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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bell interview]대형 소송 승리 이끈 피터앤킴, 홀로서기 후 비상 예고개소 1년 큰 성과…김갑유 변호사 "외형 확장 지속"

한희연 기자/ 김선영 기자공개 2021-01-12 09:44:56

이 기사는 2021년 01월 11일 11: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생 로펌 피터앤킴(Peter&Kim)이 개소 후 1년만에 강렬한 첫 인상을 남겼다. 호텔 인수 계약을 둘러싼 안방보험과의 싸움에서 미래에셋그룹을 도와 소송을 승리로 이끌었다.

피터엔킴은 국내 첫 중재전문 로펌으로, 법무법인 태평양에서 20여년 넘게 중재분야에서 활약한 김갑유 변호사(사진)가 만들었다. 대형로펌을 박차고 나와 자신만의 전문분야를 중심으로 새로운 컨셉의 신생 로펌을 세운 스타변호사는 독립시 세웠던 계획을 차근차근 이뤄가며 호시우행 하고 있다.


인터뷰를 위해 삼성동 트레이드타워 38층 피터앤킴의 회의실에 들어서자 넓은 공간과 모니터와 마이크 등 최신설비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지난 1년간 코로나19의 여파로 국경간 이동에 제약이 따랐을 때 다수의 국재 중재사건을 무리없이 진행할 수 있게 해 준 '미니 법정'이다.

1년 전 개소 당시 피터앤킴은 17층만을 사용하고 있었다. 지난해 초 38층까지 공간을 확장하며 회의실을 큼직하게 만들었다. 지난 1년간 '미니 법정'은 예상외로 상당히 북적였다. 피터앤킴의 연착륙을 이끈 대표적 사례인 미래에셋과 안방보험의 소송건도 처음부터 끝까지 이 회의실에서 진행됐다. 미래에셋 건은 피터앤킴에겐 운명같은 사건이다. 수임 일화부터 드라마틱했다.

김 변호사가 작년 5월초 닷새 간의 황금 연휴를 만끽하고 있을 때였다. 피터앤킴 사무실의 대표번호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연휴 기간이었으나 때 마침 일이 있어 사무실에 들른 김다예 변호사가 우연히 이 전화를 받았다. 미래에셋그룹의 의뢰 전화였다.

이 사건은 안방보험이 지난해 5월3일 미래에셋그룹의 15개 호텔 인수건과 관련해 계약 해지를 통보하며 시작됐다. 미래에셋그룹은 즉시 대응책 마련을 위해 국제 중재건이 가능한 로펌을 리스트업해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당시 미래에셋그룹의 대응 프로세스는 상당히 긴박하게 돌아갔는데 첫 번째로 접촉했던 피터앤킴의 수임이 힘들다면 바로 다음 로펌으로 순번이 돌아갈 상황이었다.

지방에 있던 김 변호사는 연락을 받자마자 바로 미래에셋그룹과의 첫 회의 준비에 돌입했다. 그는 고객과의 회의를 위해서는 언제나 철두철미하게 준비하고 임한다는 철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 철칙은 사건 수임 전 잠재 고객을 만날 때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미래에셋그룹은 그가 처음으로 맡게 된 고객이었다.

오전에 연락을 받고 그날 저녁 8시에 이뤄진 첫 대면 회의에서 피터앤킴이 할 수 있는 부분과 앞으로 계획 등을 설명했다. 준비된 모습에 신뢰를 갖게된 미래에셋그룹은 바로 그 자리에서 피터앤킴에 송무를 맡겼고, 그날 밤 11시 화상회의를 시작으로 바로 사건 해결에 착수했다.

결과적으론 계약금 전액과 변호사 선임 비용 등 인수작업에 따른 부대비용까지 보상받으며 압승을 거둔 사건이었지만 처음부터 분위기가 미래에셋그룹에 우호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 분위기를 전환의 키는 결정적인 팩트찾기였다고 김 변호사는 설명한다.

