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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 공기업 조달 파트너로 '자리매김' [하우스 분석]대표주관 '압도적', 포트폴리오 효과도…틈새시장 공략효과

이지혜 기자공개 2020-12-11 11:02:26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0일 07: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이 공기업 조달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5년 동안 공기업이 발행한 공모 회사채의 대표주관을 도맡아 진행했다. 리그테이블 1위에 올라 있어 신인도가 높은 데다 성과도 좋은 편이다. KB증권과 호흡을 맞춘 공기업이 예외없이 오버부킹 결과를 냈다.

KB증권은 공기업 공모채 시장 주도권을 놓치지 않을 방침이다. 규모가 크지는 않다. 그러나 높은 진입장벽 덕분에 경쟁강도가 낮아 주도권을 유지할 수 있다.

포트폴리오 효과도 적지 않다. SRI채권(사회책임투자채권, ESG채권)의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특수한 사례가 내년에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KB증권에 긍정적일 수 있다.

◇5년 연속 공기업 공모채 사실상 ‘독식’

9일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이 2016년 이후 발행된 공기업 공모채를 대부분 대표주관한 것으로 집계됐다. 때때로 공동 대표주관을 맡을 때도 있었지만 KB증권이 거의 빠지지 않았다. 전체 14건의 딜 가운데 KB증권이 12건에 참여했다.

올해가 특히 그랬다. 한국서부발전의 공모채 딜 두 건과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 한국중부발전의 딜을 KB증권이 모두 석권했다. 한국서부발전 딜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과 공동 대표주관을 맡았지만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와 한국중부발전 딜은 KB증권이 단독으로 맡았다.

KB증권은 지난해에도 한국해양진흥공사가 세 번 공모채를 발행하는 동안 단 2건의 대표주관을 맡는 등 선전했는데 올해도 기세를 이어간 셈이다.

KB증권의 포트폴리오는 공기업 공모채 이상의 의미가 있다. 신생 공기업이 일괄신고제 요건을 맞출 수 있도록 가교를 놓았다. 한국해양진흥공사와 한국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는 각각 2018년 설립됐다. 이들은 공모채 발행 당시 아직 법개정이 이뤄지지 않아 증권신고서 면제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투자자 사이에서 인지도도 낮았다.

KB증권은 수요예측을 진행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IR을 진행했다. 신생 공기업인 만큼 투자자들에게 각 공기업의 사업과 수익구조 등을 이해시켰다. 비록 AAA로 초우량 신용도를 보유하고 있지만 인지도를 높여 수요예측 흥행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이는 향후 일괄신고제를 통해 투자자를 확보하는 데도 보탬이 된다.


◇SRI채권용 수요예측 증가?

눈에 띄는 점은 KB증권이 증권신고서 제출 면제 요건을 충족한 공기업의 수요예측까지 맡아 진행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공기업은 공모채를 발행할 때 수요예측을 진행할 필요가 없다.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119조에 따라 증권신고서 제출의무를 면제받는다. 한국은행, KDB산업은행, 한국전력공사 등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중부발전은 이런 요건을 충족시켰는데도 수요예측을 거쳐 공모채를 발행했다. SRI채권인 만큼 투명성을 높여 취지를 살리고 여러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일괄신고제로 채권을 발행할 경우 가격 왜곡 등 문제가 불거지는 사례가 있다.

KB증권은 한국수력원자력과 한국중부발전 SRI채권 발행 딜을 단독으로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버부킹을 기록한 것은 물론 20년물의 경우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조달금리가 형성됐다. 일괄신고제 못지 않게 낮은 가격에 승부를 봤다. 한국중부발전도 모집금액 1100억원에 2500억원의 주문을 받으며 오버부킹을 달성했다.

2021년 KB증권이 공기업 SRI채권 발행을 주관하는 데 힘이 될 수도 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한국판 뉴딜 정책이 본격화하면서 공기업이 사회적책임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SRI채권 발행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며 “수요예측을 통해 투자자 사이에서 홍보효과를 노리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리그테이블 1위 효과 ‘톡톡’, 시장지배력 강화?

KB증권은 일반 회사채부문에서 입지를 다진 덕분에 공기업의 공모채 조달 파트너로 활약할 수 있었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KB증권은 일반 회사채(SB)부문에서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위와 격차가 좁혀질 때도 있었지만 선두자리를 내어준 적은 없다. 올해도 1위를 달성할 가능성이 유력하다.

공기업 관계자는 “여러 증권사에게 입찰제안서(RFP)를 전달해 딜 참여 의사를 받는다”면서도 “리그테이블 1위라는 점과 그동안 주관한 딜에서 양호한 실적을 냈다는 점 등 때문에 KB증권을 기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KB증권에게 공기업 공모채 시장은 새로운 영역을 발굴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 회사채 시장에 대형 뉴이슈어가 등장하기를 기대하는 것은 어렵다”며 “이미 주요 기업들은 공모채 시장에서 자리를 잡아가고 있기 때문에 공기업의 공모채는 규모는 작아도 개척해야 할 시장으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더욱이 공기업들이 대부분 지방에 포진해 있는 데다 주요 증권사만 기용한다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영업 경쟁 강도가 낮다는 후문이다. KB증권으로서 포트폴리오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시장 지배력을 강화할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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