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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현 삼성SDI 대표가 '60세룰' 비켜간 이유 thebell note

김슬기 기자공개 2020-12-18 10:44:45

이 기사는 2020년 12월 17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년 삼성을 이끌어갈 사장단·임원 인사가 일단락됐다. 인사는 새롭게 오는 사람과 떠나는 사람을 주목하기 마련이다. 남아있는 사람에 대해서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영현 삼성SDI 대표의 경우 남아있는 것에 더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그는 올해 전자 계열사 대표 중 '60세룰'을 비켜간 몇 안 되는 인물이다.

삼성은 그간 60세 이상 임원은 2선으로 후퇴한다는 인사 철학을 유지해왔다. 이에 따라 올해 초 이윤태 삼성전기 대표가 퇴진했고 이달에는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대표, 홍원표 삼성SDS 대표 역시 물러났다. 물론 엄격하게 60세룰을 적용하는 것은 아니다. 통상 세대교체를 위해 퇴진시키지만 대체 불가능한 인물이라면 예외를 둔다.

이번 인사를 보며 전 대표의 유임이 '그럴 만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해 삼성SDI는 눈부신 성과를 냈다. 몇 년간 투자해 온 전기차 배터리 손익분기점(BEP) 달성이 확실시 되고 있다. 또 사업성장성에 힘입어 올해에만 기업가치(EV)가 40조원까지 올라왔다. 전 대표 취임 당시만해도 EV는 6조원대였고 지난해말 기준 18조원대였다.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역시 국내 업체 중 가장 앞선다는 평을 받고 있다.

물론 대표 한 명의 역량으로 회사가 잘 될 수는 없다. 하지만 제대로 된 방향을 제시하는 인물은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삼성전자 내에서 반도체 성공신화를 써내려갔던 그가 삼성SDI로 온 건 우연이 아니었다.

그는 LG반도체 출신으로 2000년 현대전자(현 Sk하이닉스) 합병 당시 삼성전자로 왔다. D램 설계실장·개발실장, 플래시개발실장, 메모리 전략마케팅팀장, 메모리사업부장 등 주요 요직을 거쳤고 2017년 3월 갤럭시노트7 발화와 2년 연속 영업적자 등을 수습하기 위해 삼성SDI로 왔다.

함께 일해본 이들은 그를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다수가 서글서글한 인상과 어울리는 호탕한 성품을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직책을 막론하고 격의없이 대화하지만 꼼꼼하고 확실한 일처리로 실무자들을 당황시키기도 한다는 후문이다.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완벽주의 성향도 변화 DNA를 심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그의 반도체 노하우가 삼성SDI 공정에 적용되면서 빠른 속도로 체력을 회복했다. 결과적으로 삼성SDI는 2017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고 2019년에는 매출 10조원을 달성했다. 올해에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에도 전년대비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과거 디스플레이 세계 제패의 영광을 넘어 첨단소재와 에너지 기업의 정상에 설 것"이라고 다짐했다. 공고한 소형전지 1위 업체인 삼성SDI는 아직 중대형전지에서는 후발주자로 분류된다. 하지만 성장여력은 충분하다. 내년에도 삼성SDI의 살림살이를 책임질 전 대표의 성장신화가 어디까지 쓰여질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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