피터앤킴은 사건 수임 후 딜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되짚어 봤다. 이 과정에서 M&A대상 호텔의 권원보험이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점을 발견했다. 미국에는 부동산 등기제도가 없어 매매시 보험으로 권리를 보장받는다. 안방보험 호텔의 경우 보험회사에서 보험발급을 거절했다. 이것만으로도 문제가 있는 매물이라는 의미인데 매각측은 이를 미래에셋그룹에 제대로 공지하지 않았던 것이다. 피터앤킴은 이 부분을 집중적으로 어필해 나갔다.

특히 안방 측을 대리하던 깁슨던(Gibson Dunn)은 이번 중재건 뿐 아니라 이전 매매계약 체결때도 자문을 제공했기 때문에 법원은 대리인이 이 문제를 알고도 은폐했다고 판단했다. 이 밖에 매각 대상 매물을 제대로 유지하지 않았던 점도 찾아냈다. 안방보험은 딜이 진행되고 있는 과정에서 협상대상자인 미래에셋과의 협의없이 호텔 2개의 문을 임의로 닫아버렸다. 매수를 검토하는 입장에선 매매를 다시 생각해 봐야 하는 중대한 이슈가 생긴 셈이다. 결국 법원은 미래에셋그룹의 손을 들어줬다.

피터앤킴의 '미니법정'은 해외와의 중재사건 진행에 있어 관련인이 모두 참석해 화상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국내 몇 안되는 공간으로 미래에셋 건 뿐 아니라 다양한 사건에서도 애용되고 있다. 실제로 론스타 사건 등 각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다수 참석해야 하는 국가간 중재사건에서도 올해 이 공간이 다수 활용되며 호평을 얻기도 했다.


1년전 김 변호사가 대형 로펌을 박차고 나왔을 때 업계에서는 신생로펌의 미래에 호기심 어린 눈빛을 보냈다. '중재'에만 특화된 로펌이 국내에는 없었기 때문에 성장을 확신하긴 미지수였다. 대형로펌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한 분야에서 승부한다는 것은 사실상 새로운 도전이었다.

하지만 1년새 피터앤킴은 내용면으로나 외형으로나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여줬다. 중재시장은 법인의 유명세보다는 개별 변호사의 역량에 따라 사건이 수임되는 특성이 강한데, 경쟁력 있는 인력구성으로 이를 어필한 점이 주효했다.

수임 사건 건의 증가 등에 따라 외형 확장도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1년전 6명이던 서울오피스의 변호사는 2020년말 기준 13명으로 늘었다. 올해 들어서는 태평양에서 동고동락을 같이했던 방준필 변호사를 영입했다. 방 변호사 외에도 신연수 변호사와 사미르 타쿠르 변호사도 이달 중 영입, 서울오피스의 인력 구성은 더욱 탄탄해지게 됐다.

개소할 때부터 있었던 제네바와 시드니 오피스에 더해 지난해 2월에는 싱가포르에도 오피스를 열고 3명의 전문 변호사를 영입했다. 이중 한국인은 법무법인 세종 출신의 이승민 변호사와, 태평양 출신의 이세아 변호사 등 2명이다. 싱가포르 오피스는 향후 피터앤킴의 아시아 지역 주요 거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밖에 제네바 외 유럽 지역 거점도 늘려나갈 계획이다.

김 변호사는 법조계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줄 수 있는 게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당장 같은 회사 후배 뿐 아니라 주니어 변호사, 로스쿨 학생들까지도 확장된 고민이다.

후배들을 만날 때마다 안타까울 때는 '경쟁'이라는 프레임에만 갇혀 더 중요한 것을 놓치고 있는 경우를 볼 때다. 그는 변호사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최소한 그 과정이 즐거워야 한다고 여긴다. 또 로펌에서는 개별 변호사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팀워크도 상당히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멘토링이나 코칭 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활용해 다음 세대를 위한 활동에도 힘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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