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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회 모니터/삼성전자]외형 키운 이사회, 내실도 갖췄다②10년새 7→11명으로 증가, 최고 의사결정기구로 탈바꿈

김슬기 기자공개 2020-10-05 07:52:35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2일 08: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00년대 삼성전자의 성장은 가팔랐다. 2000년 연간 매출 40조원대에서 2010년 150조원대로 커졌다. 하지만 늘 승승장구할 순 없었다. 사업 외적인 외풍이 거셌다. 2005년 삼성X파일 사건, 2008년 삼성특별검사팀 출범 등으로 2000년대 장기집권했던 이사회 멤버들이 대거 교체됐다.

2010년 이건희 회장이 경영에 복귀한 후 미래전략실이 탄생했고 이사회 구성은 다소 간소해졌다. 하지만 최근 10년간 이사회는 점차 커지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2017년 미전실 해체로 이사회에는 더 힘이 실렸다. 2010년 7명이었던 이사회 멤버는 2018년 이후 총 11명으로 늘어났다.

이사회 구성 역시 다양해졌다. 삼성전자는 2013년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를 등용했다. 외국인 사외이사의 경우 10여년 만에 다시 나왔다. 2000년대 고도의 성장기에는 외국인 사외이사가 있었으나 2010년대 들어서는 외국인 사외이사를 두지 않았었다. 하지만 2018년에 미국 벤처신화를 이룬 사외이사를 기용하면서 다양성을 추구했다.

◇사내이사 10년새 3명→5명으로 증가, '대표+CFO '조합

삼성전자의 사내이사는 통상적으로 각 사업부문의 대표와 내부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사장단이 들어간다. 2010년 사내이사에는 최지성 DMC(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 부문장, 이윤우 DS 부문장이 올라가있었고 윤주화 감사팀장(사장)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렸다. 2012년 3월 이윤우 대표가 물러나면서 그 자리를 권오현 전 반도체사업부장이 채웠다.

사내이사 3인체제는 2013년부터 4인체제로 변경됐다. 사업부문이 늘어난 영향이었다. 2011년말 DMC부문 내에 CE(소비자가전)부문과 IM(IT모바일)부문이 신설됐고 2013년 본격적으로 각자 체제가 되면서 3인 대표 시대가 열렸다. 권오현 당시 DS부문장, 윤부근 CE부문장, 신종균 IM부문장으로 이어지는 체제가 2017년까지 지속됐다. 이들은 후임양성을 이유로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2018년부터는 김기남 현 DS부문장, 김현석 CE부문장, 고동진 IM부문장 체제를 열었다.

사업부문별 대표 외 멤버에는 이상훈 당시 경영지원실장과 이재용 부회장이 있었다. 이상훈 실장은 2013년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사내이사로 올랐으며 2016년 10월 사임했다. 그 자리는 이재용 부회장이 들어왔다. 2008년 4월 이건희 회장이 물러난 이후 8년6개월만에 오너 일가가 등기이사로 올랐다. 이 부회장이 사내이사가 되면서 이사회에 더욱 힘이 실렸다. 자동차 전장업체 하만(Harman) 인수 등 대규모 M&A 결정이 이뤄졌다.

하지만 이는 오래가지 못했다.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사건에 휘말리면서 2017년 2월 구속됐고 2018년 2월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이 부회장은 2019년 10월 26일 임기만료로 사내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상훈 실장은 2016년 10월 사임 이후 2년여만에 다시 이사회 의장으로 컴백했다. 그가 돌아오면서 사내이사는 총 5명으로 늘어났다.

다만 그 역시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삼성전자 경영지원실장을 맡으며 삼성전자와 계열사의 노조와해 혐의로 구속되면서 2020년 2월 사임했다. 이 부회장과 이 전 의장이 빠진 자리는 올해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과 최윤호 경영지원실장이 채웠다. 이사회 멤버에 VD사업부장이 포함된 건 처음있는 일이다.

◇2018년 사외이사 다양성·독립성 확보

사내이사가 늘어나면서 사외이사의 규모도 늘었다. 상법 규정에 따라 이사회는 총 위원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채워야 하기 때문이다. 2010년 4명이었던 사외이사는 2013년 5명으로, 2018년에는 6명으로 증가했다. 자리가 늘어나면서 사외이사의 전문분야가 다양해졌다. 창립 후 처음으로 여성 사외이사가 나오기도 했고 올해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게 됐다.

신호탄을 알린 것은 2013년 3월이었다. 김은미 전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여성의 사회적 역할이 강조되는 시대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도 여성 사외이사가 꾸준히 나왔다. 2018년에는 여성 최초의 법제처장을 지낸 김선욱 전 이화여대 총장을, 2019년에는 안규리 서울대 의과대학 신장내과 교수를 선임했다.

또 2010년대 초반에 비해 사외이사의 전문분야도 다양해졌다. 2010년 사외이사는 교수나 법조인 출신 일색이었다. 현재는 법조·공학·정계·금융·의료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로 채워졌다. 특히 사외이사로 있는 박병국 서울대 정보공학부 교수나 안 교수(의사)도 그 전에는 보기힘든 이력이다. 박 교수는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장, 한국전자공학회장 등을 지냈고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 석학회원에 선정된 반도체 전문가다.


또 2018년 3월 정기 주총 직후 이사회 중심 경영과 투명성 강화를 위해 회사 측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없애면서 독립성을 확보했다. 그간 사외이사가 선정 단계부터 회사의 입김이 반영돼 '거수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원천적으로 차단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이 과정에서 외국인 사외이사도 선임했다. 2018년 선임된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은 한국계 미국인으로 실리콘밸리 벤처 신화를 일궈낸 사람으로 유명하다. 어린 시절 미국으로 건너가 1992년 통신장비업체 유리시스템을 창업해 글로벌 통신기업인 루슨트 테크놀로지스에 1조1000억원에 매각했다. 실제 경영을 해봤다는 점과 성공의 경험, 회사가 키우고자 하는 통신장비 분야 전문가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적합한 인물이라는 평이다.

과거에도 삼성전자는 외국인 사외이사를 뒀었다. 1998년 독일 바이에리쉐 란데스방크 출신인 히어링거를 시작으로 2000~2005년 이와사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일본 회장, 2001~2009년 제너럴일렉트릭(GE) 출신의 요란맘 보트하우스 회장 등을 선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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