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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스튜디오 대규모 자본유치, 득일까 독일까 높은 기업가치…인수금융·QIPO 등 부담 지적도

최익환 기자공개 2020-12-18 08:31:48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6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전지분투자(프리IPO)로 기업가치 1조6000억원(포스트 밸류 기준)을 인정받은 JTBC스튜디오는 재무적투자자와 행복한 결말을 맞을 수 있을까.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이번 투자유치에 적용된 밸류에이션이 다소 높다는 의견도 있다. 거래구조 상 재무적투자자(FI)와 JTBC스튜디오 모두가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16일 IB업계에 따르면 JTBC스튜디오는 조만간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이하 프랙시스캐피탈)에 소수지분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우협) 선정을 통지할 것으로 전해졌다. 프랙시스캐피탈은 JTBC스튜디오의 현재 기업가치(EV)를 약 1조3000억원(프리 밸류) 수준으로 평가해 경쟁 원매자들을 제쳤다.

프랙시스캐피탈은 JTBC스튜디오에 3000억원을 투자해 지분율 20%에 해당하는 신주를 취득하게 된다. 이에 더해 홍정도 중앙일보·JTBC 사장과 홍정인 JTBC스튜디오 본부장이 보유한 JTBC스튜디오 구주 일부를 함께 인수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구주 일부까지 인수할 경우 프랙시스캐피탈이 확보하는 지분율은 총 20% 중반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이번 프랙시스캐피탈의 JTBC스튜디오 투자 구조와 조건 등에 대해서는 출자기관 등을 중심으로 의문이 제기되기도 한다. 특히 퀄리파이드IPO(QIPO) 조항을 적용하면서 높게 책정된 기업가치에 상응하는 부담을 안게 됐기 때문이다.

◇인수금융 차입, 텀론+RCF 구조 유력시

프랙시스캐피탈은 현재 신한금융투자로부터 최대 1800억원에 달하는 인수금융 투자확약(LOC)를 발급받은 상태다. 해당 한도 중 약 1000억원이 집행된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부담해야 하는 이자만 한해 수십억원에 이른다. 원리금을 동시에 상환하는 구조로 인수금융 차입이 이뤄질 경우 FI는 배당으로 일부를 회수해 이를 갚아야 한다.

그러나 JTBC스튜디오의 경우 연간 이익잉여금은 80억원 수준에 그치는데다, 프랙시스캐피탈의 확보 지분율을 고려하면 원리금이나 이자비용을 해마다 회수하기는 어려워보인다. 때문에 인수자금 용도의 대출인 텀론(Term Loan)에 더해 수수료 및 비용 목적의 RCF(Revolving Credit Facillity)가 병행되는 구조가 될 것으로 점쳐진다.

IB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배당을 한 적이 없고 한 해 적립되는 이익잉여금의 규모를 고려해도 배당을 단행하기에 다소 빠듯해보인다”라며 “3년을 인수금융에 대한 이자부담은 100억원대로 이를 엑시트 과정에서 부담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매도자 측은 딜 진행과정에서 인수금융을 사용할 경우 거래 참여를 제한하겠다는 의사를 원매자들에게 전달했다가 철회한 적이 있다. 배당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인지한 일부 원매자들은 투자금 전액을 에쿼티(Equity) 형태로 투입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하기도 했다. 다만 매도자 측은 기업가치에 좀 더 집중해 우선협상자 선정을 진행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가치 비교적 높아…IPO 부담 키워 '양날의 검'

투자를 받는 JTBC스튜디오의 부담 역시 만만찮을 전망이다. FI의 투자로 기업가치가 예상보다 높게 올라간 만큼, 향후 IPO에 대한 부담이 커질 여지가 높기 때문이다. 이번 투자유치에는 QIPO 조항이 있다고 알려진 가운데, 앞으로 프랙시스캐피탈에 돌려줘야 하는 금액도 자연스레 올라간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프랙시스캐피탈이 두 자릿수의 내부수익률(IRR)을 맞추려면 최소 2조원대 중반 이상의 가치에 상장이 이뤄져야한다는 계산을 내놓고 있다. 이는 앞서 상정된 스튜디오드래곤의 현 시가총액인 2조5000억원에 버금가는 수치다. JTBC스튜디오의 현재 기업가치와 제작 포트폴리오를 고려하면 쉽게 달성하긴 힘든 과제라는 시각이 많다.

때문에 회사 내부적으로도 이번 투자유치 과정에서 지나치게 높은 EV가 적용되는 것에 대해 경계하는 분위기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경영진의 강력한 의지에 힘입어 프랙시스캐피탈이 제시한 조건이 수용됐다고 알려졌다. 앞서 JTBC스튜디오와 같은 계열인 메가박스는 상장이 지연되며, FI들에게 1112억원을 주고 19.5%의 지분을 되사온 사례도 있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당초 회사가 목표했던 투자유치 후 기준 EV 1조원은 IPO까지 회사가 성장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해 산정된 것”이라며 “투자유치 과정에서 경쟁으로 인해 밸류에이션이 지나치게 오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회사 내부 의견도 나왔었다”고 말했다.

◇오너 구주 거래포함 여부 관심…매력도 하락 우려도

업계에선 이번 거래에 홍정도 중앙일보·JTBC 사장과 홍정인 JTBC스튜디오 본부장이 보유한 JTBC스튜디오 구주가 포함될 지 여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현재 프랙시스캐피탈은 이들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가져오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개인 주주들의 엑시트가 동시에 이뤄질 경우 오너십의 약화로 투자 매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투자유치 초반에는 매도자가 해당 구주를 거래대상에 포함할 의사가 없었지만, 본입찰 이후 높아진 밸류에이션을 확인한 매도자 측은 이들의 구주 일부를 함께 가져갈 수 있는지 여부를 프로그레시브 딜 과정에서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원매자들의 경우 JTBC스튜디오의 주된 고객인 JTBC가 보유한 9.2%의 지분 중 일부를 인수하겠다는 방안을 내놨다고 알려졌다. 이들 원매자는 JTBC가 지분 매각대금을 활용해 JTBC스튜디오의 콘텐츠를 구매하는 규모를 보다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에서 이 같은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인다.

IB업계 관계자는 “최근 JTBC가 JTBC스튜디오로부터 구매하는 콘텐츠의 총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기 위해 일부 원매자가 JTBC가 보유한 구주를 함께 사오려 했다”며 “반면 매도자 측은 오너 일가 측 구주의 매각을 원해 양측의 입장차가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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