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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의 '이기는 기업' 되는 법 [thebell note]

고진영 기자공개 2021-01-07 08:19:35

이 기사는 2021년 01월 06일 07: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디즈니가 근 30년만에 코미디 호러영화 ‘호커스 포커스’ 속편을 내놓는다고 한다. 지금이야 할로윈이면 어김없이 틀어주는 미국의 고전이지만 개봉 당시에는 그런 망작이 없었다. 세월이 흐르면서 ‘컬트 클래식’으로 변신하긴 했으나 뒤늦은 인정이라기보다는 추억이 불러온 애정에 가깝다.

호커스 포커스는 배우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고사한 작품이기도 하다. 당시 오디션을 보는 족족 떨어지다가 겨우 운이 트이기 시작했던 그는 디즈니표 흥행 보증과 거금의 출연료 제안에도 끝내 거절했다. 제작비가 절반도 안되는 ‘길버트 그레이프’의 오디션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영화는 디카프리오에게 첫 번째 오스카 노미네이션을 안겼다.

위상이 달라진 그가 오디션에서 패배를 모르게 된 시작점이다. “무슨 배짱이었는지 몰라도 내가 가장 잘한 결정 중 하나예요.” 기회를 잘 알아보고 잡는 것도 운만큼 중요하다며 디카프리오는 한 인터뷰에서 털어놨다.

안전해 보이는 길을 등졌다는 점에서 5년 전 중견 건설사 한양의 대담한 결단을 떠오르게 한다. 한양은 일찍부터 에너지사업에 관심이 많았다. 원래 개발사업을 많이 하다 보니 발전소 부지 조성 등에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2015년경부터는 본격적으로 인력을 영입해 사업을 추진하기 시작했는데 마침 적당한 기회가 찾아왔다. 가지고 있던 해남 부지가 일조량이 좋은 데다 면적이 커 대단지 태양광 사업에 적합하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런데 사업을 제안했더니 해남군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난색부터 표했다. 규모가 너무 큰 데다 관련한 행정, 인허가 절차 등이 전혀 표준화 돼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포기할 만도 했지만 에너지 디벨로퍼로 크겠다는 야심을 굽히지 않았다. 필요한 절차들을 하나하나 만들어간 끝에 결국 지난해 솔라시도 발전소의 준공까지 마쳤다. 태양광발전으로는 국내 최대 용량이고 ESS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최근에는 2조5000억원 규모의 세종 스마트시티 사업에서 한양이 참여한 컨소시엄이 현대차-현대건설 컨소시엄을 이기고 승리를 가져갔다. 솔라시도 부지를 스마트시티로 개발한 실적이 적잖이 보탬이 됐다.

실제로 선도 사업자는 부담하는 리스크가 큰 만큼 사업이 안착되면 차기사업을 가져가기 유리해진다. 이미 어떤 문제가 있는지 경험하면서 쌓은 노하우가 있기 때문이다. 올해 지자체별 스마트시티 사업이 줄줄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양이 오디션의 주도권을 선점한 것과 다름없다.

앞으로도 한양의 결단력만큼 그 열매 역시 디카프리오와 비슷하길 바란다. 지난해 '조커'로 각종 상을 쓸어간 와킨 피닉스는 미국배우조합상 남우주연상을 받으면서 디카프리오를 가장 먼저 언급했다. "예전에 오디션을 보면 항상 똑같은 3명이서 최종까지 갔는데 우리는 매번 같은 애한테 졌다고요. 바로 디카프리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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