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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헤지펀드 행동주의 전망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공개 2020-11-13 10:07:25

이 기사는 2020년 11월 13일 10:0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투자은행 라자드는 매 분기별로 행동주의 헤지펀드 글로벌 동향을 집계해서 발표한다. 라자드는 올해 2020년 3/4분기까지의 시장 동향을 정리해서 지난 10월에 공개했다.

행동주의 발생 건수는 124건으로 2018년의 249건, 2019년의 209건에 비해 현저히 감소했다. 총투자액은 302억 달러로 2020년 총투자액은 2018년의 672억 달러 대비 절반 정도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월별로는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전인 2월에 26건이 새로 시작된 이후 감소해서 20건을 넘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가 아니었으면 새로운 기록이 작성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총 124건 중 미국이 42%이고 유럽이 29%로 유럽의 경우 오히려 증가세를 보였다. 독일 8건, 프랑스 5건을 포함한다. 펀드별로는 엘리엇이 11건으로 가장 많다. 시장 신규진입 펀드에 의한 캠페인 수는 31개로 33%를 차지했다. 업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2020년 들어 헤지펀드 추천으로 선임된 사외이사는 100명이다. 이들 중 35명은 2019년에 시작된 캠페인 결과로 선임된 사람들이다. 100명 중 27명이 헤지펀드 내부인들이다. 100명 중 15명이 주주총회 위임장대결로 선임되었고 85명은 협상으로 선임되었다. 2016년 이후 위임장대결까지 가서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비율은 평균 20%에 미치지 못한다.

2020년 들어 나타나기 시작한 새로운 조류는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첫째, 행동주의의 동기가 M&A인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3/4분기에는 그 비중이 50%를 차지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의하면 3/4분기 50억 달러 규모 이상 글로벌 M&A 총액은 4560억 달러였는데 헤지펀드들도 이에 동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특히 골드만삭스가 예상하는 바와 같이 적대적 M&A시장이 다시 개화한다면 행동주의 헤지펀드 활동도 더 증가할 것이다. M&A 이외의 활동 목적인 이사회 개편, 경영전략 수정, 지배구조, 경영진 개편, 배당 등의 이슈는 그 중요성 비중이 감소할 것이다. 특히 배당 이슈는 3/4분기에 8%의 비중밖에 차지하지 못했다.

둘째, 사모펀드들의 운용전략이 공격적으로 변하면서 행동주의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간 구분이 더 모호해지고 있다. 또, 언제부터인가 사모펀드에게도 적대적 M&A는 금기가 아니다. 따라서 최소한 M&A시장에서는 헤지펀드와 사모펀드 구별의 의미가 사라질 것이고 양자간 합작도 증가할 것이다. 지난 9월 베리타스캐피탈이 엘리엇과 합작으로 큐빅(Cubic) 인수 시도에 나선 것이 좋은 사례다. 큐빅은 포이즌 필 가동으로 인수 시도에 대항하고 있다.

셋째, 미국 증권관리위원회(SEC)는 중소형 펀드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지분공시제도 상의 5%룰을 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렇게 되면 약 90% 정도의 펀드들이 공시의무에서 벗어난다. 이에 대해서는 대기업들과 대형 연기금 등 각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또, 미국 법무부도 기업결합신고와 관련해 펀드들의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신고 정책을 변경하려고 한다. 이런 움직임들이 목적대로 성사된다면 투자펀드들의 움직임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게 되어 행동주의나 적대적 M&A가 탄력을 받게 될 것이다.

넷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의 활용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도 2009년 도입된 SPAC는 페이퍼 컴패니를 상장시켜 3년 이내에 비상장기업 M&A를 완료하면 실질적으로 비상장회사가 우회상장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발생시킨다. 통상적인 메커니즘을 통한 IPO보다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미국의 경우 SPAC의 IPO 시장 비중은 2019년의 28%에서 올해 3/4분기 47%로 급등하고 있다. 헤지펀드가 자금조달 창구로 SPAC의 활용을 늘리게 되면 M&A 활동도 증가할 것이다.

끝으로 라자드는 경영자들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문제에 계속 민감할 것을 권고한다. ESG를 그 자체 목표로 하는 헤지펀드는 극히 드물지만 회사의 실적인 떨어질 때 ESG가 트로이의 목마가 될 수 있다는 경고다. 행동주의 헤지펀드나 기타 적대 세력은 회사의 ESG 관련 대응이 부실할 경우 회사에 대한 공격에 경영실적보다는 지배구조와 ESG 이슈를 전면에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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