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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M&A]3자연합 추진하는 정관변경, 어차피 부결?조 회장 측 지분율 42%, 반대시 부결…재탕·면피용 지적도

유수진 기자공개 2020-11-25 10:28:43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3일 14:4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자연합(KCGI, 조현아, 반도건설)이 한진칼에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하며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어렵게 주총이 성사되더라도 정관변경안은 사실상 부결될 전망이다. 지분구조상 조원태 회장 측이 반대하면 처리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시간에 쫓기는 3자연합이 면피용으로 정관변경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부결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면서도 주총 소집을 요구하기 위한 형식적 요건을 갖추기 위해 끼워넣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지난 번에 주주제안했던 내용을 '재탕'한다는 점도 이 같은 해석에 힘을 싣는다.

3자연합은 20일 한진칼 이사회에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며 안건으로 신규이사 선임과 정관변경을 제시했다. 자신들이 추천하는 인사들을 이사회에 합류시키고 경영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들을 회사 정관에 못박겠다는 계획이다. 한진칼은 조만간 이사회를 소집해 3자연합의 요구를 수용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날 3자연합은 정관에 추가할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진 않았다. 자세한 내용은 추후 공개할 방침이다. 다만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단 두 가지를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첫번째는 이사 자격 기준 강화다. 한진칼의 이사가 배임·횡령 등으로 법적 처벌을 받게 될 경우 즉시 직을 상실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다른 하나는 산업은행이 한진칼과 투자계약을 맺으며 요구한 경영평가위원회, 윤리경영위원회 설치 등을 아예 정관에 명시하는 것이다. 구속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특히 첫번째 안건은 3자연합이 올 2월 정기 주총을 앞두고 주주제안했던 내용과 상당 부분 겹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시 이들은 기업가치 및 주주권익 보호, 사외이사의 독립성 제고를 위해 이사 자격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벌써부터 '재탕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이유다.

구체적으로는 배임·횡령죄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고, 그로부터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이사가 될 수 없다는 내용을 정관에 추가하려고 시도했다. 현직 이사에게 같은 일이 생기면 즉시 직을 상실하게 된다. 또한 한진칼이나 계열사에 최근 5년 내 종사했거나 집행임원, 감사 등을 맡았던 자는 사외이사 자격이 제한된다.


하지만 한진칼이 자발적으로든 비자발적으로든 임시 주총을 개최한다 하더라도 정관변경안이 통과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의결권 기준 출석주주 3분의2, 발행주식총수 3분의1의 '찬성'이 필요한 특별결의사항이기 때문이다.

바꿔 말해 출석주주 3분의1 이상이 '반대'를 하면 안건 처리가 무산된다. 현재 조 회장 측의 우호지분은 41.78% 가량이다. 반대표를 던지면 주총 출석률과 무관하게 부결시킬 수 있다.

재계 일각에서는 3자연합이 부결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임시방편으로 정관변경안을 내세웠을 거라고 본다. 짧은 시간 내 주총을 준비하려다 보니 적당한 안건 마련이 쉽지 않았을 거란 추정이다. 그래도 소집 요구를 미룰 수는 없으니 급한 대로 면피할 안건이 필요했을 수 있다.

3자연합은 이미 올 3월 주총에서 정관변경 시도가 무산됐던 경험이 있다. 당시 한진칼과 3자연합이 각각 3건, 10건의 정관변경안을 표결에 부쳤으나 전부 부결됐다. 양측 모두 상대편이 올린 안건에 반대표를 던진 결과다.

이때 주총 출석률이 의결권 위임을 포함해 84.93%에 달했지만 양측 모두 지분율이 부결에 필요한 28.31%(출석주주 3분의1 이상)를 넘겼다. 조 회장 측 우호지분율은 37.91%(국민연금 제외)였고 3자연합 측은 30.28%(소액주주연대 포함)였다. 이때 양측은 현재의 지분구도에서는 정관변경이 어렵다는 사실을 알았다.

하지만 3자연합은 이번에 항공 '빅딜'이 물밑에서 빠르게 진행되며 급박히 주총 소집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여론의 역풍 등을 고려해 접었던 주총 소집 의사를 다시 펼쳐야 했던 셈이다. 실제로 3자연합은 산업은행과 한진그룹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발표한 날 오후 긴급 회동을 갖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세 주체 모두가 동의하는 안건을 단시간 내에 마련하기가 결코 쉽지 않았을 거라는 관측이다. 그렇다고 해서 너무 간소하게 안건을 올리면 상대편이 손쉽게 거절하거나 공격 포인트로 삼을 수도 있다. 최소한 겉에서 볼 땐 3자연합이 다양한 안건을 제시한 것처럼 보이게 만들 의도였을 수 있다.

한진칼 측은 이사회를 열고 3자연합의 요구를 검토하겠단 입장이다. 주총 소집은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 사안이다. 다만 내부적으로는 3자연합의 안건이 너무 부실하다고 판단해 추가적인 내용이 도착한 뒤 이사회 일정을 잡기로 했다.

한진칼 관계자는 "아직 안건이 제대로 오지 않은 상황이라 판단을 내리기 어렵다"며 "좀 더 구체적인 내용이 도착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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