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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지분 매각' 약속한 산은, 獨 루프트한자 '닮은꼴'"정상화시 지분 매각" 국유화 논란 해명, 경영 미개입·성과 요구 '유사'

유수진 기자공개 2020-11-23 10:45:20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0일 08: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업계에서는 KDB산업은행이 이번 딜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독일 루프트한자의 사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자금 투입과 경영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한시적 지분 보유, 감시·견제를 위한 장치 마련 등 '닮은 점'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의결권 행사가 사실상 제한적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비슷하다.

최대현 산업은행 부행장은 19일 오후 온라인 간담회에서 "국유화 관련 이슈는 유럽 등 다른 나라에서도 사례가 많다"며 "경영정상화가 되면 지분 매각을 통해 해소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대한항공 모회사인 한진칼의 주요 주주로 등극하는 것과 관련해 국유화 논란이 일자 직접 답변을 내놓은 것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16일 한진칼과 투자계약을 체결한다고 밝히며 엑시트 계획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아 추후 통합항공사를 국유화하려는 속내 아니냐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미 양대 항공사의 영구 전환사채(CB)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도 의심을 키웠다. 전환권 행사시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날 최 부행장은 엑시트 시점과 방법을 못박지는 않았다. 지분 매입 목적이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항공업 구조조정인 만큼 단기간 내 회수 가능성은 고려하지 않는다고만 말했다. 코로나가 종식되고 영업상황이 안정을 되찾으면 그때 시장에서 매각할지 한진칼에 넘길지 결정하겠다고 부연했다.

항공업계에서는 산업은행이 독일 루프트한자 사례를 바탕으로 이번 딜을 구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루프트한자는 정부가 '한시적 국유화'를 추진하는 대표 사례로 손꼽힌다.

독일 정부는 지난 5월 루프트한자에 90억 유로(약 12조6000억원)을 투입해 최대주주(20%) 자리에 오르기로 결정했다. 대표 국적 항공사가 코로나19 장기화로 맥을 못추자 긴급 지원에 나선 것이다. 국책은행인 독일개발은행과 기업구제 펀드 연방경제안정화기금(WSF)이 각각 30억 유로(4조2000억원), 57억 유로(8조원)씩 빌려줬다. WSF는 3억 유로(4000억원)를 추가로 넣어 지분 20%를 매입했다.

하지만 지분 보유 시한을 정해뒀다. 잠시 '관리' 목적으로 지분을 샀을 뿐 '국유화'가 아니라는 의미다. 경영정상화를 전제로 2023년까지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했다. 루프트한자 감독이사회에 WSF 측 인사 2명이 들어가지만 적대적 M&A를 제외한 일반적인 사안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는다. 경영에 직접적으로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대신 루프트한자의 자구노력을 강제하기 위한 조건을 달았다. 제때 이자를 내지 못하면 정부가 지분 5%를 추가로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기로 한 것이다. 이 밖에 배당이나 보너스 지급 중단, 임직원 임금 삭감 등 고통분담 노력도 지속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산업은행도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한진칼과 대한항공에 사외이사 3명과 감사위원을 추천하고 윤리위원회 등을 설치하는 건 감시 및 견제 역할을 하기 위한 조치"라며 "경영에 간섭하거나 참여할 생각도 없고 방법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의결권 행사와 관련해서는 최 부행장이 "민간위원이 참여하는 의결권 행사기구에서 사외이사 추천을 포함한 의결권을 행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보장하겠다는 의미다. 산업은행은 조 회장이 제대로 경영성과를 내지 못하면 담보 주식을 처분하고 경영일선에서 퇴진시킬 수 있는 장치도 마련해 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독일 정부가 '한시적'이라는 전제 하에 일부 국유화를 추진하며 경영정상화시 민간에 다시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며 "산업은행 역시 비슷한 구상으로 한진칼 지분 매입을 추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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