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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마파크 제2의 붐]정용진 부회장의 '멋진 신세계' 실현될까③그룹 명운 건 신사업, 4.6조 자금 조달 방안은

전효점 기자공개 2020-12-02 08:15:39

[편집자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는 테마파크 조성 사업은 높은 진입장벽을 자랑한다. 재계와 정치권, 국내외 기업이 힘을 합쳐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해관계자간 갈등이 무수히 불거지기도 한다. 최근 20여년 간 계획된 테마파크 프로젝트는 암초에 부딪히지 않고 순항한 적이 없었다. 그럼에도 국내 대기업들은 끊임없이 도전장을 내면서 이 시장에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더벨은 국내 테마파크 사업의 무수한 도전과 실패의 역사를 짚어보고 시장성을 분석했다.

이 기사는 2020년 11월 26일 07: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신세계그룹 정용진 부회장은 또 한 번의 통큰 결단으로 업계의 이목을 모았다. 총사업비 4조6000억원을 투입해 경기 화성에 테마파크를 짓겠다고 선언하면서다. 정 부회장은 올 들어선 9월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건설의 출자 하에 별도법인 신세계화성을 설립하면서 사업 추진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신세계그룹은 테마파크 사업을 10년 후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하 코로나19)으로 전세계적으로 테마파크 업황이 일제히 악화된 가운데 이같은 과감한 행보는 그룹에 향후 어떤 결실을 안겨다줄까.

◇화성테마파크, '스타필드 실험' 도시 규모로 확장

신세계그룹은 테마파크를 왜 미래성장동력으로 낙점했을까. 테마파크는 얼핏 '놀이동산'을 연상시키지만 사실 쇼핑과 그리 먼 개념이 아니다. 신세계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백화점과 할인점을 넘는 새로운 형태의 오프라인 쇼핑몰에 대한 청사진을 고심하면 몰링(Malling)과 직견된 테마파크를 기획해왔다.

스타필드는 그렇게 탄생했다. 스타필드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백화점보다는 테마파크와 야구장을 닮은 쇼핑몰의 형태로 고안됐다. 정 부회장은 스타필드사업 전략을 '고객의 소비보다 시간을 빼앗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완구매장에 테마파크를 결합한 토이킹덤이나 별마당 도서관 등 체험형 콘텐츠의 비중을 높여 고객들이 오래 머물 수 있도록 하는 데 방점을 맞췄다. 신세계·이마트 계열의 다양한 유통점포와 전문점을 일괄 입점시킨 것은 물론이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스타필드를 하나의 도시의 형태로 진화시킨 것이다. 테마파크 안에는 복합쇼핑몰 뿐만 아니라 호텔, 골프장, 아파트가 들어선다. 더 나아가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최첨단 정보기술(IT)을 접목한 스마트 시티의 모습을 담아냈다. 유통업뿐만 아니라 신세계I&C 등 IT 계열사를 통해 누적한 리테일테크의 정수를 모았다.

임영록 신세계프라퍼티 대표는 "화성 테마파크 사업은 리조트와 리테일, 숙박, 문화, 관광이 모두 어우러진 거대한 신도시 개발사업"이라고 밝혔다.

*화성국제테마파크 조감도

◇내부 '허리띠 졸라매기'·외부 투자자 유치 병행할듯

관건은 4조6000억원을 넘는 투자금이다. 테마파크 공사가 1차적으로 내년 착공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만큼 연간 조단위에 가까운 투자가 온전히 단일 프로젝트에 수혈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그룹 사업의 노하우를 집대성한 것만큼이나 그룹의 명운을 좌우할 만한 투자 규모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자금조달 문제로 이미 두 번의 실패를 겪었던 사업이다. 부지 소유자 한국수자원공사는 2007년 USKR컨소시엄과 손을 잡고 한국판 유니버설스튜디오를 한국에 짓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하지만 이듬해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 조달에 제동이 걸리면서 사업이 엎어졌다. 이후 2015년 박근혜 정부의 대선공약으로 선정, 롯데그룹과 대우건설, 중국자본 등이 참여해 재추진됐다. 하지만 부지 가격협상 및 조달을 둘러싼 갈등 문제로 다시금 무산됐다.

신세계는 2018년 세 번째 사업 추진 과정에서 단독 입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조 단위 사업비가 들어가기 때문에 선뜻 입찰에 나서는 사업자가 없던 것이 컸다. 화성국제테마파크는 현재 진행형인 테마파크 프로젝트 가운데선 총사업비 6조원이 투입되는 인천 영종도 파라마운트 테마파크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영종도 테마파크 사업의 경우 미국 카지노리조트 운영사인 MGE 자회사와 파라마운트 등 외자가 주축이 되고 있다.

반면 화성국제테마파크 건립에 필요한 5조원에 가까운 사업비는 신세계그룹이 책임지고 조달해야 한다. 사업 주체가 된 신세계화성은 신세계프라퍼티와 신세계건설의 출자 하에 설립됐지만 양사의 현금 창출 규모가 크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볼때 결국 주된 자금 조달 창구는 결국 모회사인 이마트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문제는 이마트가 계열사에 이미 전방위적인 투자를 집행 중이라는 점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기준 연간 1조원의 자본적지출(CAPEX)을 단행한 데 이어 올해도 그와 맞먹는 투자 지출을 지속하고 있다. 영업에서 이익 전환은 이뤄지지 않았지만 한창 투자 단계에 있는 에스에스지닷컴, 이마트24 등을 비롯해 신규 호텔을 줄줄이 짓고 있는 신세계조선호텔도 상당한 자금을 수혈 받고 있다. 올초에는 미국 법인 인수합병에도 수천억원의 자금이 투입됐다. 스타필드 사업에서도 수원, 창원, 청라 등 대기 중인 프로젝트가 다수다.

그러나 화성국제테마파크 건립이 본격화되는 내년부터는 기존 투자 규모에 대해 허리띠 졸라매기에 들어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마트는 최근 신세계조선호텔에 더 이상의 투자금 수혈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밝히기도 했다.

화성 프로젝트를 위한 외부 투자자 유치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다만 코로나19로 경영 환경이 좋지 않고 업계에선 다수 기업들이 화성 프로젝트와 비슷한 부산 오시리아관광단지 조성 프로젝트에 이미 참여하고 있는만큼 투자 파트너 모집이 쉽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신세계프라퍼티 관계자는 "한국수자원공사 인허가 완료 후 사업계획을 구체화할 예정"이라며 "인허가가 나면 사업 파트너와 투자자 유치 등 여러가지 방법을 다각도로 고민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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