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아시아나항공 M&A]큰 고비 넘긴 빅딜…'불편한 동거' 본격화?이동걸 회장, '우호적' 의결권 행사 vs 조원태 경영활동 '감시'

유수진 기자공개 2020-12-03 08:58:52

이 기사는 2020년 12월 01일 15: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법원이 KCGI의 신주 발행금지 소송을 기각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커다란 고비를 넘겼다. 두 사람이 지난달 16일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합의하며 '한 배'를 탄 지 보름 만이다. 하지만 산업은행이 조 회장의 경영활동을 감시한다는 측면에서 향후 이들이 어떤 관계를 형성하게 될지 주목된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과 이 회장의 '불편한 동거'가 시작됐다는 해석을 내놓는다. 이 회장이 법원의 가처분 판단을 앞둔 상황에서 수 차례 '감독자'라는 입장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무조건 조 회장의 편을 들어주기 어려운 분위기가 조성됐다. 특히 추후 상황 변화에 따라 산업은행이 의결권 행사 방향을 달리 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1일 오후 KCGI가 한진칼을 상대로 제기한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이로서 한진칼은 기존 계획대로 산업은행을 상대로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할 수 있게 됐다. 유상증자 납입일은 2일이다.

이로써 '우군'이 시급했던 조원태 회장은 한숨 돌리게 됐다. KCGI 등 3자연합과 경영권 분쟁이 한창인 상황에서 산업은행을 사실상 '백기사'로 얻게 됐기 때문이다. 조 회장은 3자연합이 한진칼에 소집을 요구한 임시 주총이 불발되더라도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표 대결이 불가피하다.

현재 조 회장의 한진칼 지분율은 41.78% 가량이다. 예정대로 유상증자가 진행되면 신주 발행으로 지분율이 37.33%까지 떨어진다. 다만 산업은행의 지분(10.66%)을 합치면 47.99%로 42.89%(워런트 포함)인 3자연합을 큰 폭으로 앞서게 된다. 산업은행이 3대주주로서 경영권 분쟁 결과를 좌우할 수 있는 '캐스팅 보터'가 된 셈이다.

문제는 산업은행이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발표 직후부터 지속적으로 조 회장의 백기사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는 점이다. 이동걸 회장까지 전면에 나서 산업은행은 경영성과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는지 감시하는 감독자라고 수차례 강조했다. 의결권을 어느 한쪽에 행사하지 않겠다며 기준 미달시 조 회장 퇴진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근거로는 지난달 17일 한진그룹과 체결한 투자합의서를 들었다. 해당 합의서에는 양측간 계약이 항공산업 개편을 위한 목적이며 산업은행이 한진칼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지명권 등을 갖고 조 회장에 대한 경영평가를 실시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이 같은 발언은 법원으로부터 기각 판단을 받아내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됐다. 산업은행은 이번 딜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3자연합과 일반 국민여론의 반발이 이렇게까지 클 거라고는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다보니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해 조 회장과 거리를 두려는 듯한 발언을 많이 했다.

재계에서는 조 회장과 이 회장의 관계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예상한다. 산업은행이 KCGI 등 3자연합보다 상대적으로 낫지만 경영권 분쟁이 완전히 종결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되레 산업은행이 3대주주로 등장하면서 경영권 분쟁에 플레이어가 한명 더 늘어났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한진칼 지분을 쥐고 있으니 마음만 먹으면 한진그룹을 좌지우지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실상 경영권 분쟁에 출전 선수가 한명 더 늘어난 것으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