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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 최상단 금호고속 지분율 상승 '포석일까' '채무상환·지분매입' 특수관계자 포함 95.3%로 높여, 그룹 구조조정 속 지배력 '눈길'

김경태 기자/ 유수진 기자공개 2020-11-09 11:37:14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6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금호고속 지분율을 큰 폭으로 올렸다. 박 전 회장의 지배력 확대 의지와는 별개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금호고속이 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있다는 점 등에서 다른 해석의 여지가 남아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박 전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의 금호고속 지분율(보통주·우선주 합산)은 지난달 29일 95.3%로 변경됐다. 기존에는 72.3%였는데 23.0%포인트 올라갔다. 박 전 회장의 지분율은 44.8%로 12.9%포인트 올라가 상승 폭이 가장 컸다.

금호고속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배구조 최상단에 있다. '박 전 회장→금호고속→금호산업→아시아나항공' 지분 구조다. 금호고속은 지난달 버스운송사업부를 분할해 만든 금호익스프레스도 거느리고 있다.

금호고속이 박 전 회장에게 주어진 얼마 남지 않은 계열사라는 점도 의미 심장하다는 평이다. 그룹 주력사인 아시아나항공은 KDB산업은행이 관리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사실상 분리됐다. 금호리조트의 경우 현재 매각주관사를 선정하고 새 주인 찾기에 돌입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지분율 변동은) 채무를 상환하고 기타 주주의 주식을 매입하며 지분율이 올라간 것"이라고 말했다.

금호고속은 작년(2019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에서 채무를 상환해야 한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당시 "2020년 중 제2-1회 신주인수권부사채, 제2-4회 신주인수권부사채 및 제1회 전환사채의 만기가 도래해 해당 사채를 유동부채로 재분류했다"며 "기한이익 상실에 따른 만기조정 효과를 채무상환손실로 계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호고속 법인등기에 따르면 지분율 변동이 있던 지난달 29일 전환사채를 전부 상환했다고 나온다. 애초 이 채무의 만기일은 2024년 2월이다. 1종 종류주 주식 수는 73만6000주에서 1만6000주로 줄어든 것으로 변경 등기됐다.


채무 상환으로 인해 지분율이 올라갔다는 점에서 박 전 회장 스스로의 뜻으로 지분율이 올라간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이 기타 주주의 주식 매입을 했다는 점에서 다른 해석의 여지가 남는다는 분석이다.

기타 주주들이 금호고속의 주식을 보유한 것은 금호기업과의 합병 역사때문이다. 앞서 박 전 회장은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2015년 10월 금호기업이라는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했다. 금호기업의 첫 공시를 보면 특수관계자 지분율은 67.5%, 나머지 기타 주주 32.5%다.

그 후 금호기업은 2016년 금호터미널과 합병했다. 한 몸이 된 뒤 사명을 '금호홀딩스'로 바꿨다. 이어 2017년 11월 제이앤케이제삼차, 금호고속을 합병했다. 2018년 3월 금호고속으로 이름을 변경했다.

금호기업이 탄생한 때부터 기타 주주의 세부 현황은 공시되지 않았다. 당시 박 전 회장의 금호산업 인수를 돕기 위해 기타 주주로 CJ그룹, 대상그룹 등 재계 관계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사업적인 관계, 개인적인 인연 등이 작용했다. 여기에 차입으로도 자금을 조달해 금호산업을 샀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금호기업 설립 때 참여한 기타 개인 주주가 열댓 명 정도"라며 "백기사보다는 십시일반이라는 표현이 더 맞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타 주주들은 박 전 회장을 도와 개인적인 인연을 지키고, 그룹 재건에 성공하면 이익도 챙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자금을 지원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아시아나항공 매각이 추진되는 등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어려움이 가중됐다. 이 때문에 기타 주주들도 박 전 회장에 지분 인수를 요청했을 거라는 관측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의 의중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경영권을 내려놓은 뒤에도 책임감 때문일 수도 있지 않겠나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박 전 회장이 현시점에서 자금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다른 해석의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금호고속이 경영 위기로 사실상 채권단 관리에 돌입할 수 있다는 것과 맞물려 해석된다.

산은은 올해 9월 박 전 회장이 보유 중인 금호고속 주식 3만2400주에 최우선 근질권, 60만8692주에 차순위근질권을 설정하고 자금을 지원했다. 박 전 회장은 이번 주식 매입으로 소유하게 된 총 보통주(92만3104주)의 3분의 2가량이다. 이 외에 박세창 사장 등 특수관계자 지분 일부도 담보로 잡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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