44%, 3.66%를 기록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SBI저축은행의 공격적인 성장에 우려를 표하기도 한다. 금융권 관계자는 "SBI저축은행은 코로나19 이후에도 다른 중상위권 저축은행에 비해 유독 성장세가 가팔랐다"며 "중금리대출이라는 패러다임에 부응한 건지, 무리한 외형 확장인지는 추후 지켜봐야 알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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