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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교 대전 석패 'IPO 투톱'…LG에너지솔루션 설욕전 NH증권·한국증권, '크래프톤·카뱅' 대표 놓쳐…초대형 상장 1건 남아

양정우 기자공개 2020-12-15 13:07:5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4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1·2차 판교 대전으로 불린 기업공개(IPO) 시장의 최대 각축전에서 국내 '투톱' 증권사가 대표주관사를 맡지 못했다.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상장 밸류가 수십조원에 달할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딜에서 주연 자리에 오르지 못했다.

아직 상장주관사를 정하지 않은 초대형 IPO는 이제 LG에너지솔루션 1곳만 남았다. 이달 1일 독립 법인으로 공식 출범한 터라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IB업계가 기대하고 있다. 판교 대전에서 잇따라 밀린 투톱은 선두 입지를 다시 굳히고자 설욕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1·2차 판교 대전, '미래대우·KB증권' 승전보

기업가치가 10조원을 훌쩍 넘는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가 상장주관사 선정을 일단락했다. 토종 증권사 가운데 최종 승자는 미래에셋대우와 KB증권이다. 크래프톤 IPO는 미래에셋대우가 단독으로 대표 주관을 꿰차는 데 성공했다. 카카오뱅크 IPO에선 KB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각각 국내와 외국계를 대표하는 주관사로 선정됐다.

유독 눈길을 끄는 건 대표 주관 명단에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빠진 점이다. 이들 초대형 IPO는 상장 밸류가 조 단위를 넘어 수십조원으로 거론되는 역대급 딜이다. 하지만 국내 IPO 시장을 좌지우지하는 두 증권사가 모두 대표 파트너가 되지 못했다.

카카오뱅크 딜의 경우 투톱 증권사의 속사정을 감안해야 한다. 한국투자증권은 그룹 계열(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한국투자금융지주)이 2대 주주로 자리잡아 아예 참전 자체가 불가능했다. NH투자증권도 이해상충 이슈에 발목을 잡혔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카카오뱅크의 라이벌인 케이뱅크와 파트너 관계를 맺고 있는 탓이다.

하지만 크래프톤 IPO는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입장에서 두고두고 석패가 아쉬울 수밖에 없다. 스타트업에서 국내 선두로 단번에 도약한 게임사여서 별도로 증권업계와 맺어온 비즈니스 관계가 없다. 오랜 역학 관계가 주관사 선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만큼 산업 전망과 사업 청사진, 에쿼티 스토리를 놓고 정면승부가 펼쳐진 딜이었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 IPO 시장의 선두권은 그간 대기업 빅딜을 손쉽게 거머쥐었다"며 "하지만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딜에서 뜻밖의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빅딜은 일회성 실적에 그치는 게 아니라 대표주관사의 트랙레코드까지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반기 IB업계에선 단연 이들 IPO의 주관사가 초미의 관심사였다. 두 기업 모두 본사가 판교에 위치해 있다. 증권사마다 IPO 본부장과 IB 수장은 물론 증권사 대표까지 영업에 '올인'하면서 제1차, 제2차 판교 대전으로 불렸다.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의 마지막 프레젠테이션 현장엔 국내외 증권사의 핵심 인사가 모두 판교로 집결했다.


◇칼 갈은 IPO 투톱, LG에너지솔루션 정조준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칼을 갈고 있는 건 마지막 남은 초대형 IPO LG에너지솔루션이다. LG화학이 분할을 발표하면서 국내 상장 검토를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상장 밸류와 공모 규모 측면에서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의 볼륨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가 기존 LG화학의 시가총액(45조원 안팎)에 육박할 것이라는 증권사 보고서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 IPO 시장에 새 획을 긋는 건 물론 코스피의 글로벌 평판을 끌어올릴 딜로 여겨진다.

그만큼 LG에너지솔루션 IPO를 거머쥐고자 국내외 증권사가 사활을 걸 채비를 하고 있다. 수조원의 공모를 소화해야 하는 만큼 상장 주관사단이 대규모로 조성될 여지가 크다. 그 가운데에서도 '대표 주관' 타이틀을 놓고 증권사 평판의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관측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LG그룹의 핵심 계열인 만큼 크래프톤, 카카오뱅크와 IPO 주관 경쟁의 결이 다르다. 아무래도 그룹 차원에서 몇몇 증권사와 오랜 기간 자본시장 업무에 호흡을 맞춰왔다. 향후 상장주관사를 뽑을 때는 IPO 역량뿐 아니라 기존 역학 구도까지 고려한 판단을 내릴 것이라는 데 무게가 실린다.

NH투자증권은 LG그룹과 신뢰를 다져온 증권사 중 하나다. 무엇보다 모태가 옛 LG투자증권이다. 2004년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된 후 '우리투자증권→NH투자증권'으로 간판이 바뀌었다. 10여 년이 훌쩍 지났지만 주요 인사끼리 여전히 각별한 네트워크를 고수하고 있다.

또 다른 IPO 명가인 한국투자증권도 총력전을 준비하고 있다. 내실없이 브랜드 인지도만 높은 IPO를 스스로 마다하며 IPO 하우스로서 '마이웨이'를 걷고 있다. 그간 안정 궤도에 오른 대기업 딜에서 강한 면모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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