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04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0일.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 일몰까지 남은 시간이다. 7월 출범해 일몰까지 불과 한 달 남짓 남았지만 연장 여부는 아직도 안갯속이다. SPV 관계자는 “이달에 연장 여부가 발표될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다른 관계부처 역시 서로의 입만 바라보고 있다. 관계부처 간 의견조율에 애를 먹는 분위기도 감지된다.SPV는 공모채 시장에서 가장 핫한 이슈다. 채권시장안정펀드와 회사채 차환지원 프로그램을 합치고 보완해 효과적이라는 평가다. SPV가 수요예측이나 인수단에 참여하는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기업들도 공모채 발행을 검토할 때 SPV의 지원 여부를 우선순위에 놓는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SPV의 손을 잡고 공모채에 도전한 기업이 적지 않다. 대표적 사례가 두산그룹이다. ㈜두산과 두산인프라코어는 각각 두 차례씩 SPV의 전폭적 지원을 받아 공모채 조달에 나섰다. CJ CGV와 파라다이스도 그렇다. 신용도와 별개로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받아 공모채를 발행하기 어려운 처지였다. 이때 SPV가 미매각분을 인수하기로 약속하면서 공모채 발행을 결심할 수 있었다.
출범 초기만 해도 우량채를 주로 지원해 방향성을 잘못 잡았다는 비판도 받았다. 그러나 SPV의 진짜 위력은 9월 이후부터 나타났다. A급 이하 공모채 발행이 점차 늘었는데도 수요예측 경쟁률이 양호했던 것은 물론 회사채 스프레드가 소폭이나마 진정됐다.
이렇다보니 SPV가 내년 상반기까지 남아주길 바라는 목소리도 높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연말 기업어음 정기평정 기간에 신용도가 하향될 가능성이 높다”며 “공모채 시장의 대목으로 꼽히는 내년 초에도 시장이 얼어붙을까 걱정스럽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물론 기업들이 이제는 홀로서야 할 때가 왔다는 시선도 있다. 공모채 시장의 중심인 AA급 이상 우량채 투심이 회복된 데다 A급 이하 회사채 물량이 많지 않으니 더 이상 정부가 지원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SPV의 롤모델로 꼽히는 미국의 회사채매입기구도 올해 말 종료된다.
그러나 우량채부터 비우량채까지 회복기미를 보인 미국과 달리 국내 채권시장에서 A급 이하 회사채는 이제 절반 회복됐을 뿐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낙수효과가 덜한 데다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려 A등급 이하 회사채를 핀셋지원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모채 조달이 어려워진 발행사들은 입맛을 다시며 사모채나 장기CP로 발길을 돌렸다. 공모채 시장이 위기를 맞을 때마다 사모채 시장이 팽창했는데 올해도 마찬가지다. 연말 북클로징이란 말이 무색하게 문전성시다. 그만큼 시장의 투명성에도 먹구름이 꼈다.
정부정책은 때로 시행의지를 보이는 것만으로 시장에 안정감을 주기도 한다. 이번 SPV도 그렇다. 20조원 지원 목표에 이제 2조원을 쓴 SPV를 떠나보내기에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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