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모니터/NHN]다양한 이력 구성 노력…의학 박사도 영입③서울대 출신 선호 현상 뚜렷…IT·법무·재무 이력 이사 영입
서하나 기자공개 2021-02-03 07:11:17
[편집자주]
기업을 움직이는 힘은 무엇인가. 과거 대기업은 개인역량에 의존했다. 총수의 의사결정에 명운이 갈렸다. 오너와 그 직속 조직이 효율성 위주의 성장을 추구했다. 효율성만큼 투명성을 중시하는 시대로 접어들면서 시스템 경영이 대세로 떠올랐다. 정당성을 부여받고 감시와 견제 기능을 담보할 수 있는 이사회 중심 경영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다. 이사회에 대한 분석과 모니터링은 기업과 자본시장을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척도다. 더벨은 기업의 이사회 변천사와 시스템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바람직한 거버넌스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21년 02월 01일 11: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은 연혁만큼이나 이사회의 역사도 짧다. 사외이사 구성 면에선 다양한 이력의 멤버를 영입하려한 노력이 눈에 띈다.일반적으로 기업들은 재무·법률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걸 선호한다. 간혹 언론이나 특이 이력 임원들이 선임되고 있다. IT 기업들은 IT 업계 출신 사외이사를 교차선임하는 경우가 많다. NHN도 이같은 경향을 따르지만 의학박사 출신 사외이사를 비교적 장기간 선임하는 등 다양성을 추구한 경향이 눈에 띈다. 다만 사외이사 면면에서 서울대 출신 선호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2013년 8월 네이버에서 게임부문이 인적분할하면서 탄생한 NHN은 올해 설립 9년 차를 맞았다. 비교적 역사가 긴 국내 주요 대기업은 물론이고 네이버(1999년)와 카카오(2010년)에 비해서도 이사회의 연혁이 짧은 편이다.
NHN은 설립과 동시에 자산 규모 1조, 종속 회사만 25개를 거느린 '금수저'기도 했다. 초창기부터 이준호 NHN 의장과 이해진 네이버 당시 의장 겸 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 업계 굵직한 인물이 이사회를 이끌었다.
2014년 1월 이해진 GIO가 일신상의 이유로 이사회에서 사임하면서 NHN은 이은상 당시 대표이사, 안현식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재무 전문가 한정수 이사, IT 전문가 김휘강 이사와 이준영 이사 등이 NHN 사외이사로 합류했다.
이후 재무 전문가인 한정수 이사의 바통을 이동빈(2017년), 유완희(2019년) 이사가 넘겨받고, IT 전문가로 볼 수 있는 김휘강(2013~2015년) 이사의 뒤를 이석우(2016~2017년), 김상욱 이사(2018년~2019년)가 이으며 이사회의 다양성을 지켜갔다.
특이한 점은 설립부터 2017년 4월 강남규 이사가 사외이사로 선임되기 전까지 법률 전문가가 부재했단 사실이다. 빈자리를 채운 인물은 의학 전문가인 이준영 이사였다. 그는 서울대 의학과 학사와 동대학원 정신과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의학 전문가라는 독특한 이력에도 2013년부터 2017년 3월까지 약 4년간 NHN 이사회에 몸담았다.
의학 전문가가 제약사가 아닌 IT 기업 이사회에 무려 4년간 재직한 일은 이례적이다. 일반적인 IT 기업은 해당 분야 전문가와 함께, 재무·회계, 법률 분야 전문가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019년 2월 삼성전자가 서울대 의대 교수인 안규리 이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케이스도 특이 사례로 회자되기도 했다. 당시 삼성전자는 안 이사를 의학 분야가 아닌 사회공헌 분야 전문가라는 점에서 선임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의 케이스와 달리 이준영 이사는 경력으로 봐도 정통 코스를 밟은 의학 전문가에 가깝다. 그는 2016년 3월 사외이사에 재선임됐으나 2017년 3월 한성수 이사와 함께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했다. 1970년생인 그는 현재 서울대 의과대학 정신과학실 부교수로 재직 중이다.
이 이사는 2016년 4월 7일 열린 이사회에서 NHN의 티켓몬스터 투자 건에 유일하게 반대표를 행사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 안건은 2014년부터 2019년까지 NHN 이사회에 상정된 110개의 안건 중 유일하게 반대표가 행사된 안건이었다. 당시 그는 전환사채 투자 안건에 대해 전환사채 발행조건과 양사의 시너지에 대해 의견을 개진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이 안건은 한정수, 이석우 이사의 찬성과 김휘강 이사의 불참으로 최종 통과됐다.
NHN 이사회는 서울대와 카이스트 출신 선호 현상도 뚜렷했다. 8명의 사외이사 중 6명이 서울대를, 나머지 1명이 카이스트를 졸업했다. 2013년부터 2016년 재직한 한정수 이사가 유일한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생이다.
카이스트 산업경영학과를 졸업한 김휘강 이사를 제외하면 이준영(서울대 의학과), 이석우(서울대 동양사학과), 강남규(서울대 사법학과), 이동빈(서울대 경영학과), 김상욱(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유완희(서울대 국제경영학과) 이사가 모두 서울대를 졸업했다. 이들은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와 사회학과를 각각 졸업한 이준호 의장, 정우진 대표와도 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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