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회계 톺아보기]SK하이닉스, D램보다 많은 낸드 개발비 자산③2018년부터 비중 역전…낸드플래시 개발기간 비교적 길어
원충희 기자공개 2020-09-18 07:26:03
[편집자주]
전자·ICT기업들은 급변하는 사업 환경과 시장선도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한다. 이 가운데 미래수익 창출 가능성이 인정된 부분은 자산으로, 그렇지 못한 부분은 비용, 수익창출 효과가 기대이하인 부분은 손상 처리된다. 더벨은 R&D 지출 규모와 회계처리를 통해 기업의 연구개발 전략 및 성과를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5일 08: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가운데 D램(DRAM)과 낸드플래시(Nand Flash)를 주력 생산하고 있는 업체인 만큼 개발비 자산의 대부분이 두 품목에 쏠려 있다. 2017년까지만 해도 개발비 자산에서 D램 비중이 컸지만 2018년부터 낸드플래시가 역전한 상태다. 낸드 연구개발(R&D)에 투입된 재원 또는 시간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SK하이닉스의 올 상반기 매출 15조8054억원 가운데 70%(11조1862억원)가 D램에서 나왔다. 낸드플래시(3조7568억원)와 CMOS이미지센서(CIS)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낸드플래시의 매출액 비중은 23.7%로 전년 동기(18.2%)보다 늘긴 했으나 D램이 여전히 압도적이다.
수익성도 마찬가지다. 반기 영업이익 1조9467억원의 대부분이 D램에서 창출됐다. 낸드플래시는 지난해 3조원대 적자를 냈으며 올해도 여전히 마이너스 상태로 알려졌다. 반도체 수퍼사이클이었던 2018년에는 낸드 부문이 흑자를 봤으나 다운사이클에 접어든 작년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D램으로 돈을 벌어 낸드플래시 손실을 메우는 구조다.
이처럼 D램은 SK하이닉스의 핵심 사업으로 통하지만 R&D에서 파생되는 개발비 자산으로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 SK하이닉스의 개발비 자산은 작년 말 기준 9318억원으로 D램(2643억원)과 낸드플래시(5550억원), CIS(1124억원)로 구성돼 있다. 낸드가 전체 개발비 자산의 59.5%에 이른다.
4년 전인 2016년만 해도 D램은 개발비 자산의 54.9%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컸으나 2018년부터 상황이 역전됐다. D램 비중은 40.3%로 줄어든데 반해 낸드플래시는 52.9%로 확대됐다. 지난해에는 D램 비중이 28.3%로 전년보다 더 축소됐다.
수년간 R&D에 투입한 예산에서 낸드플래시 연구개발에 쓰인 지출이 상당부분 자산화됐다는 의미다. SK하이닉스는 R&D 1~8단계 중에서 5단계(제품설계 및 양산화단계)부터 지출된 금액 가운데 특정요건을 충족한 개발활동 관련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하고 있다. 5~8단계인 제품설계 및 양산화 과정이 길거나 지출이 많았던 셈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낸드 등 특정품목 R&D에 집중 투자했다기보다 테크별로 개발기간이 다른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개발단계에서 소요되는 기간이 길수록 해당기간 지출도 늘어 자산으로 처리할 금액도 많았다는 것이다. 그간 낸드플래시 평균 개발기간이 D램보다 비교적 길었다는 뜻이기도 하다.
D램은 SK하이닉스가 오래 취급해왔던 제품인 만큼 축적된 개발 노하우 등으로 제품설계 및 양산화 기간을 단축, 자산화 할 만한 개발비가 꾸준히 줄었던 것으로 보인다. 반면 낸드플래시는 D램보다 개발기간이 길어 자산으로 처리할 만한 개발비 지출도 많았을 공산이 크다. 2018년부터 두 품목의 개발비 자산 규모가 역전된 이유다.
낸드플래시는 SK하이닉스가 D램 편중을 완화하기 위해 수년전부터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는 분야다. 전원이 켜져 있는 동안에만 정보가 저장되는 휘발성 메모리 반도체 D램은 컴퓨터의 메인 메모리, 동영상 및 3D 게임 구현을 위한 그래픽 메모리, 휴대용기기 구동을 위한 모바일 메모리 등에 쓰인다.
하지만 호황과 불황의 사이클이 주기적으로 바뀌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특성상 D램에 쏠린 사업구조는 위험할 수밖에 없다. SK하이닉스는 전원이 공급되지 않아도 저장된 데이터가 지워지지 않는 비휘발성 메모리(플래시메모리), 특히 대용량 정보를 저장하는데 적합한 데이터 저장형(낸드)으로 시선을 돌렸다.
낸드플래시는 디지털 카메라, USB드라이브, MP3플레이어, 차량용 내비게이션, 데이터센터 서버용 SSD(Solid State Drive), 스마트폰, 태블릿PC와 같은 모바일 기기 등에 주로 사용된다. SK하이닉스의 경우 모바일용 낸드 판매 비중이 컸으나 지금은 SSD가 50%에 육박한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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