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트랜시스, 그룹 후광·성장성으로 '오버부킹' 달성 [Deal story]모집금액 대비 7배 주문 확보…전기차 시대 미래전략 강조
이지혜 기자공개 2021-01-29 15:23:58
이 기사는 2021년 01월 28일 13: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트랜시스(AA-/안정적)가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오버부킹을 달성했다. 모집금액의 7배수에 가까운 주문을 받았다. 3년물과 5년물 모두 개별민평금리보다 낮은 수준에 수요가 형성된 만큼 공모채를 증액 발행할 가능성도 높다.그룹 후광효과와 함께 성장성을 강조한 IR이 시너지를 낸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차그룹을 향한 투자자 신뢰가 견고한 데다 현대트랜시스의 그룹 내 위상도 높다보니 투자자들이 몰렸다. 더욱이 현대트랜시스는 그룹 매출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다른 브랜드로 영업을 확대하는 한편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며 성장성을 밝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수요예측 참여금액 8300억
현대트랜시스가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27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금액은 3년물 800억원, 5년물 400억원 등 1200억원이다. 현대트랜시스는 수요예측에서 모두 8300억원의 주문을 확보했다. 3년물에 4600억원, 5년물 3700억원 등이다.
모집금액 기준 금리도 개별민평금리보다 낮게 형성됐다. 3년물은 개별민평금리 대비 -9bp, 5년물은 -20bp다. 현대트랜시스는 공모희망금리밴드로 -20~+20bp를 제시했다. 이번 공모채 발행에 힘입어 향후 개별민평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트랜시스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투자심리가 나빴던 5월 공모채를 발행하면서 개별민평금리가 올랐다.
연기금을 포함해 주요 자산운용사, 중앙회 등이 대거 참여했다. 기업유동성지원기구(SPV)도 응찰했디. 그러나 개별민평금리보다 높은 금리로 참여하면서 물량을 받아갈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에 대한 관심이 많고 현대트랜시스가 실적이나 재무구조 등 여러 측면에서 시장의 기대에 부응해왔다”며 “그룹 매출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거래처를 다각화하고 있는 데다 전기차 시대에도 존재감이 커질 것으로 예상돼 투자자들이 우호적 반응을 보였다”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올해 상반기 코로나19 사태로 전방산업이 위축되면서 적자를 봤다. 그러나 3분기 이후 완성차 시장이 회복되면서 다시 흑자로 전환할 수 있었다. 재무지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현대트랜시스는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으로 부채비율이 139.4%, 차입금의존도 28.4%다. 올해 증설 투자를 진행하지만 실적이 개선되면서 재무안정성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그룹의존도 줄인다, 전기차로 눈 돌려
현대트랜시스가 투자자 신뢰를 받을 수 있었던 요인은 또 있다. 바로 성장성이다. 지금까지 현대트랜시스는 그룹에 내연기관차의 파워트레인 부품과 시트를 공급하며 확고한 존재감을 보였다. 그러나 전기차 시대에 적응 여부가 생존을 가를 화두로 떠오르면서 현대트랜시스도 투자자들에게 미래전략을 설명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IR에서 현대트랜시스가 전략적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해 그룹 매출의존도를 줄일 계획이라는 점을 강조했다”며 “전기차에 맞춰 신규 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투자자에게 알리면서 성장성에 대한 믿음을 이끌어내려 했다”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는 그룹 매출 비중이 전체의 90%에 이른다. 그러나 앞으로 다른 완성차 브랜드의 OEM 수주를 확대해 매출을 늘리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또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 전용 감속기를 연구개발하는 한편 전기차 전용 시트를 생산해 공급하고 있다.
더욱이 이번 공모채는 만기 도래 회사채를 차환하는 데 쓰인다. 2400억원으로 증액할 경우 증액분이 운영자금으로 쓰이긴 하지만 차입부담에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공모채는 코로나19 사태 등에 대비해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목적이었다면 올해는 부채비율, 재무구조를 관리한다는 목표 아래 공모채를 발행하는 것”이라며 “이 역시 투자심리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말했다.
현대트랜시스는 증액 여부를 결정한 뒤 공모채를 2월 3일 발행한다. 대표주관업무는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맡았다. 인수단으로 하나금융투자,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현대차증권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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