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분리 SK스페셜티, 최대 3500억 회사채 조기상환 착수 경영권 매각에 커버넌트 미충족…상환청구 물량 파악 돌입
백승룡 기자공개 2025-05-02 07:35:21
이 기사는 2025년 04월 29일 14시2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그룹에서 매각된 SK스페셜티가 기발행 회사채에 대해 조기상환에 나선다. SK스페셜티는 그간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왔는데, 지난달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로 매각이 이뤄지면서 이 조항을 충족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SK스페셜티의 회사채 발행잔액은 총 3500억원으로 채권자들의 상환청구 물량에 따라 구체적인 조기상환 규모가 정해질 예정이다.2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스페셜티는 내달 12일까지 채권자들을 대상으로 회사채 상환청구를 받는다. 이는 SK그룹에서 매각되면서 지배구조 변경 사유가 발생한 데 따른 조치다. 앞서 SK스페셜티의 최대주주였던 SK㈜는 지난달 보유 지분 100% 가운데 85%를 한앤컴퍼니에 매각한 바 있다. 거래대금은 2조6000억원이었다.
SK스페셜티의 지배구조 변경이 회사채 조기상환으로 이어지는 까닭은 사채관리계약 때문이다. SK스페셜티의 회사채 사채관리계약에는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에서 제외되는 지배구조 변경이 발생할 경우 상환청구권을 부여하겠다는 조항이 명시돼 있다. 만기도래 이전의 지배구조 변경은 기한이익상실(EOD) 사유지만, 지배구조 변경 후 지체없이 채권자들에게 통지하고 상환청구권을 부여할 경우 EOD는 발생하지 않는다.
SK스페셜티의 상환청구 대상 회사채는 총 3500억원 규모다. 2023년 6월 발행한 회사채 1500억원, 지난해 2월 발행한 회사채 2000억원이다. 둘 다 공모 방식으로 발행됐다. 다만 SK스페셜티의 현금성 자산은 지난해 말 연결기준으로 500억원이 채 되지 않는다. 상환청구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사실상 SK스페셜티의 외부 차입이 불가피한 셈이다. 상환청구 물량에 따라 SK스페셜티가 지급해야 하는 시점은 오는 6월 11일이다.

이는 지난해 SK렌터카가 처했던 상황과 흡사하다. SK네트웍스의 자회사였던 SK렌터카는 지난해 8월 최대주주가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계열회사 카리나모빌리티서비스로 변경됐다. 당시 SK렌터카도 사채관리계약으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유지’를 명시한 탓에 약 6000억원 규모 기발행 회사채의 EOD 사유가 발생했다. 현금성 자산이 약 2000억원이었던 SK렌터카는 지난해 11월 400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하면서 조기상환 가능성에 대비해야 했다.
SK렌터카의 경우 채권자들의 상환청구 물량이 1000억원 미만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SK스페셜티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가까이 감소하는 등 수익성 둔화가 나타난 데다가,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 이후 사모펀드 투자 기업에 대한 투심이 얼어붙은 탓에 SK렌터카 당시보다 조달여건이 비우호적인 상황이다.
IB업계 관계자는 “미매각이 발생할 가능성을 고려해 주관 증권사의 총액인수 방식으로 조달하려면 공모 방식이 적합할 것”이라며 “홈플러스 사태 영향으로 사모펀드 포트폴리오 기업은 채권시장에서도 기피하는 분위기가 강해 투자수요를 모으기 녹록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추가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이 크다는 점은 긍정적인 측면”이라며 “기발행 회사채의 금리 메리트를 높게 판단하면 상환청구 물량이 많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K렌터카, SK스페셜티에 이어 SK실트론도 같은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크다. SK그룹은 SK실트론 경영권 매각도 검토 중인 상태로, SK스페셜티를 인수한 한앤컴퍼니가 유력 인수자로 전해지고 있다. SK실트론도 회사채 커버넌트 조항으로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유지’를 명시해 온 탓에, 매각이 현실화되면 조기상환 압박에 놓이게 된다. SK실트론의 기발행 회사채는 총 8680억원 규모로, SK실트론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3264억원)을 크게 웃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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