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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썸 M&A 성사 여부, 법조계도 '예의주시' 대주주 적격성·기업결합심사 적용 기준 모호

김병윤 기자공개 2020-11-10 08:16:06

이 기사는 2020년 11월 09일 11: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법인명 빗썸코리아) 재매각에 법조계도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M&A의 주요 이슈인 대주주 적격성이나 기업결합심사가 가상자산 거래소 딜에 어떤 식으로 적용될 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 M&A가 많지 않았던 데다 관련 규제가 미비한 터라 법조계에서도 쉽사리 예측을 내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빗썸을 보유한 빗썸홀딩스의 주주들은 지분 전량을 매각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모든 원매자는 경영진 인터뷰(Management Presentation)를 마쳤으며 실사는 막바지 단계에 이른 것으로 파악된다. 본입찰은 이달 중순경 치뤄질 전망이다.

국내외 원매자가 인수전에 뛰어든 가운데 법조계에서도 이번 거래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빗썸의 매각 결과에 따라 가상자산 거래소 M&A나 소수지분 투자 등 후속 딜이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복수의 가상자산 거래소가 전략적투자자(SI)·재무적투자자(FI)와 투자를 논의하고 있다는 게 IB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로펌 입장에서는 새로운 자문 영역을 개척할 수 있는 셈이다.

법조계에서는 특히 대주주 적격성과 기업결합심사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과 기업결합심사 모두 딜에 있어 핵심 변수로 지목된다. 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 M&A에선 적용된 사례가 없었고 가상자산 거래소 관련 법안이 딱히 존재하지 않고 있어 법적 이슈에 대한 예측력이 떨어지는 분위기다. 때문에 이번 빗썸 M&A에서 어떤 법률 이벤트가 수면 위로 드러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주주 적격성과 관련해 법조계에서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모호한 정체성에 주목하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를 규정할 법안이 마련돼 있지 않기 때문에 대주주 적격성을 어느 부처에서 어떤 식으로 따질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는 게 법조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가상자산 거래소는 온라인 쇼핑몰과 같이 통신판매업자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는 사업자 등록을 위한 조치일 뿐 가상자산 거래소를 법적으로 규정한 것은 아니다. 실제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가상자산 거래소에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등 통신판매업자 관련 법을 적용하지 않았다.

가상자산 사업자에 자금세탁 행위 방지 의무를 부과하는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이하 특금법) 시행령이 입법 예고됐지만 상황은 마찬가지다. 특금법 시행령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는 금융정보분석원에 신고 후 사업을 영위해야 한다. 하지만 특금법 시행령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자금세탁과 외화의 불법유출을 막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가상자산 거래소의 법적 지위를 명확히 하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특금법 시행령이 입법 예고되면서 가상자산 거래소를 금융회사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법조계의 해석이 분분하다"며 "금융당국이 가상자산의 제도권 편입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인 만큼 금융회사에 준하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이뤄질지에 회의적인 시선이 짙다"고 말했다.

금융위원회는 특금법 시행령 개정안과 관련 '가상자산 사업자에 자금세탁방지 의무만을 부과하는 것으로 가상자산 사업의 제도화(영업 규제, 투자자 보호 등)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기업결합심사에 대해서도 기준이 뚜렷하지 않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기업결합심사는 공정위가 경쟁제한성 여부를 심사한 뒤 경쟁이 제한된다고 판단되면 기업결합을 금지하는 것이다. 공정위는 시장점유율 합계 기준 등으로 경쟁제한성을 추정한다. 사업자가 속한 산업에서 시장점유율 1위면서, 2위 사업자와의 시장점유율 차이가 25%p 이상인 경우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추정된다.

블록체인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가상자산 거래량 가운데 빗썸의 비중은 60% 안팎이다. 2위인 업비트가 30% 초반대의 거래비중을 기록한 점에 비춰봤을 때, 공정위가 추정하는 경쟁제한성에 빗썸이 해당할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다만 일반적 기업결합심사 기준을 공정위가 가상자산 거래소에 그대로 적용할지 불분명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공정위의 경우 줄곧 가상자산 거래소의 담당 부처가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는 등 가상자산 거래소와 선을 긋는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번 빗썸 M&A에서 기업결합심사가 이뤄진다면 공정위가 어떻게 평가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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