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블씨엔씨, 제아H&B '절반 가격'에 인수 종결 손해배상액 반영, 총 인수가 '920억→477억'…아픈 손가락 전락에 따른 책임
김선호 기자공개 2020-12-23 09:00:53
이 기사는 2020년 12월 21일 13: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장품 업체 에이블씨엔씨가 최근 제아H&B를 예상가 대비 절반 가격으로 인수를 끝마쳤다. 제아H&B의 최대주주였던 김헌석 대표로부터 받은 손해배상액을 주식 매매대금에 반영하면서다.제아H&B는 지난해 초 에이블씨엔씨가 인수한 화장품 판매기업이다. 인수 당시 지분 48%를 선취득 한 뒤 잔여지분은 순차적으로 인수하는 방식으로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2월 1차 거래에서 7만2000주를 552억원에 매입했고 이달 18일 2차로 4만8000주를 1억5504만원에 인수했다. 김 대표가 보유했던 12만주를 인수하는 데 총 투입된 금액은 총 554억원 가량이다.
그러나 김 대표로부터 받은 손해배상액을 주식 매매대금에 반영하면서 실질 총 인수가는 477억원으로 낮아졌다. 이는 1차 거래에 투입된 규모보다도 더 축소된 금액이다.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기대만큼 실적이 나오지 않아 기업가치가 낮아졌고, 이에 대한 책임을 김 대표에게 물었다.
지난해 에이블씨엔씨가 제아H&B를 인수하기로 할 당시 동종유형인 지엠홀딩스도 함께 인수했다. 제아H&B는 연 매출은 354억원에 달했고 지엠홀딩스는 90억원 안팎에 그쳤다. 때문에 에이블씨엔씨는 매출 규모가 더 큰 제아H&B의 몸 값을 지엠홀딩스보다 더 높게 책정했다. 1차 거래 당시 주당 양수금액 기준 총 발행주식에 대해 지엠홀딩스는 650억원, 제아H&B는 1150억원의 가치를 지니고 있었다.
이를 한 번에 모두 인수할 시 재무적인 부담이 뒤따르는 만큼 에이블씨엔씨는 지엠홀딩스와 제아H&B의 지분을 2차로 나눠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1차는 1주당 가격을 책정해 고정 금액으로 지급하지만 2차에서는 실적(평균 성장률)을 반영해 재책정하기로 했다.
제아H&B로서도 에이블씨엔씨가 보유한 유통채널과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매출을 더욱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자신했다. 김 대표 또한 이러한 사업 전략을 통해 제아H&B의 몸 값을 더욱 상승시켜 성공적인 엑시트를 이뤄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지난해 매출 목표인 550억원을 달성하지 못한 데 이어 올해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받으면서 실적이 더욱 악화됐다. 올해 3분기 제아H&B 매출은 12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2.3% 감소, 당기순이익은 마이너스(-) 6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적자전환했다.
이는 지난해 초 같은 시기에 인수한 지엠홀딩스와의 실적과도 대조적이다. 지엠홀딩스는 코로나19로 인한 타격을 받으면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제아H&B와 달리 매출은 오히려 증가하는 성적표를 냈다.
제아H&B의 사업을 진두지휘한 김 대표에게 더 큰 책임이 뒤따르게 된 이유로 풀이된다. 최근 인수가 종결되기 이전까지 사업을 진두지휘했던 정형록 전 지엠홀딩스 대표에게는 잔여 지분의 주당 가격을 10원으로 책정했다. 제아H&B에게는 손해배상청구까지 진행했다.
먼저 에이블씨엔씨는 지엠홀딩스와 같이 김 대표가 보유한 제아H&B 잔여 지분 가격을 뚝 떨어트린 주당 3230원으로 책정했다. 1차 거래 시 1주당 매매대금(76만6666.67원)에 비하면 2년 만에 제아H&B의 기업가치가 99.56% 하락한 수치다.
또한 김 대표에게 손해배상액 76억5504만원을 청구하고 이를 매매대금에서 조정하기로 합의했다. 인수에 따른 대금을 지불해야 될 에이블씨엔씨가 오히려 매도자에게 일부 금액을 반환 받으면서 제아H&B의 최종 인수가는 예상가 대비 절반 가량 줄었다.
결과적으로 에이블씨엔씨는 김 대표의 제아H&B 총 보유 주식 12만주 인수로 477억원을 지급했다. 거래 계약 시 예상가가 920억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보다 48.2% 감소한 규모로 제아H&B의 인수를 종결했다.
에이블씨엔씨 관계자는 “영업환경이 급격히 악화됨에 따라 제아H&B의 최종 인수가가 예상 대비 낮아졌다”며 “이로 인해 1차 지급된 대금을 반환받아야 했고 이를 위해 손해배상이라는 방법을 활용했을 뿐이다”라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한미 오너가 분쟁]새 경영진 임종윤·종훈 형제의 일성 "네버 어게인"
- JB금융, 얼라인에 판정승…이사회 2석만 내주며 선방
- [Company Watch]'TGV 첫 양산' 필옵틱스, 글라스 패키지 시장 선점
- 폴라리스오피스, 한국 AI PC 얼라이언스 참여
- 이에이트, 생성형 AI 접목 '스마트 팩토리 솔루션' 공개
- 일반석서 주총 관람한 한채양 이마트 대표, ‘책임경영’ 의지 피력
- AI매틱스-한국교통안전공단, AI 기반 버스 사고 예방 MOU
- [한미 오너가 분쟁]'임종윤·종훈' 형제의 승리, OCI-한미 통합 결렬
- 휴온스 이사회 입성한 오너3세, 경영 참여는 'NO'
- 필옵틱스, 업계 첫 TGV 양산 장비 공급
김선호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황득수 CJ ENM CFO "자산유동화로 실탄 마련 총력"
- hy, 저당 유산균 음료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 [캐시플로 모니터]콜마비앤에이치, 영업·재무 기반 홀딩스로부터 '사옥 매입'
- 이부진 호텔신라 대표 "시장변화에 적극 대응, 수익성 초점"
- 우종웅 모두투어 회장의 눈높이 "시장회복 아직 멀었다"
- 롯데칠성음료, 서초동 부지개발 "매니징으로 수익 극대화"
- 현대리바트, 조직통합 속 'I&SD 승격' 적자출구 모색
- 대상, '기업 안에 기업' CIC로 '오픈마켓' 도전장
- 지주사 CJ, 김홍기 대표 '경영진단실' 직접 맡는다
- [현대백화점 지주사 전환 1년]기로에 선 '현대홈쇼핑과 아이들', 지분 향방 안갯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