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12월 15일 08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건설, 효성화학 같은 회사와 카카오 중에서 누가 더 환경 친화적 기업일까. 대다수는 카카오를 꼽을 듯하다. 포털사이트 및 메신저를 운영하는 정보통신(ICT)기업이 유해물질을 내놓을 게 뭐가 있겠는가. 이들이 만드는 인터넷 소프트웨어는 토목건축 및 화학제품처럼 오염물질을 배출할 일이 별로 없다.그러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보는 카카오는 얘기가 다르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매년 발표하는 ESG 평가에서 카카오는 환경등급 C를 받았다. 앞서 언급한 현대건설과 효성화학이 A+를 받은데 비하면 유독 낮은 점수다. 작년 평가결과도 비슷했다.
사회적 책임(A+)과 지배구조(A)에서 높은 수준을 인정받던 카카오가 환경에서는 왜 이리 취약한 것일까. ESG는 그 기업의 생산·유통과정에서 나오는 오염물질뿐 아니라 생애주기를 고려한 배출량을 감안해서 본다. 원료 및 중간재 제조공정, 에너지 소비 등 전 과정을 아우른다.
카카오 같은 ICT기업이 24시간 365일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데이터센터가 필수다. 수많은 컴퓨터 서버와 전선으로 가득 찬 건물로 '전기 먹는 하마'라 불릴 만큼 전력소모가 심한 시설이다. 쉼 없이 돌아가야 하는데다 기기의 열을 식히려면 냉방장치도 갖춰야하니 에너지 소비가 클 수밖에 없다.
카카오 서비스 사용량이 늘면 전력을 더 생산하는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화석연료 사용도 따라 증가한다. ICT기업들이 직접 탄소를 배출하지 않아도 환경적 책임이 있는 이유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업체들은 미국 알래스카나 캐나다 북부, 스웨덴 등 추운지역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해저 데이터센터를 실험 중이다. SK브로드밴드는 새만금 간척지에 태양광 발전을 활용하는 센터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네이버는 국내 대표 저온지역인 강원도 춘천에다 짓고 저전력 냉방시스템을 구축했다. 또 2040년까지 배출되는 탄소량보다 더 많이 감축하겠다는 '카본 네거티브' 목표를 세웠다.
이에 반해 카카오는 한발 늦다. 경기도 안산시에 2023년 준공을 목표로 친환경 데이터센터 건립계획을 올해 시작했다. 이제 발을 내딘 단계라 환경친화 경영으로 부르기엔 아직 거리가 먼 상황이다. 작년 말 13조원이던 시가총액이 33조원에 달할 정도로 커진 덩치에 맞게 보다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움직임이 필요한 시기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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