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이어진 SK IET 프리IPO, 어떻게 성사됐나 프리미어, 자본확충 수요 확인해 발빠르게 선점
김혜란 기자공개 2020-09-22 18:14:0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2일 18시1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프리미어파트너스가 SK그룹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 IET) 투자를 위한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한 건 약 1년 전부터다. 사실 그보다 앞서 프리미어파트너스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디스플레이 소재 부문을 물적분할키로 결정하자 발 빠르게 SK그룹을 접촉했다. 물적분할 이후 SK IET가 지속적인 투자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대규모 외부자금 유치에 나설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디스플레이 소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SK IET를 세운 건 지난해 4월이다. 이후 SK IET에 프리IPO를 유치하기 위한 SK그룹과 프리미어파트너스와의 협상도 점차 수면 위로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실 SK그룹 입장에서는 프리미어파트너스 외에도 다른 선택지가 있었다. SK그룹은 PEF 운용사들과 파트너십을 형성해 딜을 한 경험이 많은 기업이다.
지난해 SK텔레콤이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 합병 작업을 진행하며 미래에셋대우-미래에셋자산운용 컨소시엄을 외부 투자자로 유치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를 출범시키면서는 SKS프라이빗에쿼티, 미래에셋벤처투자와 손을 잡았다. SK그룹이 PEF 업계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네트워크가 강한 만큼 SK IET의 우군으로 확보할 재무적 투자자(FI) 후보군은 많았다.
하지만 프리미어파트너스가 발 빠르게 프리IPO 수요를 파악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다른 FI들보다 협상에서 우위를 선점한 것으로 보인다.
협상은 투트랙으로 진행됐다. 프리미어파트너스 입장에서는 SK IET와 긴밀하게 소통하며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했다. 프리미어파트너스와 SK이노베이션은 이제 막 독립한 SK IET가 앞으로 어떤 성장 플랜을 그려갈 것이냐를 같이 고민하며 딜 구조를 설계했다. 벤처캐피탈(VC)이 모태인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수년 전부터 2차전지 산업에 대한 스터디를 해왔다. 2차전지 산업에 대한 이해도를 갖춘 덕분에 SK IET와의 소통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딜의 최대 쟁점은 SK IET 지분 100%를 보유한 SK이노베이션과의 주주간계약이었다. 향후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위한 기업공개(IPO) 시점, 풋옵션 등 투자 조건 등에 대한 세부적인 협상이 끊임없이 오고 갔다.
SK그룹 입장에서는 프리미어파트너스가 수천억원의 자금을 조달할 역량이 있느냐가 중요한 문제였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30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펀드를 보유 중이다. 보통 블라인드펀드의 투자 건당 출자금 규모가 20%로 제한되기 때문에 이번 투자 건에 활용할 수 있는 블라인드펀드 자금은 600억원에 불과했다.
결과적으로 프리미어파트너스는 2400억원 규모의 출자자(LP) 투자확약서(LOC)를 모두 확보해 별도의 프로젝트 펀드를 결성하는 데 성공했다. 새마을금고가 1000억원 출자를 결정하며 힘을 보탠 덕에 자금 모집은 순항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달 들어 FI와 SK그룹 간 텀싯(주요 거래조건)에 대한 세부 조율도 마무리됐다. 프리미어파트너스는 지난 18일 투자심의위원회를 열어 SK IET 프리IPO 투자 건을 확정했다. 유상증자 안건을 승인하기 위한 SK이노베이션의 이사회는 23일 오후 4시로 결정됐다. 이사회가 끝난 뒤 양측은 주주간계약을 맺게 된다. 양사는 SK IET의 기업 가치 제고, 성공적인 IPO라는 공동의 목표를 가진 파트너십 관계로 묶이게 된다.
한편, SK IET는 이번에 유치한 3000억원을 설비 투자금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현재 SK IET는 생산능력(CAPA, 캐파) 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창저우에 지은 해외 첫 분리막 공장이 4분기 상업 가동을 앞두고 있고 폴란드 실롱스크주에도 분리막 공장을 건설 중이다. 아시아와 유럽 등 해외에 생산기지를 건설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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